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해내는 뇌 - 작심삼일의 쳇바퀴에서 당신을 구할 뇌 과학 솔루션
카이라 보비넷 지음, 유지연 옮김 / 갤리온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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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새해가 되면 우리는 거창한 목표를 세운다. 운동을 시작하고, 금연을 하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며칠 또는 몇 주 가 지나면 어김없이 원래의 생활로 돌아간다. 이런 현상을 우리는 흔히 '의지력 부족'이나 '게으름' 탓으로 돌리곤 한다. 하지만 카이라 보비넷이 <끝까지 해내는 뇌>에서 제시하는 관점은 전혀 다르다. 문제는 우리의 성격이나 의지가 아니라, 뇌 구조 자체에 있다는 것이다. 보비넷은 30여 년간의 행동 변화 연구를 통해 인간의 뇌에 숨어 있는 '동기 차단 스위치'를 발견했다. 바로 하베눌라(habenula)라 고 불리는 작은 뇌 영역이다. 이 5mm 크기의 영역은 우리가 장애물에 부딪히거나 실패를 경험할 때 자동으로 활성화되어 도파민 분비를 차단한다. 그 결과 우리는 순식간에 동기를 잃고 포기하게 된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인간이 가진 생물학적 메커니즘이다. 흥미로운 관점이었다.^^

하베눌라는 원래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진화한 뇌 구조다. 원시 시대에는 위험한 상황에서 즉시 행동을 중단하고 안전한 곳으로 피하는 것이 생존에 필수적이었다. 사냥에 실패했을 때나 포식자를 만났을 때 빠르게 동기를 차단하고 다른 행동을 취하는 것이 생존율을 높였 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하베놀라는 오히려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 새로운 운동 루틴을 시작했는데 첫 주에 하루 빠뜨렸다고 해서 생명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하베눌라는 이를 '실패'로 인식하고 즉시 브레이크를 건다. 우리가 "역시 난 안 돼"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하베눌라가 작동한 것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현대의 성과 중심 문화가 하베눌라를 더욱 자주 활성화시킨다는 점이다. 완벽한 결과를 추구하고,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문화 속에서 우리의 뇌는 끊임없이 위험 신호를 받는다. 이것이 바로 전통적인 자기계발 방식이 실패하는 이유다.

보비넷이 제안하는 해결책은 '반복적 사고방식(Iterative Mindset)'이다. 이는 목표 달성보다는 지속적인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접근 법이다. 전통적인 방식이 "이번 달에 5kg을 빼겠다"와 같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한다면, 반복적 사고방식은 "매일 조금씩 더 건강한 선택을 하겠다"는 과정에 집중한다. 이런 접근법의 핵심은 실패를 재정의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실패는 목표 달성의 장애물이지만, 반복적 사고방식에서는 귀중한 피드백이다. 운동을 하루 건너뛰었다면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내 계획에 무엇이 부족했는지 알려 주는 정보"가 된다. 이렇게 인식이 바뀌면 하베놀라가 활성화될 이유가 사라진다. 반복적 사고방식은 제조업의 린(Lean) 방법론이나 소프트웨어 개발의 애자일(Agile) 방식과 유사하다. 이들 방법론은 완벽한 제품을 한 번에 만들려 하지 않고, 작은 단위로 제작하고 피 드백을 받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간다.

개인의 변화도 마찬가지다. 한 번에 완전히 바뀌려 하는 대신, 작은 실험을 반복하며 점진적으 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보비넷은 '루틴'과 '행동'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한다. 행동은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한 일회성 활동이지만, 루틴은 무의식적으로 수행되는 자동화된 패턴이다. 지속 가능한 변화를 원한다면 행동을 루틴으로 전환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운동하기로 결심했다면, 처음에는 알람을 맞추고, 운동복을 준비하고, 헬스장에 가는 모든 과정이 의식적인 '행동'이다. 이 단계에서는 동기와 의지력에 의존한다. 하지만 며칠, 몇 주가 지나면서 이 과정이 자동화되기 시작한다. 알람이 울리면 자연스럽게 운동복을 입고 헬스장으로 향하게 된다. 이때 운동은 '루틴'이 된 것이다. 루틴의 힘은 인지적 부담을 줄인다는 데 있다. 뇌는 자동화된 행동을 수행할 때 훨씬 적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따라서 루틴은 의지력이 약해지거나 동기가 떨어져도 지속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행동을 루틴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하베눌라가 활성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행동 변화는 두가지 경로로 일어난다. 첫 번째는 반복을 통한 점진적 변화다. 신경가소성 (neuroplasticity) 원리에 따라 특정 행동을 반복하면 관련 신경 회로가 강화된다. 이는 느리지만 안정적인 변화를 만든다. 두 번째는 강렬한 정서적 경험을 통한 급속한 변화다. 보비넷은 이를 SEE(Significant Emotional Event)라고 부른다. 트라우마나 깊은 감동과 같은 강렬한 경험은 뇌의 구조를 즉시 변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건강 검진에서 심각한 질병 진단을 받은 사람이 하루아침에 생활 습 관을 완전히 바꾸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SEE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런 경험은 통제할 수 없고, 항상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 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일상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첫 번째 경로, 즉 반복을 통한 점진적 변화가 더 현실적이고 안전하다. 보비넷은 반복적 사고방식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도구로 ITERATES 프레임워크를 제시한다. 이는 다음 여덟 가지 범주로 구성된다:

Inspiration(영감): Time(시간): Environment(환경): Reduce(줄이기):
Add(추가하기): Togetherness(함께하기): Expectations(기대치) : Swaps(교체하기)

이 프레임워크의 장점은 실패했을 때 포기하는 대신 다른 범주에서 새로운 실험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 조정이 효과가 없다면 환경 변화를 시도하고, 그것도 안 되면 사회적 지원을 추가하는 식으로 계속 실험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끝까지 해내는 뇌'란 완벽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엄격히 실행하는 뇌가 아니다. 그것은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여기고, 작은 실험을 반복하며, 지속적으로 적응하고 개선해 나가는 뇌다. 이런 뇌를 기르는 것이 개인의 성장과 행복, 그리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열쇠가 될 것이다. 변화는 어렵다. 하지만 불가능하지 않다. 우리가 뇌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사용한다 면 누구나 '끝까지 해내는 뇌'를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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