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는 연인 ㅣ 소설Q
이승은 지음 / 창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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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설집 『오늘밤에 어울리는』 이후 4년 만에 돌아온

이승은의 첫 장편소설 『도망치는 연인』이 출간되었다.

익숙한 저자는 아니었기에 김미월 소설가의 추천사를 유심히 읽어보았다.

그중 "가진 것 없이 가질 것도 없이 떠도는 두 연인이

어느 겨울 몰아치듯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점점 더 안 좋은 쪽으로 내몰리는 이 이야기"

라는 소개에 마음이 동했고

"이 작가는 첫 장편에서 이렇게 다 보여주면 어쩌나 걱정하는 마음과

첫 장편이 이 정도인데 무슨 걱정이랴 싶은 마음이 즐겁게 충돌한다."

라는 찬사에 기대하고 읽어도 좋을 소설이겠구나 싶었다.

한겨울, 매서운 한파만큼 시리고 혹독한 사건들이 두 주인공에게 벌어진다는 점에서

표지의 서늘하고도 강렬한 이미지가 이야기와 잘 어우러진다.

소설의 분위기는 무거운 편이나 문장의 호흡이 길지 않아 쉽게 읽혔고

"몇 장만 읽고 자야지 했는데 단숨에 다 읽었다"는 김미월 소설가의 말처럼

책을 펼친 뒤 얼마 안 되는 시간 만에 독서를 마쳤다.


*


"근데 우리가 왜 그렇게 놀랐지."


지수는 예나를 돌보며 머무는 영인의 펜션에서

이유 모를 불안과 강박을 느낀다.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여야 했던 아르바이트가 몸에 배어서인지

편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돈을 벌고 있다는 감각이 낯설어보인다.

시터 일이 차차 익숙해진 지수는

배관을 고치러 온 테오에게 영인이 허락했다며

냉장고 속 음식을 마음껏 대접하고 나눠먹는다.

그러나 밖에서 들려온 영인인 듯한 인기척에

마치 죄라도 지은 듯 화들짝 놀란다.

그리고 곧 그렇게까지 놀란 본인 스스로에게 의문을 느낀다.

아마도 단순히 냉장고 속 음식을 넘어 고급 펜션에서 마음 편히 시간을 보낸다는,

결코 내 것이 아닌, 내 것일 수 없는 감각들을

주인이 없는 새에 누리고 있었다는 죄책감이 아니었을까.


"돈이 많으면 뭐가 좋은 줄 알아?

돈이 많으면 벌레랑 싸울 필요가 없어.

벌레랑 싸우는 대신 그 시간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

- 107p 중


테오는 등유를 섞어 기름을 빼돌리자고 한 정사장의 제안이

퇴직금을 주지 않고 자신을 내쫓기 위한 박사장의 계략이었음을 알고 분노한다.

그런 테오에게 다가선 지수는

돈 때문에 머리 아파했던 숱한 순간들을

'머릿속의 벌레와 싸우는 시간'이라고 일컬으며

더는 벌레와 싸우지 않기 위해

박사장이 훔쳐간 돈, 아니 시간을 되찾아오자고 제안한다.

어찌 보면 정당한 듯한 행위이지만 결국은 범죄이다.

벌레와 싸워야 했던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

지수와 테오를 나쁜 선택으로 내몬 것 같아

안타까우면서도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저를 믿으셨어요? 저를 믿어서가 아니라

그냥 편했던 거 아니에요?"


영인과 지수는 사회적 위치도, 경제적 수준도 다르다.

그러니 사는 세계도 다르다.

그리고 그 '다름'을 실감하는 순간은

영인보다는 지수에게 보다 빈번하게 찾아온다.

비싼 목걸이를 잃어버렸다는 말에 제 것처럼 찾아 돌려주려 했지만

영인의 목에 손쉽게 채워져 있던 새 목걸이를 발견했을 때.

자신의 나이인 스물일곱에는 무엇을 했냐는 물음에

토론토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었다고 답했을 때.

나와의 다름을 체감하는 순간들이 모여

지수는 영인에게 진실을 털어놓는 대신 침묵을 택하게 되고

그렇게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할 기회는 영영 사라지게 된다.

어쩌면 지수는 처음부터 위 문장처럼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다.

진심으로 예나와의 시간이 즐거웠고,

자신에게 예나를 믿고 맡긴 영인에게 고마움이 들었을 것이다.

나쁜 상황이 연속되며 비뚤어진 마음이 안타깝다.


*



그럴듯한 선택지에 마음이 흔들렸다면

한가지 생각에 사로잡혀서 흔들리던 마음을 내어주었다면

그래서 '어제'라면 하지 않았을 일을 '오늘' 하고 말았다면

후회하고 또 후회할까. 아니면 후회하지 않을까.

