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거리에서 서점이 사라진다면 - 우리에게 서점이란 무엇인가
고지마 슌이치 지음, 양필성 옮김 / 마인드빌딩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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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주말의 오후, 교보문고를 찾았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책이 주는 특별한 위안을 찾기 위해, 나는 그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익숙한 책 냄새와 조용히 흐르는 음악, 그리고 사람들의 낮은 목소리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이 펼쳐졌다. 그 순간 나는, 이곳이 책을 사고파는 공간 그 이상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인터넷 시스템의 발달은 우리의 삶을 혁명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클릭 한 번으로 원하는 책을 집 앞까지 배송받을 수 있는 편리함은 현대인의 삶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러한 편리함 속에서 동네 서점들이 하나둘 문을 닫고, 대형 서점들조차 변화의 중심에서 분투하고 있는 현실은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교보문고 역시,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을 안고 스스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었다. 과연 미래의 서점의 모습은 어떨까? 이번에 우리와 비슷한 일본의 서점의 미래에 대한 분석과 제안을 하고 있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조지마 슌이치의 <2028 거리에서 서점이 사라진다면>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미래의 서점은 어떤 모습이고 또 서점이 살아남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생각해 본다.

주말에 방문했던 교보문고... 책만을 팔던 과거와 달리, 이제 대형 서점은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점 한편에 마련된 카페에서는 따뜻한 커피를 손에 쥔 채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있었고, 다른 쪽에서는 작가와 독자가 직접 만나는 북토크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책을 넘어 문화와 경험을 소비하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고 있었다.

책을 읽어보니 일본의 서점들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으며, 미래의 생존을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 디지털화와 온라인 서점의 성장은 일본 출판 산업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많은 전통적인 서점들이 어려움을 겪으며 문을 닫고 있지만, 동시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사례로 쓰타야 서점은 '라이프스타일 서점'이라는 콘셉트를 통해 책을 파는 공간을 넘어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며, 지역 문화와의 연결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단순한 상업적 성공을 넘어서, 서점이라는 공간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책에서 저자가 생각하는 서점의 위기는 경제적 이유로만 설명될 수 없는 복합적인 문제다. 출판사, 중개업자, 서점 운영자, 그리고 독자 모두가 그 원인에 관여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누구의 잘못인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다. 일본의 서점들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소규모 독립 서점들은 특화된 책 큐레이션을 통해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으며, 지역 사회와 긴밀히 협력하여 공동체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려 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 각지의 서점들의 사례를 상세하게 이야기 하면서 미래 서점의 전략에 대해 여러가지를 제안한다. 조카인 사토시와 나와의 대담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은 한편의 대담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아 읽기 쉬웠다. ^.^

​서점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서점은 그 존재 의미를 잃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받아들이고, 독자들과의 연결고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며, 끊임없이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한다. 하지만 그 모든 노력이 모인다면, 서점은 생존을 넘어 또 다른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키는 아니다. 여전히 많은 서점들이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문을 닫고 있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서점의 미래에 대한 염려가 자리 잡고 있다. 서점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책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이 사라지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하게 된다.

책을 손에 들고 책장 사이를 거닐던 주말의 짧은 시간이 나에게 던져준 질문과 생각들은 서점이라는 공간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해, 그리고 그것들이 우리에게 왜 소중한지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게 했다. 서점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은 우주이다. 그 우주 속에는 무한한 이야기가 담겨 있고, 그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또 다른 세상과 만날 수 있다.

교보문고에서 걸음을 옮기며 나는 책장을 유심히 살폈다. 그 속에는 어린 시절 나를 설레게 했던 동화책부터 청춘의 한 페이지를 채웠던 소설들, 그리고 지금의 나를 성장하게 하는 다양한 책들이 있었다. 이러한 공간이 사라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마음 깊숙이 자리 잡았다. 서점이 상품으로서의 책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며, 세상을 조금 더 넓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곳. 이것이 서점의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교보문고를 나서며, 나는 문득 이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그리고 언젠가 나의 아이가 이곳을 찾아 같은 감동을 느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서점이 과거의 유물이 아닌,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계속해서 존재하기를. 변화와 도전에 흔들리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서점의 내일을 기대하며, 나는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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