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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
김아영 지음 / 북플레저 / 2025년 3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의 인생은 모든 순간 순간이 우리 자신에게 소중한 의미를 가지는 시간일 것이다. 이번에 행복을 찾기 위한 자신의 걸음에 대해 담백하게 이야기 하는 에세이를 읽을 기회가 있었다. 김아영님의 에세이 집 <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였다.
인생의 여정의 여정은 무엇일까? 행복을 찾아가는 길이 아닐까? 인생은 마치 굴곡이 많은 길과 같다. 우리는 모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세상의 목소리에 이끌려 앞만 보고 달려가지만, 그 과정에서 잃어버리는 것들이 많다. 저자 역시 그러한 삶을 살아왔다. 승무원이 되어 많은 이들의 꿈을 실어 나르며 바쁘게 살아갔지만, 그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결국, 저자는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 일을 그만두고, 오랜 꿈이었던 기자의 길로 나아갔다. 하지만 그 길에서도 나는 여전히 불행을 느꼈다 .8년 차 기자가 되었을 때, 문득 깨달았다. 너무 많은 것을 버리며 달려오고 있었다. 사랑하던 소설책, 아이스크림, 드라마, 그리고 하루를 정리하는 소중한 시간들. 이러한 것들을 모두 뒤로하고 내달렸지만, 매일 반복되는 불행한 하루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날, 도망치듯 떠난 곳에서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삶의 행복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깨달았다고 한다. 그렇게 그녀는 다시 행복을 찾기 위해 걷기 시작했다.
책은 김아영님의 행복을 찾는 여정을 담고 있다. 오늘도 살기 위해 달리고 있는 사람들, 너무 지쳐 주저앉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행복의 지도’가 되어줄 것 같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길을 걸으며 행복을 찾고자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잃어버리는 것들이 많다. 인간이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더 많이 바라보라는 신의 뜻이 아닐까? 때로는 상대방의 슬픔을 알아차려 어루만져주고, 때로는 자신에게 빠져 있지 말고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며 배울 점을 찾아보라는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얼굴 속에서 저자는 인생의 퍼즐을 찾아나갔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삶을 바라보며 그녀의 삶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졌다. 그녀에게 있어서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애쓰는 시간들이 쌓이고 쌓이다가 결국 죽음으로 가는 것. 그것이 인생이었다. 평판을 위해 애쓰고, 생계를 위해 애쓰고, 건강을 위해 애쓰며 살아왔지만, 그 끝에 행복이 있어야 하는데 희한하게도 대부분 불행이 있었다. 중요한 것이 스윽 빠져나가고 허울만 남은 느낌이었다. 그저 매일 경쟁에서 이겨 누군가를 앞서고, 무심하게 지나치고, 입에 거미줄이 치지 않기 위해 살아가는 흔한 동물일 뿐이었다. 그렇게 애쓴 목표가 무엇인지 찬찬히 돌이켜보면, 결국 그것은 행복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 확실히 불행했다.
어느 날, 일흔 일곱에 빛나는 눈을 가진 노신사를 만났다. 그는 미소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그의 천직은 아직도 진행형이었고, 삶의 운치는 훨씬 높은 곳에 있었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과 친구들이 천직을 너무 이른 나이에 찾아야 한다고 강요받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천직을 찾는 시기는 저마다 다르게 찾아온다. 꽃은 늘 아름답게 필 준비가 되어 있다.그 순간, 놓쳐버린 인생의 조각들이 슬며시 나타났다. 100킬로미터로 달릴 때는 휙휙 지나가버려서 내 눈에 흐릿하게 포착돼 있던 장면들이다. 퇴근 후에 힘들다며 건성건성 받았던 부모님의 전화, 집 앞에 새로 생긴 밥집에 같이 가지 않아 서운해했던 남편의 표정. 항상 “나중에”라고 말하고는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라고 생각하며 돌아서버렸다. 그들을 보며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인생 끝자락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떠올려보니 얼굴에 주름이 깊게 패인 자신이 서 있었다.그 맘때쯤이면, 피부과 기계로도 어떻게 안 되는 주름이겠지. 아침저녁으로 소중히 가꾸던 외모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 미래의 그 날에는 직업도, 세상의 평가도, 입는 옷도 지금처럼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살다 보면 사람 때문에 인생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다시는 사람을 믿지 않을 거라고 다짐하고, 사람을 멀리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는 것이 있다. 인간은 인간과 함께 있을 때 가장 강하다는 것. 지치지 않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 그래야만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그 한 가지는 지금도 굳게 믿고 있다. 이러한 생각들을 통해 그녀는 다시 행복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삶의 작은 것들에 감사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결심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곁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는 성장할 수 있다.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행복을 찾아가는 길을 걸어갈 것이다. 그리고 그 길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의 소중한 순간들을 잊지 않을 것이다. 인생의 여정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모든 이들과의 연결 속에서 더욱 빛나는 것임을 깨달는다. 이제 다시 걷기 시작했다. 행복을 찾기 위해, 자신을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삶의 여정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