괜찮아. 괜찮은 거야, 속삭이다가

너. 너 때문인 것 같아, 곁에 있는 사람이 미워질까.

끝내는 자신이 견딜 수 없이 싫어지고

스스로를 아끼는 마음이 사라져간다면

그때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을까.

그런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을까


작가의 말 중


『도망치는 연인』은 평범했던 두 연인이

'나쁜' 선택을 하게 되며 삶의 궤도가 틀어지는 이야기이다.

테오와 지수는 비록 가난할지라도 사랑과 꿈을 품은 사람들이었고

"누군가를 도왔다는 사실에 온종일 기분이 좋았"던

평범하고 선한 사람들이었다.

그런 그들은 살기 위해 나빠져야 했다.

박사장이 촉발시킨 악의가 테오에게,

다시 박사장에게, 또 다시 테오에게 돌아가며

연쇄작용을 일으킨다.

나쁜 일을 하지 않고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세상이었다면

상상할 수 있는 선택지가 보다 많았더라면 다르지 않았을까.

왜 나쁜 일들은 약자에게 유독 자주 일어나는 걸까.

소설을 읽으면서도, 뉴스에서 다종다양한 비극을 접할 때에도 든 생각이다.

그렇기에 두 사람이 행한 일을 두고도 어쨌든 '범죄는 범죄'라고

딱 잘라 결론내리기가 망설여졌다.

물론 돈을 훔치고 사람을 다치게 한 둘의 행위를 옹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책을 읽는 우리는 또한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이들이 내린 선택이 단지 온전한 의지로서의 선택일지.

가진 자에게 유리하도록 설계된 사회의 시스템이 이들을 무력하게 만들고

교묘히 선택지를 앗아간 것은 아닌지.

소설 곳곳에 자리한 아이러니도 흥미롭다.

테오와 지수는 자주 누군가를 돌보는 입장에 놓인다.

아픈 아버지를, 다친 영인을, 영인의 딸 예나를, 공격 당한 선욱을.

정작 생존의 최전선에 서 있는 것은 두 사람인 데도

자주 이러한 입장에 놓이며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거나

시급 만 원, 백화점 상품권 등으로 보상받는 상황이 왠지 씁쓸했다.

나쁜 일들만 이어지던 어느날

테오는 끝내 지수에게 이별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서로 괴롭히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런 테오에게 지수가 건넨

"나랑 헤어지면, 넌 잘 지낼 것 같아? 잠을 푹 잘 것 같아?

그게 아니라면 헤어지는 건 천천히 생각해보자. 그건 나중에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

라는 말이 마음 아팠다. 잠을 푹 자는 일이 헤어지는 일보다 어려워진 두 사람의 처지가.

그렇게 그들은 끝끝내 서로의 손을 놓지 못한다.

함께하기로 한 결정은 서로에게 구원일까 해악일까.

섣불리 판단하지는 못하겠다.

그러나 한겨울 폭설에도 온기를 나누며 장식용 전구 하나로도

어느 연인 못지 않은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던 둘을 기억하기에

그저 응원을 보내고 싶다.

테오와 지수, 하나가 아닌 둘이기에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할 수 있기를,

더는 숨거나 도망치지 않고 마음 편히 잠들 수 있는 밤을 되찾기를 바라본다.



* 창비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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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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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듯하고 유쾌하지만 어쩐지

마음 한구석이 찡해지는 응원의 목소리,

"잘하고 있어"

스스로 조금은 환상적인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지나치게 현실에 발붙인 이야기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오해였음을, 이번 소설집을 읽고 깨닫게 되었다.

각 단편들의 폭발하는 핍진성에 사로잡한 채

이틀 만에 소설집을 모두 읽었다.

너무 자잘하고 자세해서 고개를 돌리고 싶은,

그러나 왜인지 눈을 뗄 수 없는 묘한 매력이 담긴 소설들이었다.

​

한편 지난 7월 28일, 장류진 작가님의 『연수』 북토크에도 다녀왔다.

당시 풀어주신 『연수』에 대한 이야기들 중 인상 깊었던 대목들을

각 단편들의 리뷰와 함께 공유해보려 한다.


〈연수〉

​

신규 프로젝트로 인해 못하는 운전을 다시금 시작해야 하는 직장인 주연이

중년 여성 강사에게 운전 연수를 받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자신과는 다른 삶의 방향, 무례하게 느껴지는 강사의 언행에 경계심을 갖던 주연이

연수를 거듭하며 차츰 마음을 여는 과정이 물흐르듯 자연스럽다.

운전이든, 삶의 방식이든,

'나는 못'한다고 굳게 한 발짝 떨어져 있던 마음의 거리가 점차 좁혀지는 모습이 좋았다.

