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적당한 말이 없어
정선임 외 지음 / 해냄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여행의 의미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본다. 여행은 우리의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풍요로움을 더하는 중요한 경험일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일상에 치여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을 만나고, 그로부터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를 놓치기 쉬운 경향이 있다. 여행은 다양한 국가의 문화와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얻는 귀중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공감하게 된다. 여행 중의 한 명의 관광객이 아니라, 그 문화의 일원으로서 깊이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만남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다름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게 할 것이다. 이처럼 여행은 우리를 더 넓은 세계로 이끌어 준다. 책은 네명의 시각에서 본 새로운 지역에서의 사람과 문화의 만남과 갈등 그리고 화해를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여행을 통해 자기 성찰의 기회를 얻는 것도 우리의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새로운 환경과 경험은 우리에게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새로운 문화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돌아보게 되며,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네명의 저자들의 서로 다른 시각을 통해 세계 여러 곳에서의 여행을 통해 우리는 다양한 가치관을 접하고, 삶의 의미를 다시금 고민하게 될 것이다. 우리로 하여금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낯선 장소에 발을 디딜 때마다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 그곳에는 우리와는 다른 언어, 문화, 그리고 생활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 여행이 새로운 곳에서의 풍경 감상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확장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또 다른 삶의 조각을 내 안에 들여놓는 일이다. 우리는 그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과 나누는 대화, 함께하는 시간, 공유하는 감정은 그 거리를 좁히는 역할을 한다. 이방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낯선 세계가 서서히 친숙해지고, 이해하려는 노력 속에서 관계가 형성된다. 그리고 우리는 문득 깨닫는다. 익숙한 것들 속에서도 여전히 낯선 것들이 존재하며, 낯선 것들 속에서도 익숙함이 스며들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물리적인 장소뿐만이 아니다. 그것을 채우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기억을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한나 아렌트는 ‘장소란 인간이 단순히 머무는 공간이 아닌, 관계 맺음과 세계성이 형성되는 장’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가 기억하는 여행의 순간들은 특정한 건축물이나 풍경보다는 그 안에서 나눈 대화, 공유한 감정, 그리고 함께한 경험 속에 남아 있다. 어느 바닷가에서 우연히 만난 노인은 내게 자신의 삶을 들려주었다. 그는 바다를 보며 자랐고, 바다에서 일했고, 바다를 사랑했다고 말했다. 그의 눈빛 속에는 파도의 출렁임이 담겨 있었다.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이었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 또한 바다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 순간, 우리는 서로 다른 언어를 쓰고 다른 문화를 가졌음에도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었다.

낯선 나라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면 언어가 가장 큰 장벽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때로는 말보다 더 깊이 전달되는 감정이 있다.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을 조합해가며 대화를 이어나갈 때, 상대방은 우리의 서툰 표현에도 미소를 짓고, 이해하려 애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언어를 넘어서는 소통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어느 마을에서 만난 아이들은 내게 자신들의 놀이를 가르쳐 주었다. 말이 통하지 않았지만, 손짓과 표정만으로도 충분했다. 우리는 함께 뛰어다니며 웃었고, 그 순간만큼은 국적도 언어도 중요하지 않았다. 단지 같은 공간에서 함께하는 존재로서 서로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은 나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 있을 때, 우리는 오히려 내면의 소리를 더 선명하게 들을 수 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무엇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지, 그리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질문들이 떠오른다. 한밤중에 바라본 낯선 도시의 불빛들, 해변에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 거리에서 들려오는 이방인의 언어들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속한 세계가 전부가 아니며, 세상은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넓다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자신의 세계가 절대적이라고 믿지만, 여행을 통해 그것이 얼마나 작은 조각에 불과한지를 실감하게 된다. 책에서 소개하는 리스본, 뱅갈루루, 방콕, 사이판으로의 여행은 주인공들의 사연 속에서 또다른 여행 속으로 나를 인도하고 가슴에 닿는 이야기를 해 준다.

우리는 각자의 삶을 살아가며 익숙한 것들 속에 안주하기 쉽다. 하지만 새로운 곳에서의 새로운 만남은 우리에게 다른 시각을 선물한다. 우리는 낯선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다른 삶의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배우고, 익숙한 것들조차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얻는다.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 속에서 우리는 더욱 성숙해지고, 자신의 삶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된다. 새로운 장소에서의 만남은 단순한 일회성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내면에 흔적을 남기고, 때로는 삶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방의 풍경 속에서 우리는 때때로 길을 잃지만,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발견한다. 낯선 것들을 이해하려는 노력 속에서 우리는 조금 더 넓어진 마음과 깊어진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다시, 또 다른 곳에서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며 길을 나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