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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일본어 - 글로벌 역량 UP
핫크리스탈(허수정) 지음 / PUB.365(삼육오) / 2025년 6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회사 복도에서 일본인 동료와 마주쳤을 때의 그 어색함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머릿속으로는 수백 번 연습했던 인사말이 목구멍 어딘가에서 맴돌기만 했다. '오하요 고자이마스'라는 간단한 말조차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순간, 나는 깨달았다. 언어는 용기의 문제라는 것을. 그날 밤 서재에서 일본어 교재들을 다시 펼쳐보며 생각했다. 지금까지 배운 것들이 정말 실제 상황에서 통할까? 문법은 완벽하게 외웠지만, 실제 대화에서는 왜 이렇게 막막할까? 그때 우연히 발견한 것이 이번에 공부한 실무진들의 생생한 경험담이 담긴 책인 <비즈니스 일본어>였다. 이론보다는 현장의 목소리, 교과서보다는 실제 상황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뉘앙스들이 담겨 있었다.
첫 번째 화상회의가 예정된 날, 나는 긴장으로 손바닥에 땀이 났다. 준비한 대본을 몇 번이나 읽어보았지만, 막상 화면 너머 일본인 파트너들의 얼굴을 보니 모든 것이 하얗게 변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들의 표정과 제스처, 말의 리듬을 유심히 관찰하다 보니 언어 이전에 전해지는 무언가가 있었다. 일본 비즈니스 문화에는 보이지 않는 규칙들이 있다. 언제 고개를 숙여야 하는지, 어떤 톤으로 말해야 상대방이 편안해 하는지, 침묵의 의미는 무엇인지. 이런 것들은 어떤 교과서에도 명확히 나와 있지 않았다. 하지만 저자가 전달해 준, 현장에서 쌓인 경험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학습 자료들은 달랐다. 실제 비즈니스 상황에서 벌어지는 48가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통해, 나는 점차 그들의 소통 방식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스미마센"을 연발하며 진행한 두 번째 미팅에서, 나는 큰 실수를 했다. 상대방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너무 직설적으로 말한 것이다. 한국어로는 정중한 표현이었지만, 일본어로는 다소 날카롭게 들렸나 보다. 회의 후 메일로 받은 피드백은 정중했지만, 그 안에 담긴 아쉬움을 느낄 수 있었다.그날 밤 나는 자책하며 다시 공부에 매달렸다. 문장을 외우는 것만이 아니라, 각 표현이 담고 있는 감정의 온도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저자가 소개해 주는 192개의 핵심 표현들을 반복 학습하면서, 같은 의미라도 상황에 따라 어떤 뉘앙스 차이가 있는지 체득하기 시작했다. 실수를 통해 배운 것들이 오히려 가장 깊이 각인되었다.
세 번째 프로젝트 미팅에서 드디어 작은 성공을 경험했다. 상대방이 제시한 복잡한 일정에 대해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지고, 우리 측의 상황도 적절히 설명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상대방이 웃으며 "일본어 정말 늘으셨네요"라고 말한 순간이었다. 그 한 마디에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이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그때 깨달았다. 완벽한 발음이나 문법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과 진심으로 소통하려는 마음이었다. 동영상 강의를 보며 원어민의 자연스러운 발음을 따라 하고, MP3 파일을 들으며 억양을 익히는 것도 중요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내 마음을 전달하려는 진정성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진정한 변화를 느꼈다. 일본어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면서도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물론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실수를 해도 자연스럽게 수정하고 넘어갈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패턴형 예문들을 반복 연습하며 체득한 표현들이 자연스럽게 입에서 나왔다.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일본 파트너사의 부장님과 개별 미팅을 했을 때였다. 복잡한 계약 조건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나는 처음으로 일본어로 논리적인 설득을 시도했다. 상대방이 고개를 끄덕이며 " 그런 관점도 있군요 " 라고 말했을 때, 나는 언어의 진정한 힘을 느꼈다.
책을 공부하면서, 나는 일본어 학습이 언어 습득을 넘어선 여행이었음을 깨닫는다.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새로운 사고방식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다른 문화의 감각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었다. 비즈니스 일본어를 통해 나는 더 세밀하게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는 법을 배웠고, 더 정중하고 신중하게 의사를 표현하는 방법을 익혔다. 연습문제를 풀어가며 단계적으로 실력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나는 인내심도 함께 기를 수 있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계속 시도하는 용기, 실수를 통해 배우는 겸손함, 그리고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 이 모든 것들이 언어 학습을 통해 얻은 소중한 자산이다.
지금도 나는 매일 아침 출근길에 일본어 뉴스를 듣고, 점심시간에는 비즈니스 일본어 표현들을 복습한다. 더 이상 부담스럽지 않다. 오히려 새로운 표현을 발견할 때마다 기쁘고, 일본인 동료들과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될 때마다 성취감을 느낀다. 언어 학습은 끝이 없는 여정이다. 하지만 그 여정 자체가 나를 성장시키고, 더 넓은 세상과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비즈니스 일본어를 통해 나는 소통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발견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완벽한 일본어 실력을 갖추게 되는 그날까지, 나는 매일 조금씩 더 나은 소통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