​

모두가 같은 삶을 살 수는 없다. 정답인 삶도 없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맞는 길을 걸어가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각자의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게 된 길목에서,

서로를 향해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주면 되는 것 아닐까.

​

나는 그럴때마다 겨우 이런 일이,

결국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손끝에서 결정되어버리는 일이,

일생의 가장 기쁜 순간씩이나 되는 그런 삶은 결코 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곤 했다.

40p

〈펀펀 페스티벌〉

​

원하는 기업 입사 시험의 3차 관문, 합숙면접에 들어간 취준생 '지원'의 이야기이다.

읽으면서 <슈퍼스타K>라는, 예전에 방영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떠오르기도 했다.

면접 마지막 날 열리는 '펀펀 페스티벌' 공연을 준비해야 하는 조원들의 상황이

꼭 <슈퍼스타K>의 조별 미션을 연상케 했다.

'악마의 편집'으로 악명 높았던 해당 방송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장면 중 하나가

경험을 무기로 조원들을 휘두르는 목소리 큰 리더와, 그에 맥을 못 추고 휘둘리는 조원들이었는데

리더 '찬휘'와 지원을 포함한 나머지 멤버들의 모습이 이에 부합했다.

​

그런 와중에도 지원은 부단히 노력한다.

연습이 수월하게 흘러가도록 상황을 살피고, 갈등이 생긴 팀원들 사이를 중재하며…

만약 이게 방송이었고, 어느 카메라맨이 이러한 모습을 포착해 방송에 내보냈다면

지원은 시청자들의 호감과 응원을 얻어 생방 무대까지 진출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원의 이런 노력을 알아주는 건 지원 자신뿐이었다.

'결과'가 아닌 '과정' 속 지원자 개개인의 모습을 세심히 알아봐주는 이는 없었다.

지원의 모습을 보며 공감되기도, 그래서 연민이 느껴지기도 했다.

먼 훗날, 자신을 위축시켰던 찬휘의 말은 무시한 채

'내 쪼대로' 노래를 부르는 지원의 모습이 통쾌하고 환했다.

​


그건, 크게 망하진 않을 거라는 이야기니까.

역시 대박보다는 폭망하지 않는 게 우선이었다.

61~62p

〈공모〉

​

남편 없이 홀로 딸을 키운다는 '천사장'이 운영하는 술집 '천의 얼굴'.

남성 상사들에게 이끌려 어쩔 수 없이 드나들어야 했던 그곳을 주인공은 싫어했다.

별맛 없는 안주들도, 천사장의 클리비지도, 짐작 가는 인기 이유도 모두 싫었던 주인공은

본인의 팀을 꾸리기 시작하면서 천의 얼굴에 발길을 끊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을 끌어주던 상사 김상무에게

난데 없는 인사 청탁을 받게 되는데, 그 지원자가 천사장의 딸이며

천사장이 암에 걸렸다는 이야기들 듣고 왜인지 마음이 요동친다.

​

남초 회사에서 자신의 존재를 축소시키고

자연스레 미래 역시 기대하지 않고 살아가던 주인공이

생각지 않게 오래 회사에 남게되면서

사내 분위기를 쇄신하는 한편,

떠나버린 여자 후배들을 떠올리는 대목들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주인공에게 천사장의 딸 세원은

한눈에 알아본, 다신 놓치고 싶지 않은 '아기 새'였기에

윤리 의식과, 개인적인 욕망 사이에서 크게 갈등하게 된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와,

주인공의 선택에 몰입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

또한 북토크에서 마지막 장면에 관해

하나의 해석을 내놓기 보다는

'이러한 것이 아니었을까요?'라는 식으로

말하고 싶으시다는 작가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본인이 창작한 인물들, 이야기이지만

소설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대상으로

바라보시려는 거리두기가 인상적이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수능을 다시 본다고 했다, 수능을.

그건, 인생을 그렇게까지 리셋하고 싶을 정도로 이곳이 싫다는 말이었다.

내가 데리고 있던 애가 그런 마음을 내내 품고 있었다는 말이었다.

145p

〈라이딩 크루〉

​

말이 필요없는 화제작(?), 액자식 구성의 우당탕탕 소동극이다.

라이딩 크루를 운영하는 크루장 주인공은

크루 멤버 이슬과 잘 해보려는 흑심을 품지만

새 멤버 영입으로 상황이 의도치 않게 흘러가게 된다.

​

참 지질하다, 싶으면서도 끝에가서는 연민이 들 지경인 주인공의 행보에

오랜만에 소설을 읽다 크게 웃은 것 같다.

