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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홀리 : 무단이탈자의 묘지 ㅣ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2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언와인드>,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저미게 했던 이야기는 깊은 질문을 던졌다.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가치, 그리고 사회 가 만들어낸 잔혹한 합리성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그 이야기의 끝에서 리사와 코너, 그리고 레브의 운명은 미지의 공간으로 우리를 이끌었고, 나는 숨죽이며 다음 페이지를 기다렸다. <언홀리>는 바로 그 기다림의 응답처럼 다가왔다. 무덤이라는 이름의 피난처에서 스스로의 삶을 꾸려나가는 아이들, 그리고 그 속에서 새로운 존재의 등장을 예고하는 서사는 분명 매혹적이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고, 귀를 기울이는 순간, 미묘한 균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첫 책이 선사했던 몰입감과 사유의 깊이가 어딘가 희미해지는 듯한 낯선 파동. 분명 이야기는 빠르게 전개되고 있었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자꾸만 '어딘가 이상하다'는 경고음이 울렸다. 그만큼 책에 몰입하게 되어서 흥미로웠지만 아쉬움도 남아 있었다. 그래도 책이 주는 의미를 생각하면서 정주행하면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이 책에서 가장 먼저 나의 마음을 흔들었던 부분은 바로 코너의 팔, 그 팔이 한때 그의 라이벌이자 연인을 위협했던 존재의 것이었다는 설정. 분명 드라마틱하고 비극적이다. 사랑하는 이의 곁에 다가서지 못하고, 자신의 팔을 낯선 존재처럼 여기며 두려워하는 코너의 모습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고통으로 다가왔다. 팔이, 그저 팔이 ' 화가 나서 ' 벽을 치고, ' 통제 불능 '이 되어버렸다고 말하는 코너의 모습은 나에게 깊은 의문을 남겼다. 물론, 장기 이식 후 수혜자가 기증자의 기억이나 감정을 느끼는 사례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있다. 작가가 그런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려 노력했다는 점도 존중한다. 하지만 팔이라는 신체 부위가 그토록 강한 ' 인격 '을 지니고, 이식받은 사람의 자아를 압도할 정도의 힘을 가진다는 설정은 나에게는 너무나 큰 비약으로 다가왔다. 코너가 자신의 분노나 충동 적인 행동을 ' 팔 탓' 으로 돌리는 모습은, 스스로의 ' 책임감 '과 ' 주체성 을 외면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주체적인 삶을 배워나가야 할 시기에,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을 다른 존재에게 전가하는 모습은 어딘가 불편했다.캠,'리윈드(rewind)라는 새로운 존재의 등장.. 여러 언와인드의 조각들을 모아 재조립된 인간이라니! 그 발상 자체는 충격적이고, 이 디스토피아 세계관의 잔혹성을 극대화하는 장치로서는 더없이 훌륭했다. 그의 존재는 분명 '그로테스크'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다시 한 번 뒤흔드는 섬뜩함을 지니고 있었다. 새롭게 등장한 스타키라는 인물...'스토크(stork)'라는, 버려진 아이들을 의미하는 새로운 집단의 리더... 저자가 창조해 낸 ' 언와인드 ' 라는 개념이 만들어낸 세계는 강력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리사와 코너가 무덤을 관리하며 겪는 고뇌, 레브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 그리고 '리윈드'를 둘러싼 음모 등은 여전히 이야기를 따라가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들이 여전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생명 윤리, 사회 의 통제, 개인의 자유, 그리고 인간성이라는 본질적인 질문들은 그 존재 자체로 가치가 있다.<언홀리>는 나에게 복잡한 감정을 남겼다. <언와인드>가 선사했던 감동과 충격, 그리고 깊은 사유의 여운을 기대했고, 약간은 아쉬웠지만, 나는 여전히 이 세계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진다. 책을 읽어감에 따라, 이 잔혹하고도 매혹적인 세계의 끝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아마도 첫 책이 남긴 강렬한 인상에 때문일 것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저자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