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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 말들 - 희미한 질문들이 선명한 답으로 바뀌는 순간
김도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5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늘 아침, 공기가 맑은 날에 한 권의 책을 읽었다. <기획의 말들>. 제목부터 묘하게 끌리는 이 책은 네이버 브랜드 기획자로 일하는 저자가 자신의 일상에서 수집한 '날것의 말'들을 담고 있었다. 그저 휘발되어 사라질 수 있었던 말들이 한 사람의 세심한 관찰과 기록으로 책 한권이 되어 내 손에 들려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기획이란 무엇인가? 왜 기획하는가?이 두 질문은 비단 직업적 기획자 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던져지는 화두처럼 느껴졌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삶의 기획'이라는 측면에서 이 문장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50이라는 인생의 어느 지점에 서서, 후반전에 대한 나만의 기획을 고민하게 되었으니. 우리가 사용하는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방향이 되고, 또 다른 이에게는 혼란이 될 수 있다는 사실. 그렇기에 우리는 말의 무게를 인식하고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 책을 읽으며 떠오른 생각, '말의 미학'이란 것이 있다면 이 책은 그 개론서가 되지 않을까? 저자는 말의 파괴력과 창조력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다. 말이 공기 중에 흩어지는 소리가 아니라, 세상을 만들고 변화시키는 실체적 도구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기획에서 말이 먼저인가, 생각이 먼저인가? 이는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의 문제처럼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내 경험으로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고 그것이 말로 구체화되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동시에, 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생각이 더 선명해지고 깊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생각에서 말, 다시 생각, 수정된 말 그리고 반복. 이 순환 구조 속에서 기획은 점점 더 선명해진다. 저자가 제시하는 '말의 중요성'은 이러한 순환 구조의 핵심 요소를 조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무언가를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 그것을 해체하고, 분석하고, 다시 조립한다. 그 과정에서 얻는 지식은 표면적 이해와는 차원이 다르다. 마치 시계장인이 시계의 모든 부품을 이해하고 나서야 진정한 시계 수리의 대가가 되는 것처럼, 기회자도 대상을 철저히 쪼개 보아야 한다. 기획자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는 아마도 공감력일 것이다. 내가 만든 것이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 어떤 감정과 반응을 이끌어낼지 예측하는 능력, 자신의 관점에서 벗어나 타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훈련에서 비롯된다.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하지 않던가?"이 질문은 현대 사회의 맹목적인 속도 지향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빠르게 가는 것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진리."그리고 그 과정에서 '열심히'는 빼 버리자. 소가 열심히 풀을 뜯던가? 그저 꾸준히만 가자."이 구절에서 나는 열심히 사는 것과 잘 사는 것의 차이를 생각하게 되었다. 열정이 과하면 소진되고, 압박감에 시달리기 쉽다. 그보다는 자연스러운 리듬으로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 더 멀리, 더 오래 갈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중2 정도 어리숙할 때부터 '매몰되지 말자'란 말을 기록했던 기억을 지금까지 갖고 있다."이 고백은 이 책의 가장 진솔한 부분 중 하나였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세계에 완전히 빠져들어 객관성을 잃곤 한다. 매몰되지말자는 다짐은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보는 시선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기쁨만을 추구하지 않고, 때로는 불편하고 어려운 감정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 기회를 알아보는 눈..좋은 기회 잘 살리는 것. 이게 내 기획의 핵심이다."라고 이야기 한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수많은 기회 중에서 진짜 가치 있는 것을 알아 보는 안목. 그리고 그것을 놓치지 않고 붙잡는 실행력. 이것이야말로 성공적인 삶의 기획에 필수적인 요소일 것이다. 책은 궁극적으로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자신의 삶을 어떻게 기획하고 있는가? 공부, 책 쓰기, 가족에게 웃는 얼굴로 남기... 이 모든 계획과 다짐은 결국 자신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개인적인 '기획'이다. 그리고 그 기획은 구체적인 말로 표현될 때 더욱 선명해진다.
책을 덮으며, 나는 생각했다. 기획은 직업의 영역을 넘어 삶의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무엇을 위해, 왜, 그래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기획이다. 책에 있는 문장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화두를 던진다. "원은 높게 세우지만 그것을 향해 가는 방법은 아주 구체적인 작은 걸음이어야 한다." 책은 이상과 현실, 꿈과 실천 사이의 균형을 찾는 지혜를 담고 있다.이 책은 '기획의 말들'이라는 제목처럼 기획자를 위한 책으로 읽힐 수 있지만, 실상은 삶을 고민하고 설계하는 모든 이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말들이 모여 이야기가 되고, 이야기가 모여 한 사람의 인생이 된다. 그렇게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이야기를 기획하는 작가인 셈이다. "그게 여러분의 일과 삶에 좋은 바람을 불러오는 언어들이기를 바라며 모쪼록 여러분이라는 사람을 더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말들이길 바라봅니다." 저자의 이 바람처럼, 우리 모두가 자신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말들을 찾아가는 여정에 있기를 바래본다. 그리고 그 말들이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기획하는 도구가 되기를 바란다. 책을 읽으면서 기획자의 어려움과 문장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