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nishmaster: vocabulario y gramática Nivel 1 (스패니시마스터 어휘와 문법 1) - 초급 스페인어 어휘와 문법 940제
스패니시마스터 지음, Teresa Novillo 감수 / 스패니시마스터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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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6년, 드디어 가우디의 걸작 사그라다파밀리아 대성당이 완공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지난 바르셀로나 여행에서의 아쉬웠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그 웅장한 건축물 앞에서 '올라'와 '그라시아스' 외에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었던 나 자신이 너무 초라했다. 현지인들과 진정한 소통은커녕, 간단한 인사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던 그 순간의 답답함이 아직도 생생하다. 완공을 앞둔 사그라다파밀리아를 다시 보러 갈 때는 그 나라의 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여행자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스페인어 학습서를 찾아 헤매던 중, 스패니시마스터에서 새로운 교재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교재를 처음 받아 들었을 때의 감정은 복잡했다. 페이지를 넘겨보니 모든 내용이 스페인어로만 되어 있었다. 발음 기호 하나 없이, 한글 설명 하나 없이 온통 낯선 문자들로 가득 찬 책을 보며 과연 내가 이것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완전 초보자인 내게는 마치 암호 해독을 하라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동시에 묘한 반가움도 있었다. 예전에 유행했던 로제타스톤의 학습 방식과 비슷해 보였기 때문이다. 로제타스톤은 가격이 너무 비싸서 엄두도 못 냈는데, 이 책은 그에 비하면 정말 합리적인 가격이었다. 게다가 물리적인 책이라는 점에서 오는 친근함도 있었다.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마치 어린 시절 학습지를 푸는 듯한 재미였다. 그림과 단어를 매칭하는 문제, 단어의 어두나 어미를 찾아 넣는 퍼즐 같은 문제들을 풀면서 언어 학습이 이렇게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그림에 맞는 단어를 한 줄로 이어가며 찾는 게임 형식의 문제였다. 마치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것처럼 집중하게 되고, 정답을 찾았을 때의 성취감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 이런 방식으로 단어를 익히니 자연스럽게 기억에 남는 것 같았다. 초반에는 주로 단어와 그림을 연결하는 쉬운 문제들이 주를 이뤘지만, 점차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문장을 완성하거나, 실제 생활에서 볼 수 있는 경고 문구를 채워 넣는 문제들도 등장했다. 이런 문제들을 풀면서 단순히 단어를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교재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체계적인 구성이다. 총 940개의 문제가 어휘 250문제와 문법 690문제로 나뉘어 있어, 하루에 한 장씩 꾸준히 공부하면 90일 만에 완주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런 명확한 계획이 있으니 막막함 없이 꾸준히 진행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모든 문제가 100% 스페인어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독특했다. 처음에는 이 점이 가장 부담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이야말로 이 교재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한국어로 번역해서 이해하려는 습관을 처음부터 차단하고, 스페인어로 직접 사고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외국어 교재들은 대부분 한국어 설명이 많아서 자꾸 모국어에 의존하게 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 교재는 처음부터 끝까지 스페인어만 사용하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스페인어 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마치 스페인어권 국가에 떨어진 것처럼 말이다. 이런 환경 덕분에 단어를 외울 때도 한국어 뜻을 먼저 떠올리지 않고, 그림이나 상황을 통해 직접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casa'라는 단어를 배울 때, '집'이라는 한국어를 거치지 않고 바로 집의 이미지와 연결해서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이 실제 회화에서 훨씬 자연스러운 반응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교재의 후반부에는 긴 문장들을 읽고 이해하는 독해 연습이 포함되어 있다. 이 부분에서 정말 놀란 것은 앞서 학습한 어휘와 문법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나타난다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어려워 보였던 문장들이 점차 이해되기 시작하면서, 내 스페인어 실력이 정말 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각 연습문제 상단에는 자신의 정답 수를 기록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학습 진척도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 이런 자기 점검 시스템 덕분에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명확히 파악하고, 틀린 문제들을 다시 복습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었다. 모든 연습문제를 마친 후에는 종합 평가 테스트가 기다리고 있다. 이 테스트를 통해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총정리하고,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마치 학기말 시험을 치르는 것 같은 긴장감과 동시에, 그동안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유용한 것은 857개의 핵심 어휘를 한 번에 정리해놓은 어휘집이다. 이 부분은 한국어 뜻도 함께 제공되어 있어서, 학습 과정에서 정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을 때 참고할 수 있다. 또한 모든 문제의 정답이 뒤쪽에 수록되어 있어서, 어린 시절 문제집 뒤에서 답을 확인하던 그 설렘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아직 90일 완주를 하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의 학습 경험만으로도 이 교재의 가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진행하면서, 스페인어가 더 이상 완전히 낯선 언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2026년 사그라다 파밀리아 완공식에 참석하는 것은 아직 확정된 계획은 아니지만, 그때가 되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자신감으로 바르셀로나의 거리를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올라'와 '그라시아스'를 넘어서, 진정한 소통이 가능한 여행자가 되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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