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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에 관한 생각
김재훈 지음 / 책밥상 / 2024년 10월
평점 :
이번에 피아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며, 우리는 이 악기와의 관계를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 있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김 재훈님의 <피아노에 관한 생각>이었다. 최근 피아니스트이자 연출가로 활약하고 있는 김재훈의 피아노에 대한 깊 은 생각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올해 예술계의 최대 축제 중의 하나인 '대한민국은 공연중' 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10. 4.~11.10. 서울 주요 공연장과 대학로, 청계천 등 전국에서 다채로운 공연 개최되고 있는 것이다. 이 중 김재훈의 피아노를 주제로 한 공연인 <PNO>를 관람하였다. 김재훈의 작품 'PNO'는 현대 사회에서 피아노의 의미와 역할을 탐구하는 독창적인 퍼포먼스였다. 이 작품은 음악 공연을 넘어, 피아노라는 악기를 중심으로 한 사회적, 문화적 고찰을 담고 있다. 김재훈은 이 작품을 통해 피아노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걸쳐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였다.
'PNO'라는 이름은 'Prepared New Objects에서 유래되었으며, 이는 피아노의 본질을 재구성한 새로운 악기를 의미한다. 김재훈은 두 대의 피아노를 해체하고 이를 재조합하여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악기를 만들었다. 이러한 퍼포먼스는 새로운 악기 제작을 넘어서, 피아노의 역사와 물성을 탐구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는 것 같았다. 피아노는 악기일 뿐만 아니라 문화와 예술의 상징으로, 그 안에는 많은 이야기와 감정이 담겨 있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피아노의 위상은 과거와 상당히 달라졌다. 과거에는 중산층 가정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피아노가 이제는 중고 거래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아이들이 피아노를 배우는 비율이 줄어들고, 다양한 악기를 배우는 경향이 늘어난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또한, 아파트 생활의 보편화로 인해 소음 문제로 피아노가 기피되는 현상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김재훈은 피아노를 악기가 아닌,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변화하는 예술적 사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그는 피아노가 우리의 일상에서 점차 소외되고 있는 이유를 탐구하며, 관객들 이 피아노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도록 유도하였다. 그의 작품은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피아노의 역사와 그 사회적 역할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한다. PNO는 기존의 피아노와는 전혀 다른 소리를 내는 악기이다. 김재훈은 피아노의 본체, 다리, 페달, 현, 파이프 등을 재구성하여 새로운 연주법을 개발했다. 이 과정은 마치 건축물의 일부를 재구성하는 것과 같으며, 관객에게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제공하였다. 이 악기를 통해 연주되는 곡은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을 따르며, 피아노의 역사에서 중요한 순간들을 담고 있었다. 김재훈은 피아노라는 악기를 통해 현대 사 회의 변화와 그에 따른 문화적 의미를 탐구하는 작품으로 탄생하였다. 피아노의 역사와 물성을 재조명함으로써 관객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는 경험을 했다. 공연 PNO는 음악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재미있는 공연이었다.
감명깊게 보았던 PNO와 함께 이번에 그의 신작인 <피아노에 관한 생각>을 읽을 수 있어 그의 피아노에 대한 생각을 더 깊게 알 수 있는 뜻깊은 기회였다. 피아노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악기로, 한국 음악 문화의 중요한 축을 형성해왔다. 그러나 현재 피아노의 위상은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다. 한때는 거의 모든 가정에 존재하던 이 악기가 이제는 낡은 가구처럼 여겨지기도 하며, 피아노 학원도 예전만큼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피아노가 지닌 가치는 여전히 존재하며,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한국에서의 피아노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1900년대 초, 피아노의 도입은 한국 음악 문화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피아노의 도입은 한국 사회의 음악적 흐름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피아노는 이제 연주 도구를 넘어, 문화와 교양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변화에 따라 피아노의 위치가 흔들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과거의 영광을 떠올리며, 우리는 그 의미를 다시금 돌아봐야 할 것 같다.
피아노를 배운 기억은 많은 이들에게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체르니를 연습한 시간, 가족과 함께한 음악 시간 등은 과거의 추억 이상으로 기억된다. 이러한 경험들은 공동의 기억으로 남아 있으며,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비록 피아노가 물리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그와 관련된 기억은 결코 사라지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 문화의 연속성과도 연결되며, 음악이 지닌 힘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기술적인 완벽함이 아닐 것이다. 음악은 다양성과 해석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이는 피아노 연주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다. 콩쿠르와 같은 경쟁적인 환경에서 우승하지 못한 연주자들도 그들의 음악적 해석과 표현에서 소중한 가치를 지닐 것이다. 음악은 정답이 없는 예술이며, 다양한 경험과 해석을 통해 더욱 풍부해지는 것이다.
피아노는 건반악기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성격을 지닌 악기이다. 전기기타, 드럼, 건반 등 다양한 악기와의 조화를 통해 피아노는 새로운 형태로 연주될 수 있다. 이는 피아노가 가진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연주자에게 창의적인 표현의 기회를 제공한다. 피아노는 그 자체로도 여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악기다. 피아니스트라고 해서 반드시 학위나 수상 경력이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진정한 피아니스트는 자신이 피아노 앞에 앉았을 때 어떤 태도로 연주하는지에 달려 있을 것이다. 음악이 개인의 삶과 경험을 반영하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연주자는 기술적 실력만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과 이야기를 담아내는 존재여야하기 때문이다. 비록 현재 피아노의 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이 악기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피아노는 수많은 표현 가능성을 지닌 악기로, 우리의 인생을 담을 수 있는 훌륭한 도구임이 틀림없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