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오해받지 않는 말투의 기술 - 제안, 부탁, 거절, 사과까지 손해는 줄이고 호감은 높이는 상황별 솔루션
후지타 다쿠야 지음, 송해영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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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무실의 형광등 불빛 아래, 나는 또 한 번 내 말투 때문에 어색해진 분위기를 마주했다. "이 부분은 다시 검토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라 고 말했을 뿐인데, 동료의 표정이 순간 굳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전달하려던 건 업무적 피드백이었지만, 상대방이 받아들인 건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의심이었다는 것이다. 말이란 참 신기한 존재다. 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마치 같은 선물이라도 포장지에 따라 받는 사람의 기분이 달라지는 것처럼. 우리는 매일 수많은 말을 주고받 으며 살아가지만, 정작 그 말들이 상대방의 마음에 어떤 파문을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생각해보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사회 생활 속에서 오해 받지 않는 말투를 잘 쓸 수 있을 까 고민해 본다. 이번에 읽은 신간 <더 이상 오해받지 않는 말투의 기술>은 짧지만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들을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이것 좀 해주세요"와 "당신의 힘을 빌리고 싶어요"는 요청하는 내용은 같지만, 듣는 사람의 마음에 전해지는 무게가 전혀 다르다. 전자는 업무 지시처럼 느껴지지만, 후자는 나의 능력을 인정받는다는 느낌을 준다. 어느 날 후배가 나에게 "선배님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을 때의 기분을 잊을 수 없다. 심플하게 " 도와주세요 " 라고 했다면 의무감으로 도왔을 텐데, 그 한마디는 내 안의 선배로서의 자존감을 깨워주었다. 나도 모르게 더 정성스럽게, 더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부탁을 할 때는 상대방의 마음속에 있는 여려 허들을 하나씩 넘어서야 한다. 시간 부족이라는 현실적 제약, 실패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자기 의심까지. 이 모든 장벽을 넘어서려면 상대방에게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자신 감은 진심 어린 신뢰의 표현에서 시작된다.

회의실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안할 때의 그 미묘한 공기를 기억한다. 나는 열정적으로 설명했지만, 듣는 사람들의 표정은 차가웠다. 그때 깨달았다. 설득이란 일방적으로 내 생각을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과 내 마음 사이의 온도차를 줄여나가는 과정이다. "이 아이디어 어떠세요?"보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주 동안 고민한 결과인데요"라고 말하는 순간, 상대방의 눈빛이 달라진다. 보이지 않는 노력을 보이게 만드는 것, 그것이 설득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 될 수 있다. 상대방은 그 시간과 정성을 느끼고, 비로소 진지하게 내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다.

"안 됩니다"라는 말만큼 관계를 어색하게 만드는 말도 드물다. 하지만 모든 요청을 들어줄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거절하되 상처주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금은 다른 일로 손이 꽉 차 있어서 충분히 신경 쓰기 어려울 것 같아요." 대신 "다음 주라면 시간을 내 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이렇게 말하면 거절이 아니라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된다. 상대방도 나의 상황을 이해하게 되고, 오히려 나를 더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거절 또한 하나의 예술이다.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내 상황을 이해시키는 섬세한 커뮤니케이션의 기술인 것이다.

말투의 기술이란 상대방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내 감정을 잘 다스리며, 함께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가짐에서 출발한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그 사람의 인품과 배려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리고, 상황을 고려하여 적절한 표현을 선택하는 것. 그것이 바로 성숙한 어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소양이 아닐까. 이런 깨달음들을 일상에 적용해보니 놀라운 변화들이 일어났다. 동료들과의 관계가 더 편안해졌고, 회의 시간도 더 효율적이 되었다. 무엇보다 상대방의 표정이 밝아지는 것을 보면서 내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이거 언제까지 해주실 수 있나요?"를 "혹시 일정상 무리가 없으시다면 언제쯤 가능하실까요?"로 바꿔 말하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의 반응이 달라진다. 작은 변화지만 그 파급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결국 우리가 나누는 모든 대화는 감정의 교류다.

내가 던진 말 한마디가 상대방의 하루를 밝게 만들 수도, 어둡게 만들 수도 있다. 그 책임감을 느끼며 더욱 신중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말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좋은 말투란 상대방을 나와 함께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힘이 있다. 서로 다른 온도의 마음들이 만나 따뜻한 조화를 이루어가는 과정, 그것이 바로 진정한 소통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오늘도 누군가와 나누는 대화에서, 내 말 한마디가 그 사람에게 작은 힘이 되고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더욱 정성스럽게 말을 고른다. 말이 가진 힘을 믿으며, 그 힘으로 더 나은 관계 를 만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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