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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절반은 어떻게 사는가 - 포토저널리즘의 선구자 제이컵 리스, 130년 전 뉴욕을 바꾸다
제이컵 A. 리스 지음, 정탄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11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1932년 9월 20일,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배경으로 한 사진 <마천루 꼭대기의 점심>은 노동자들의 일상을 포착한 사진으로, 그 시대와 사회의 변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작품이다. 이 사진은 당시 뉴욕이 노동자들의 삶을 한장의 사진으로 보여준 역작이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뉴욕은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겪으며 마천루 건축이 성행하게 되었다. 이 시기는 미국이 경제적, 정치적 강대국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시점으로, 고층 건물은 그 상징적 존재가 되었다. 마천루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도시의 정체성과 힘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마천루 꼭대기의 점심> 사진 속 노동자들은 고층 빌딩의 철골 구조물 위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그들의 태연한 모습은 극한의 고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일상을 잘 나타낸다. 이 사진은 노동자들이 겪는 위험과 불안 속에서도 일터에서의 삶을 느낄 수 있다. <마천루 꼭대기의 점심>은 하나의 사진이지만, 뉴욕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현장과 삶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진이다. 현재 화려한 네온사인과 고층빌딩 그리고 전세계 금융시장의 수도로 대표되는 뉴욕의 과거 모습은 어떠했을까? 과거 뉴욕은 이민자들의 도시였으며 마피아와 부패 극심한 차별과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악명이 높았다. 이번에 당시 뉴욕 빈민가의 어두운 실상을 세상에 알린 포토 저널리즘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제이컵 리스의 책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세상의 절반은 어떻게 사는가>였다. 당시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정책에도 영향을 미친 그의 책을 읽어 본다.
제이컵 리스의 글과 사진은 19세기 말 뉴욕의 빈민가를 생생하게 포착하며,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비참한 삶을 드러내고 있다. 그의 작업은 당시의 사회적 문제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인간의 고통과 희망을 함께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리스의 시선을 통해 나는 뉴욕의 실상과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깊은 감정을 이입하게 되었다.뉴욕 맨해튼 동쪽, 이스트사이드의 빈민가에서의 삶은 상상하기 힘든 고통으로 가득 차 있었다. 130여 년 전, 이곳의 인구 밀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2.6제곱 킬로미터에 29만 명이 살고 있었다는 사실은, 이민자들이 새로운 삶을 꿈꾸고 찾아온 이곳이 얼마나 끔찍한 환경이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들은 상업 발전과 도시 성장의 이면에서 가난과 고통을 겪으며, 공동주택이라는 협소한 공간에서 서로의 삶을 나누어야 했다. 이러한 환경은 더 이상 삶의 터전이 아닌, 노동 착취와 도덕성의 타락이 만연한 공간이었다.
리스의 글은 이러한 공동주택의 음습한 환경을 고발하는 데 집중되고 있다. 그는 저녁 시간도 없이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노동 착취의 현장을 포착하며, 가족과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성장하는 부랑아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당시 사회 전체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임을 일깨운다. 매일 같은 루틴 속에서 반복되는 삶은 그들에게 희망을 잃게 만들었고, 그 결과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인 아이들이 착취의 대상이 되었다.리스가 포착한 현실은 그저 과거의 한 장면이 아니다. 그는 빈곤층의 삶을 통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들 역시 리스가 그린 인물들과 다를 바 없는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빈곤은 물질적 결핍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고립과 정신적 고통을 동반한다. 이러한 점에서 리스의 시선은 오늘날 빈곤 문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스는 자신의 글과 사진을 통해 빈곤이 개인의 선택이나 태생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조건의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했다. 그는 다양한 민족의 고군분투를 통해 빈곤 문제의 복잡성을 보여준다. 독일인, 체코인, 중국인, 이탈리아인 등 각국의 이민자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그들이 처한 환경은 여전히 열악했다. 특히, 이탈리아 이민자들은 브로커의 영향 아래서 생계를 이어가야 했고, 이를 통해 그들의 고통이 얼마나 깊은지를 알 수 있었다. 리스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빈곤층이 겪는 고통을 고발함으로써, 사회가 이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관찰자가 아니라, 사회 개혁의 선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의 작업은 빈곤층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그들의 고통을 세상에 알리는 데 헌신했다. 빈곤 문제를 단순히 통계나 숫자가 아닌, 살아있는 인간의 이야기로 전달하고자 했다.특히 그의 사진은 단순한 기록이 아닌, 감정이 담긴 예술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그는 비참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이를 통해 독자와 관객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그가 촬영한 이미지는 자본주의 물질문명이 어떻게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지를 폭로한다. 우리는 여전히 빈곤과 사회적 불평등을 목격하고 있으며, 리스가 남긴 기록을 통해 그 문제를 직시하게 된다.
리스의 글과 사진은 역사적 기록으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 그의 저작물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가 직면한 사회적 문제를 고발하는 중요한 자료다. 빈곤과 불평등은 여전히 존재하며, 우리는 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리스가 보여준 것처럼, 빈곤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의 글과 사진을 통해 우리는 과거의 교훈을 배우고, 현재의 현실을 직시하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오늘 우리의 현실을 뼈아프게 고발하는 책으로 다시 읽혀져야 한다. 빈곤 문제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의 문제이며, 우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해야 할 책임이 있다. 리스의 시선은 사회 변화의 촉매제 역할을 하며, 우리는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