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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솔드 : 흩어진 조각들 ㅣ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3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Neal Shusterman의 'Unsouled'는 Unwind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전작 'Unwholly'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소설은 인간의 존재 가치와 선택에 대한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작품을 읽으며 느낀 것은 작가가 미래의 디스토피아만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도덕적 딜레마를 극대화하여 보여준다는 점이었다.
'Unsouled'는 비행기 무덤터 습격 사건 이후 400명의 언와인드들이 붙잡혀 해체당하고, 코너가 레브에 의해 구출되면서 시작된다. 두 사람은 오하이오로 향하여 소니아를 만나고, 그녀의 남편 잰슨 라인쉴드와 언와인딩의 기원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그들의 목적은 언와인딩을 막을 방법을 찾는 것이다. 한편 리사는 도주 중이며, 캠은 자신을 창조한 프로액티브 시티즌리와 대립하고 있다. 이야기는 여러 인물들의 시점을 통해 전개되며, 언와인딩 기술의 진실과 이를 둘러싼 음모가 점차 드러난다. 새로운 인물들인 그레이스와 아젠트 스키너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더욱 복잡해진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캠이라는 인물을 통해 제기되는 존재론적 질문이다. 여러 언와인드들의 부위로 만들어진 캠은 과연 하나의 인격체인가, 아니면 단순한 조립품에 불과한가? 작가는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스스로 판단하도록 한다. 캠의 존재는 우리에게 정체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의 정체성은 육체에서 나오는 것인가, 아니면 의식과 경험에서 나오는 것인가? 캠이 보여주는 감정과 의지는 진짜인가, 아니면 프로그래밍된 반응에 불과한가? 이런 질문들은 현대의 인공지능과 생명공학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코너의 캐릭터 발전은 이 작품의 또 다른 감동적인 요소다. 첫 번째 책에서 분노로 가득했던 소년이 이제는 보다 성숙하고 사려 깊은 청년으로 성장했다. 그의 변화는 갑작스럽지 않고 자연스럽다. 캠과의 관계에서도 즉흥적인 폭력 대신 내재된 긴장감과 경쟁 의식으로 표현되는 것이 인상적이다. 레브와 코너의 우정 또한 아름답게 그려진다. 두 사람의 관계는 동맹을 넘어서 진정한 형제애로 발전한다. 이들의 여정은 물리적인 이동만이 아니라 내적 성장의 과정이기도 하다. 특히 아파치 보호구역에서의 경험은 레브에게 새로운 소속감과 목적의식을 제공한다.
그레이스 스키너라는 인물을 통해 작가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그레이스는 생물학적 형제인 아젠트보다 코너와 더 깊은 유대감을 형성한다. 이는 가족이 혈연관계만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이해와 보살핌에서 나온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리사와 오드리의 관계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국가의 피보호자로 자란 리사에게 오드리는 모성적 보호자의 역할을 한다. 이런 관계들은 혈연을 넘어선 진정한 유대감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Unsouled'는 선악의 이분법적 구분을 거부한다. 스타키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의 행동은 분명히 문제가 있고 극단적이지만, 그 동기는 동료들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수용소 해방 장면은 2차 대전의 유대인 수용소 해방을 연상시키며, 역사적 맥락에서 그의 행동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작가는 이런 도덕적 복잡성을 통해 현실의 윤리적 딜레마를 탐구한다. 옳고 그름의 경계는 때로 모호하며, 선의로 시작된 행동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라인쉴드 부부의 과거 이야기는 과학기술이 인간성과 충돌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준다. 언와인딩 기술 자체는 중성적이지만, 그것이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따라 구원의 도구가 되기도 하고 파괴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잰슨이 언와인딩을 끝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려 했다는 사실은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인물들의 모습이다. 언와인딩이라는 시스템 자체가 절망적이지만,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저항한다. 이들의 저항은 때로 직접적이고 때로 간접적이지만, 공통점은 인간의 존엄성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니아의 경우가 특히 감동적이다. 자신이 언와인딩 기술 개발에 관여했다는 죄책감을 안고 살면서도, 그 죄를 갚기 위해 AWOL 언와인드들을 도와준다. 이는 과거의 잘못을 현재의 선행으로 보상하려는 인간의 의지를 보여준다.
Shusterman의 뛰어난 점 중 하나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적절한 유머를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헤이든의 캐릭터는 이런 균형감각을 잘 보여준다. 그의 유머는 절망적인 상황을 견디게 하는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그레이스와 코너의 경찰서 에피소드 같은 장면들은 긴장감 속에서도 웃음을 자아낸다. 이런 순간들은 독자로 하여금 등장인물들을 더 인간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Unsouled'는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작품을 읽으며 느낀 것은 작가가 미래의 기술적 가능성을 통해 현재 우리가 직면한 윤리적 문제들을 예리하게 조명한다는 점이다. 언와인딩이라는 설정은 극단적이지만, 그 안에 담긴 질문들은 현실적이다. 우리는 언제 한 인간의 생명을 다른 목적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가? 개인의 존재 가치를 누가 결정할 수 있는가?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성을 훼손할 위험은 없는가? 이 작품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과 선택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된다. 'Unsouled'는 절망적인 세상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인간의 의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리고 그 희망은 거대한 시스템의 변화가 아니라 개인의 작은 선택들에서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것이 바로 이 작품이 주는 가장 큰 감동이자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