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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아무것도
최제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6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 35도를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날 오후, 책을 읽고 나니 최제훈 작가님 책 완전 뽐뿌 오네요. ㅋㅋ 진짜 밤에 잠 안 올 때 그 묘한 감성, 딱 그거 아니겠어요? 밤은 괜히 우리 속마음 다 끄집어내는 재주가 있어요. 가볍게 생각했던 고민도 밤만 되면 막 거대한 돌개바람처럼 휘몰아쳐서 사람을 침대 위에서 뒹굴게 만들고••· 그 캄캄한 동굴이 사실은 내 마음속 어딘가였나 싶기도 하고.
최제훈 작가님 책이 이렇게 반전 매력 쩌는 내용이라니•• 첫 만남인데 그렇게 통수를 제대로 맞았습니다. 이건 진짜 제대로 된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책을 읽을 때, 보통 첫인상이 끝까지 가기 마련인데, 작가님이 아주 그냥 저의 뒤통수를 탁 치면서 어디 감히 나를 한 가지 색깔로만 판단해?" 하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아, 이분 감성 장인이네..." 하고 촉촉하게 읽다가 갑자기 "뭐지? 호러물이었나?" 하면서 등골 오싹해지고, 또 갑자기 "풋, 뭐야 이 병맛은? ㅋㅋㅋ" 하고 웃음 터집니다. 완전 롤러코스터 독서를 하는 느낌입니다. 책 한 권으로 이렇게 다양한 감정을 다 느끼게 해주는 책이라니, 진짜 대단한 소설 모음집입니다. 특히 '작가의 말'이 목차 때문에 중간에 툭 튀어나오는데, 진짜 대박 센스로 느껴졌습니다. 보통 작가의 말은 마지막에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하는 느낌인데, 갑자기 튀어나와서 "응? 벌써 끝인가? 아, 아니 네?" 하는 그 당황스러움과 유쾌함이 이 책의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목차를 가나다순으로 배치했다는 그 발상 자체가 이미 평범함을 거부하는 작가님의 성격이 드러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솔직히 책 읽으면서 피식" 웃었다가, "울컥했다가, 소름" 돋았다가, "엉뚱함에 웃음"이 터지는데, 이 정도면 독서의 신세계 경험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냥 쓰고 싶어서 쓰고, 마감도 분량 제한도 없이 '날것' 그대로의 글이라서 더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요즘처럼 딱딱 정해진 틀에 박힌 글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이런 자유로운 영혼의 글은 진짜 보석 같은 책인 것 같습니다. “깊은 밤"처럼 감성적인 시작부터 "마트료시카"처럼 허를 찌르는 마지막까지,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까도 까도 또 어떤 내용이 전개될까 궁금해지는 것이, 이 책의 모든 걸 설명해주는 것 같습니다. 밤에 잠 안올 때, 이 책 한 권 딱 펼쳐서 작가님이 던지는 다양한 감정의 돌개바람에 한번 휘말려 보는 것은 여름밤의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아마 읽는 내내 "이게 무슨 일이야?" 하면서 혼자 미소를 날리게 될 것 같습니다. 간만에 좋은 책 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오늘도 무더운 여름 날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