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거짓말주의보 - 제2회 한솔수북 선생님동화공모전 대상 수상작 ㅣ 초등 읽기대장
이경아 지음, 김연제 그림 / 한솔수북 / 2025년 3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숨기고 싶은 진실이 있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감정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때때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혹은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해 솔직함을 피하곤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 마음속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긴다. 그 벽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가르고, 때로는 스스로를 갇힌 공간에 가두게 만든다. 유리에게 그 벽은 친구와 가족, 그리고 자신과의 거리감을 점점 더 크게 만들었다. 그러나 거짓말은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는 법이다. 유리가 지원에게 거짓말을 들켰을 때,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큰 두려움과 마주해야 했다. 자신의 비밀이 밝혀졌을 때, 지원이 등을 돌릴까 봐, 더 이상 예전처럼 다정한 친구로 남지 않을까 봐 유리는 겁이 났다.
하지만 의외로 세상은 그렇게 차갑지만은 않았다. 숨기고 싶은 진실도 용기를 내어 마주할 때 비로소 가벼워질 수 있다는 것을 유리는 깨닫게 된다. 오랜 시간 쌓아온 마음의 벽을 허물고, 솔직한 감정을 나누며 유리는 비로소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 가족과 친구,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관계 속에서 조금씩 변화가 찾아왔다. 유리는 처음으로 자기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았던 두려움과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할 용기를 냈다. 그리고 그 순간, 오랫동안 무겁게 느껴졌던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졌다.
어쩌면 우리도 살면서 유리와 같은 순간을 겪을지 모른다. 감추고 싶은 것들이 늘어나고, 두려움이 커질 때 우리는 쉽게 거짓말이라는 틀 안에 스스로를 가두게 된다.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이 아닌 스스로와의 화해가 아닐까. 유리가 거짓말을 할 때마다 울리던 알람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그녀의 마음이 보내던 작은 신호였을 것이다. 거짓말을 반복할수록 그녀의 불안은 커졌고, 그것은 단순한 경고음이 아닌, 자신의 감정을 직면하라는 메시지였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종종 진실을 외면하며 살아간다. 때로는 스스로도 모르게, 때로는 알면서도 두려워서. 하지만 거짓이 쌓일수록 마음은 더 복잡해지고, 진짜 자신을 점점 잃어가게 된다. 유리는 거짓말이 쌓여갈수록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솔직해지기로 결심했을 때, 비로소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갔다. 지원은 유리를 이해해 주었고, 가족과도 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리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
우리도 그런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귀 기울일 수 있다면, 숨기고 싶은 벽을 넘어설 용기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결국 솔직함만이 우리를 진정한 자유로 이끄는 길임을, 유리는 여름이 끝나갈 무렵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 깨달음은, 아마도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어쩌면 우리도 유리처럼, 마음속에 알람을 울리는 순간이 찾아올지 모른다. 그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진실을 마주할 용기를 가질 수 있을까. 그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이야말로, 우리도 유리와 함께 성장하는 순간이 아닐까.
저자가 희망하는 <울음주의보>는 또하나의 미소를 짓게 한다. ^.^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하나의 <행복주의보>가 알림으로 오는 것을 상상해 본다.
오랜만의 따뜻한 감성이 느껴진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