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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다시 만날 것처럼 헤어져라 - 일과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 인간관계의 기술
조우성 지음 / 서삼독 / 2023년 3월
평점 :
절판
이제 곧 마흔의 길목을 앞둔 저에게 "마흔 다시 만날 것처럼 헤어져라"라는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마치 저에게 앞으로 이렇게 살아가거라는 지침서를 한권 던져준 느낌이었습니다. 예전에 아버지 친구분께서 아버지께 보낸 편지가 문득 생각이 났었습니다. "너도 이제 마흔이구나." 이 단어는 30년이 더 지난 지금도 그 종이의 질감과 필체가 그대로 제 머릿속 한켠에 아로새겨 남아있습니다. 그만큼 마흔이라는 단어가 저에게 있어서는 생소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아득히 먼 미래와도 같은 그런 단어였습니다. 하지만 이젠 제가 그 아득함을 고스란히 받아들여야할 때가 왔습니다.
사실 20대라고 하면 무언가 새로움과 싱그러움 그리고 아직은 낯설지만 펼쳐지지 않은 무한한 대지가 상상되며 30대라고 하면 이제는 활력이 넘치고 무언가 시련이 다가오지만 그 시련너머에는 고진감래라고 하여 달콤한 결실이 기다려지는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런 느낌의 서적이 많이 나온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40대는? 무언가 하나 빠진 느낌을 많이 받고 상실과 혼란이 가중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그만큼 저도 불혹의 나이가 다가온다면 사실 뒤를 돌아보면서 "나 이때까지 뭐했지?"라는 생각부터 가질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그런 저에게 마흔이 그리 낯설지 않음을 이야기해준 책이었습니다. 변호사인 작가는 본인의 걸어온 길을 이야기하면서 결코 그 길이 헛되지 않았고 지금도 그 의미가 가미되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의미가 모든 것이 유의미가 되진 않았음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경조사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거리감을 가질 것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그도 그런것이 최근 뉴스에서 경조사와 관련된 기사를 자주 접한 저로서는 더더욱 이 의미가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남의 경조사를 물질적으로 챙기는 편은 아닙니다. 정말 이친구가 내 친구고 나중에도 그리고 평생에도 함께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직접 돈봉투를 챙기면서 경조사에서 자질구레한 일을 제가 직접 나서서 도와주는 편입니다. 하지만 회사사람이나 아니면 입사 동기와 같이 겉도는 관계는 그냥 욕을 듣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자르는 것 같습니다. 같은 부서 회사 동료의 결혼식은 아직 한번도 가본 적이 없습니다.
세상 어떤 것이 정답이고 어떤 것이 오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애시당초 그 정답지라는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인생이라는 것이 더더욱 아름답고 존중받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의미는 지금 살아있다는 의미기도 하지만 나중에 우리가 눈을 감을 그 시간에 다시 이 모든 걸 돌아봤을 때 후회한점 남기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책갈피를 마음에 담아 이 책을 덮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