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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화가 되다
최종호 지음 / 메이킹북스 / 2025년 6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때의 그 설렘은 마치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문을 마주한 듯한 감정이었나 봅니다. 검은 표지에 하얀 글씨, 그리고 간결하게 뻗은 선 하나가 주는 미니멀한 인상은 마치 깊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스크린처럼 제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습니다. 평소 영화를 깊이 사랑하고, 그 안에서 느끼는 감동과 여운을 어떻게 하면 더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해왔던 저에게, 이 책은 마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듯한 해갈을 선사할 것이라는 예감에 휩싸였습니다. <영화, 명화가 되다> 책 제목과 같이영화,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탐색하고 저의 내면과 연결짓는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듯했습니다.
영화는 저에게 때로는 현실의 고단함을 잊게 해주는 안식처가 되어주었고, 때로는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는 창이 되어주었으며, 또 다른 때에는 깊은 사유와 성찰로 이끄는 안내자 역할을 했습니다. 책을 통해 저는 영화가 지닌 또 다른 얼굴, 즉 명화와의 유기적인 연결성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각 영화의 장 끝에 첨부된 한 폭의 명화는 영화의 메시지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고, 시각 예술이 가진 무한한 확장성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영화 감상에 대한 저의 시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리가 예술의 영역에서 얼마나 강력하게 작용하는지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책의 목차를 훑어보며 보지 못했던 영화도 많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그 영화 속에서 작가는 어떤 의미를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책은 영화와 명화를 연결짓는 작가님의 섬세한 시도에 신선함을 느꼈습니다. 좋아하는 명작 중 하나인, 프리드리히의 <창가의 여자>나 앙리 툴루즈 로트렉의<물랭루주에서 댄스>와 같은 명화들이 책 속에 삽입되어 있는 것을 보며, 영화와 그림이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의미를 창조해내는 과정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림을 통해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고, 영화를 통해 그림의 메시지를 곱씹는 경험은 저에게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이는 예술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영화와 명화가 결코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진화하는 유기적인 관계임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책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영화들을 '공감, '관계를 구분하다' '인간을 관찰하다' 등 다양한 테마로 엮어 명화의 관점에서 심도 깊게 해석합니다. 영화 속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 영화가 내포하는 사회적 메시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를 깊이 있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저의 어린 시절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어릴 적부터 상상력이 풍부하여 혼자 그림을 그리거나 이야기를 만들기를 좋아했고, 특히 영화를 보고 나면 그 여운이 너무 길어 밤새 잠 못 이루던 날들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개인적인 경험들이 책의 내용과 맞물려 더욱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최애 영화인 <시네마 천국>. 중학생 시절 처음 <시네마 천국>을 보았을 때는 토토와 알프레도 사이의 순수한 우정에 감동했고, 스무 살이 되어 다시 보았을 때는 아련한 첫사랑의 감정에 울컥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사회생활을 하며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 영화를 다시 본다면 또 어떤 감정으로 다가올지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이처럼 영화가 시간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은, 마치 명화가 보는 사람의 시점과 시대적 배경에 따라 새로운 의미를 가지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술 작품은 고정된 의미를 지닌 것이 아니라, 감상자의 삶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진화하는 살아있는 유기체임을 깨달았습니다.
책은 영화와 명화가 만나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는, 영화를 통해 우리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고, 인간 본연의 모습을 이야기하며, 예술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작가님의 섬세한 시선과 통찰력은 영화와 명화라는 두 가지 예술 형식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독자들에게 전에 없던 길이 있는 감상 경험을 선사합니다. 영화의 즐거리나 표면적인 의미에 집착하지 않고, 영화 속 인물들의 내면, 그들이 처한 사회적 맥락,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우리 삶에 던지는 질문들을 명화의 상징성과 연결하여 풀어냅니다.
영화를 보며 미쳐 깨닫지 못했던 깊은 의미들을 발견하도록 돕습니다. 영화와 그림이 서로에게 영갑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그 자체로 흥미로웠습니다. 책이 전하는 위로와 영감은 다양한 독자들에게 깊은 올림과 위로를 선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책을 읽고 나서 저는 다시 한번 저의 인생 영화들을 찾아보며 새로운 시선으로 감상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저에게 그랬던 것처럼, 다른 이들에게도 영화와 예술을 통해 삶의 깊이를 더하고, 새로운 영감을 얻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