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한 끼의 행복 - 캠핑 다니는 푸드 에디터의 맛있는 캠핑 이야기
정연주 지음 / 시원북스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살랑거리는 바람, 숨겨진 호수, 그리고 저녁의 모닥불. 캠핑의 매력은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온전히 나를 만나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캠핑의 진정한 낭만은 따로 있습니다. 푸른 하늘 아래, 때로는 별빛 아래 즐기는 한 끼의 식사가 바로 그것이죠. 정연주님의 <캠핑 한 끼의 행복>을 펼쳐 읽으며, 나는 다시 그 시간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달려가면, 불현듯 질문이 찾아옵니다. '왜 집을 두고 이렇게 고생스러운 길을 택했을까?' 하지만 캠핑의 매력을 아는 이들은 모두 공감할 겁니다. 다음 날 아침, 캠핑카 창문을 열고 맞이하는 풍경 속에서 모든 것이 명확해지는 순간을요

캠핑과 요리. 얼핏 보면 불편함의 조합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집에서도 번거로운 요리를 왜 더 불편한 야외에서 해야 할까요? 하지만 정연주님은 이 불편함 속에서 특별한 행복을 발견합니다. 봄날 캠핑에서는 신선한 죽순을 손질합니다. 배송 온 상자를 열면 마치 대나무숲에서 방금 따온 듯한 서늘한 냄기와 숲향이 느껴집니다. 도시의 좁은 주방에서는 상상도 못할 풍경이죠. "공간 넓고 바람이 솔솔 부는 캠핑장만한 장소가 어디 있을까!" 저자의 말처럼, 캠핑은 더 넓은 공간에서 요리하는 자유로움을 선사합니다. 여름에는 튀김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집에서 하면 온 집안에 기름 냄새가 배지만, 캠핑장에서는 그런 걱정 없이 맘껏 튀겨 먹을 수 있죠. 남은 기름은 버리지 않고 화로대의 착화제로 활용하는 지혜도 배웁니다. 또한, 해산물 요리도 캠핑에서는 더욱 특별합니다. 쓰레기 봉지를 뚫고 온 집안에 비린내를 풍기는 해산물도 캠핑에서는 기꺼이 요리할 수 있으니까요. 가을 캠핑의 묘미는 빵 굽기입니다. 장작불 옆에서 빵을 굽는 낭만을 누립니다. 특히 팥양 도넛은 캠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별미로 소개됩니다. 일상 속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대체 재료의 발견이 캠핑 요리의 묘미이 기도 합니다. 겨울 캠핑에서는 따뜻한 필리 치즈 스테이크와 달 마크니 커리가 기다립니다. 추운 날씨에도 화목 난로에 그릴을 올려놓고 뭉근하게 끓이는 커리는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줍니다. 눈 내리는 캠핑장에서 마늘 버터를 바른 난을 구워 먹으면, 마치 다른 나라에 온 듯한 착각도 들죠.

책을 읽으며 깨달은 캠핑 요리의 매력이 있습니다. 캠핑은 제약이 아닌 창의성의 공간입니다. 다코야키 팬으로 만두를 만들고, 마트에서 산 연양갱으로 도넛의 팥소를 대체하는 등 일상에서는 시도하지 않을 요리 실험이 가능해집니다. 이런 제약 속에서 오히려 새로운 레시피가 탄생하는 것이죠. 캠핑 요리는 자연과의 교감입니다. 저자는 계절마다 어울리는 레시피를 소개하며 자연의 흐름에 맞춰 식재료를 선택합니다. 자연 속에서 맞이하는 계절의 변화를 식탁 위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이죠. 칼이라 불리는 함양파, 봄나물, 가을 송편 등 계절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캠핑 요리는 공유의 기쁨 입니다. 캠핑에서는 요리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즐거운 놀이가 됩니다. 어릴 적 소꼽놀이마냥, 이번에는 어떤 재료로 어떻게 요리할까를 구상하는 과정이 즐거움의 원천이 되죠. 또한 함께하는 이들과 나누는 음식의 맛은 더욱 특별해집니다.

캠핑 요리의 철학정연주의 캠핑 요리에는 분명한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단순함의 미학입니다. 저자가 소개하는 레시피들은 대부분 간단합니다. 그러나 그 단순함 속에 깊은 맛이 담겨 있죠. 이는 캠핑의 본질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필요한 것만 챙겨 떠나는 미니멀한 여행, 그 여행 속에서 찾는 소박한 행복이 바로 캠핑의 진정한 매력이니까요. 또 다른 철학은 '실험과 조정의 즐거움'입니다. 저자는 완벽한 요리법보다는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을 중요시합니다. 캠핑빵을 구울 때도 숯, 장작, 돌 등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아직도 완성 중인 레시피라고 말하죠. 이처럼 캠핑 요리는 고정된 결과물이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활동입니다.

책에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캠핑 커피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저자는 캠핑에서 즐기는 커피를 믹스커피, 드립, 그라인더 등 단계별로 소개합니다. 가장 간편한 믹스커피부터 시작해 직접 원두를 갈아 내리는 수고로움까지, 각자의 취향과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지만, 어느 방법을 택하든 그 속에서 느끼는 여유와 행복은 동일하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불만족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결심처럼 보이는 이런 정성은, 사실 삶을 대하는 태도의 반영이기도 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캠핑이라는 특별한 경험 너머의 메시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일상 속에서도 낭만을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입니다. 캠핑은 도시의 삶에서 잠시 벗어나는 탈출구가 아닌, 우리의 일상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영감의 원천이 될 수 도 있죠.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항상 '음식'이라는 매개체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내 캠핑 여정과 요리 경험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캠핑 요리는 무엇일까? 아마도 첫 캠핑에서 서툴게 만들었지만 별빛 아래 더욱 빛났던 라면일 것입니다. 혹은 비가 내리는 날 텐트 안에서 즐긴 따뜻한 커피 한 잔이었을까요? 책은 이렇게 각자의 캠핑 요리 이야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고 다음 캠핑에서는 어떤 요리를 시도해 볼지, 어떤 식재료를 챙겨갈지 상상하게 만들죠. 저자가 말했듯이 "레시피에는 다 이유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종종 개인적인 경험과 취향에서 비롯됩니다. 캠핑 요리는 정형화된 레시피보다는, 각자의 상황과 환경에 맞게 변형되 고 발전하는 자유로운 요리법이라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입니다. 책을 덮으며, 나는 다시 한번 캠퍼로서의 행복을 되새깁니다. 그것은 화려한 장비나 완벽한 요리 기술이 아닌, 자연 속에서 맞이하는 한 끼의 소박한 식사가 주는 충만함입니다. 그리고 그 충만함은 결국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와, 평범한 하루하루를 특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