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1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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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닐 셔스터만의 '언와인드'를 처음 접했을 때, 나는 한동안 책을 덮을 수 없었다. 디스토피아적인 흥미진진한 스토리 때문이 아니라, 이 소설이 제기하는 근본적인 질문들이 너무나 현실적이고 날카로웠기 때문이다. 디스토피아 소설의 전통적인 틀을 깨고, 셔스터만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도덕적 딜레마를 극한으로 밀어붙인 세계를 창조했다. '언와인드'는 우리 사회의 가장 민감한 이슈들 - 생명의 시작과 끝, 부모의 권리와 아이의 권리, 개인의 존재 가치와 사회적 효용성 - 을 정면으로 다루는 철학적 우화이다. 작가는 기술적 진보가 아닌 사회학적 변화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든다.

소설 속 '언와인딩' 제도의 핵심은 교묘한 논리적 속임수에 있다. 몸의 99.44%가 활용되므로 기술적으로는 죽지 않는다는 논리. 이 차가운 수치 뒤에 숨겨진 것은 인간의 존재를 부품의 집합체로 축소시키는 무서운 사고방식이다. 이 설정을 읽으며 나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을 평가하는 방식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생산성, 효율성, 경제적 가치로 사람을 재단하는 현실과 소설 속 세계가 그리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너, 리사, 레브 같은 아이들이 '문제아', '예산 절감 대상', '종교적 제물'로 분류되는 모습에서, 우리는 현실에서도 비슷한 라벨링이 얼마나 쉽게 일어나는지 목격할 수 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작가가 '언와인딩'이라는 극단적 제도를 통해 보여주는 타협의 위험성이다. 극단적인 대립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제도는 결국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폭력을 낳는다. 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정치적, 사회적 타협들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은유이다.

코너, 리사, 레브 세 주인공의 여정은 각각 다른 측면에서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다. 코너의 분노 조절 문제는 부당한 현실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그려진다. 그의 '애크런 AWOL'이라는 별명이 점점 더 과장되어 전해지는 과정은, 현실이 어떻게 신화로 변화하는지, 그리고 그 신화가 어떻게 희망의 상징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리사의 캐릭터는 특히 인상적이다. 국가 시설에서 자란 그녀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그녀의 음악적 재능, 의료 지식, 리더십은 모두 생존을 위한 도구이면서 동시에 그녀만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요소들이다. 레브의 변화는 가장 극적이다. 종교적 희생양으로 키워진 그에게 '십일조'는 의무가 아니라 존재의 이유였다. 그러나 코너와 리사를 만나면서, 그리고 사이파이와의 만남을 통해 그는 자신만의 가치관을 형성해간다....

'언와인드'가 던지는 질문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언제 생명이 시작되고 끝나는가? 누가 그것을 결정할 권리가 있는가? 개인의 가치는 어떻게 측정되는가? 이러한 질문들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낙태 논쟁, 안락사 논의, 장기이식 윤리 문제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특히 '스토킹'이라는 개념은 현실의 영아 유기 문제를 직시하게 만든다. 부모가 아이를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이 만들어졌을 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소설은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지 않지만,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해보게 만든다. 경제적 계층에 따라 누가 언와인드 되는지가 결정된다는 설정은 현실의 불평등 구조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가난한 집 아이들, 고아원 아이들, 소수자들이 주로 희생양이 되는 모습에서 우리는 현실 사회의 구조적 폭력을 목격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했다. 만약 내가 그 상황에 처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부모로서, 자녀로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나는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 소설이 진정으로 무서운 이유는 그 미래가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기술적 발전과 사회적 갈등, 경제적 불평등이 결합될 때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동시에 개인의 의지와 연대의 힘이 그러한 시스템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도 함께 제시한다. '언와인드'는 절망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는 희망의 이야기다. '언와인드'는 우리 각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어떤 세상을 만들어갈 것인가? 당신의 존재는 무엇으로 증명될 것인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소설 밖에서, 우리의 일상 속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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