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시간의 힘 - 소음 가득한 세상에서 나를 발견하는 침묵의 힘 33가지
저스틴 존.리 마즈 지음, 최안나 옮김 / 시공사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끊임없는 소음 속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의 알림음, 도시의 교통 소음, 사무실의 전화벨 소리, 그리고 끊임없이 흘러 나오는 미디어의 목소리까지. 현대인의 일상은 소리로 가득 차 있다. 소음이란 무엇인가? 원치 않는 소리? 그 이상이다. 소음은 우리의 주의를 산만하게 만들고, 내면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하며, 타인과의 진정한 연결을 방해하는 모든 요소를 포함한다. 물리적 소리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흘러넘치는 정보, 의견의 홍수, 내면의 끝없는 독백까지• 이러한 소음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침묵의 가치를 잊고 살아가고 있다. 침묵은 우리 존재의 핵심에 닿아있는 풍요로운 경험이며, 깊은 사색과 창의성, 연결의 원천이다. 저자는 현대 사회에서 잃어가고 있는 침묵의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고, 이를 회복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개인적, 사회적 가치에 대해 논한다.

침묵은 소리의 부재만이 아닌, 그 자체로 존재하는 실체다. 호흡 사이의 간격, 대화 중 발생하는 여백, 아침에 눈을 뜨기 직전의 고요한 순간 - 이 모든 것이 침묵의 현현이다. 우리는 침묵을 통해 실존의 기본적인 리듬에 조율될 수 있다. 현대인들은 공백을 두려워한다. 대화 중 발생하는 침묵을 견디지 못하고 서둘러 말로 채우려 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생기면 즉시 디지털 기기에 손을 뻗는다. 침묵 속에서 우리는 불편한 감정, 해결되지 않은 문제, 억눌린 상처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바로 이 직면의 과정이 우리를 더 깊은 자아 인식과 치유로 이끈다. 침묵은 또한 명료함의 원천이다. 지속적인 소음 속에서 우리의 사고는 혼탁해지고,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능력이 저하된다. 반면 침묵은 우리의 정신을 맑게 하여, 본질적인 것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마치 흐린 물이 시간이 지나면 맑아지듯, 침묵 속에서 우리의 마음도 점차 선명해진다.

현대 사회는 소음에 중독되어 있다. 끊임없이 정보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며, 생산성의 이름으로 잠시의 쉼도 허락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평균 횟수는 하루 수십 번에 이르고, 소셜 미디어의 스크롤은 멈추지 않는다. 한때 기다림의 시간이었던 순간들(예를들어, 엘리베이터를 타는 잠깐의 시간, 버스를 기다리는 몇 분) 조차 디지털 소음으로 채워진다. 이러한 소음 중독은 사회 문화적 현상이 되었다. 우리는 '바쁨'을 성공과 중요성의 지표로 여기며, 쉼 없는 활 동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너무 바빠서..."라는 말은 현대인의 가장 흔한 인사말이 되었다. 이러한 문화 속에서 침묵의 시간을 갖는 것은 사치로 여겨지거나, 심지어 게으름의 표시로 오해받기도 한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소음이 우리의 주의력을 파편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깊은 사고와 집중을 요구하는 활동들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우리의 뇌는 끊임없는 자극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피로해진다. 많은 연구들이 이러한 '주의력 경제'의 부작용을 지적하고 있으며, 이는 정신 건강의 악화, 스트레스 증가, 창의성 저하 등으로 이어진다.

침묵은 단일한 경험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와 깊이를 가진다. 혼자만의 내면적 침묵에서부터 타인과 공유하는 침묵까지, 잠시의 휴식에서부터 깊은 영적 체험에 이르기까지 그 스펙트럼은 넓다. 개인적 차원에서 침묵은 자기 성찰과 정서적 정화의 기회다. 외부의 소음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우리는 자신의 진정한 욕구와 가치를 발견하고 삶의 방향을 재정립할 수 있다. 명상, 자연 속 산책, 혼자만의 시간과 같은 실천은 이러한 개인적 침묵의 경험을 가능케 한 다. 대인 관계적 차원에서도 침묵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화 중 적절한 침묵은 상대방의 말에 진정으로 귀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주며, 더 깊은 이해와 공감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하는 침묵의 시간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깊은 유대감을 형성한다. 함께 일출을 바라보거나, 같은 공간에서 각자의 활동에 몰입하는 '공유된 고요함'은 관계의 질을 높이는 귀중한 경험이다. 사회적 차원에서 침묵은 집단적 성찰과 치유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사회적 트라우마나 비극 앞에서의 묵념, 공동체적 명상 활동, 또는 '침묵의 행진'과 같은 평화적 저항은 침묵의 사회적 표현이다. 이러한 집단적 침묵은 공동체 의식과 연대감을 강화하는 강력한 경험이 된다.

침묵은 또한 창의성과 혁신의 중요한 원천이다. 역사적으로 많은 과학적 발견과 예술적 영감이 고요한 성찰의 순간에 찾아 왔다. 아이작 뉴턴이 사과나무 아래에서 중력의 법칙을 발견한 이야기나,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서 부력의 원리를 깨달은 일화는 모두 '유레카 모멘트'가 종종 바쁜 활동 중이 아닌, 고요한 침묵 속에서 찾아온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대 기업과 조 직에서도 이러한 침묵의 가치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혁신적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20% 시간'이나 명상 공간을 제공하여 창의적 사고를 촉진한다. 이는 끊임없는 활동과 회의보다, 때로는 한 걸음 물러나 고요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더 가치 있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침묵은 특히 복잡한 문제 해결에 있어 중요하다. ‘느린 사고'와 '빠른 사고'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직관적이고 반사적인 생각(빠른 사고)이 일상적인 결정에 유용할 수 있지만, 복잡하고 중요한 문제들은 더 깊고 느린 사고 과정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깊은 사고는 바로 침묵의 공간에서 가능해진다.

현대 사회의 끊임없는 소음 속에서, 침묵은 필수적인 가치로 재발견되어야 한다. 침묵은우리의 내면과 타인, 그리고 세계와 더 깊게 연결되는 통로이다. 그것은 우리의 정신적 명료함, 정서적 건강, 관계의 질, 나아가 사회 전체의 웰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침묵의 회복은 개인적 차원에서 시작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문화적 변화를 요구한다. 끊임없는 활동과 생산을 미덕으로 여기는 문화에서, 고요함과 사색의 가치를 인정하는 문화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 고, 일하고, 서로 소통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를 의미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