나는 페달을 힘차게 밟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벌써 진 것 같은 기분에 휩싸였고, 자꾸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224p 중에서


〈동계올림픽〉

역대급 한파가 닥친 설 연휴, 인턴기자 마지막 과제로

한국 쇼트트랙의 미래라 불리는

'백현호' 선수 자택 취재를 가게된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

온몸이 얼 듯한 날씨도,

전화기 너머 묘한 압박을 주는 부모님도,

힘겹게 찾아간 자택 안 선배 기자들의 눈초리도,

쇼트트랙 경기가 펼쳐지는 빙상장 마냥 냉랭하게 느껴진다.

​

그런 와중 따뜻한 떡국을 대접해주는 백현호 선수의 어머니,

꿈속에서의 다정하고 화목한 가족들,

정신을 잃은 '나'를 집에 데려와 롱패딩을 입혀 보내는 누군가의 부모님,

그들의 환대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하던 주인공을 조금이나마 녹인다.

​

추운 겨울 거리를 헤매던 주인공이 환상적인 꿈을 꾸게 된다는 점에서

'성냥팔이 소녀'가 연상된다는 이야기가 북토크에서 나왔다.

동화의 결말은 모두가 알고 있듯 소녀의 죽음이지만,

소설 속 주인공은 죽이는 대신 따뜻한 옷을 입혀주고 싶었다는

다정함이 물씬 느껴지던 작가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반사적으로 어깨가 움찔거렸다.

이미 잘 알고 있는 어떤 흐름이 시작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

〈미라와 라라〉

서른두살에 입학한 국문과 최고령 장수생, '미라'를

같은 과 주인공의 시점에서 따라가는 이야기이다.

미라는 회사를 관두고 소설을 쓰겠다며 국문과에 들어온 인물이지만,

형편 없는 소설만 써내는, 합평에서도 '깍두기' 같은 존재이다.

그런 미라가 '창작 여행'으로 그리스 크레타 섬에 다녀온 뒤

완전히 달라진 소설을 써와 모두를 놀래킨다.

대체 미라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잘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그 사이의 간극 때문에 괴로웠던 경험이 있는 누군가라면 크게 감응할 소설이다.

남들은 모두 말리지만 내게는 너무도 '귀하고 중요한 일'이 있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까.

소설은 그 일을 끝끝내 놓지 못한대도 함부로 미련하다며 손가락질할 수는 없다고,

결국 포기한 채 다른 길을 걸어간대도 이를 실패라고 규정지을 수도 없다고 말하는 듯하다.

​

북토크에서 소설 속 인물들에 작가님 본인이 투영되었다는 사실과

실제 경험담이 녹아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왠지 더 마음이 갔던 소설이다.

만약, 첫 소설이 크게 화제되지 않았더라도 계속 소설을 썼을 것 같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계속 썼을 것이라고 망설임 없이 답하시던 작가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

남들의 뭐라든 세상이 반응이 어떻든

내게 '귀하고 중요한 일'이기에 계속 해나가는 모두를 응원하고 싶다.

​


그래도 나한테는 이게 제일 귀하고 중요해. 너처럼

329p


​

돌아가는 원리는 모르겠지만 자꾸만 무언가 출력되는 조그만 기계.

작가의 말에 쓰신 본인에 대한 비유가 인상적이었다.

일상의 단면들을 주의 깊게 포착해두었다가

놀라운 이야기들로 파생시키는 작가님의 앞날을 힘껏 응원하고 싶다.

​

우리 모두는 '연수' 중에 있다.

삶이라는 초행길을 더듬 더듬 나아가는 초보 운전자들.

눈 앞에 펼쳐진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정답만 골라내는 사람은 없다.

때론 길을 잘못 들어 돌아가기도 하고,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내가 원했던 곳이 아님을 깨닫기도 한다.

그럴 땐 그저 유턴 지점을 찾아 돌아가면 된다.

그러니 멀리 앞서가는 차를 보며 조급해 할 필요도,

탄탄대로 같은 옆 차선을 보며 부러워할 필요도 없이

빠르진 않더라도 차근 차근, 나만의 길을 가면 될 뿐이라고 소설들은 말해준다.


*창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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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잘잘 : 일 잘하고 잘 사는 삶의 기술
김명남 외 지음 / 창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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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것 중 하나, 바로 '일'이다.

저마다의 삶에 일이 차지하는 비중도, 갖는 의미도 다양하겠지만

이왕이면 자신의 일을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만은 같지 않을까.

​

이 책은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저자들이 들려주는 '일 잘하는 법'을 담고 있다.

저자들의 면면이 화려한데, 과학전문번역가 김명남,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심채경,

SBS <문명특급> 피디 홍민지, 전 닷페이스 대표 조소담,

청소노동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 김예지, 80만 유튜버 이연,

살림의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추혜인, 오늘의집 브랜드마케터 출신 무과수,

뉴 그라운드 대표 황효진, 이렇게 총 9명의 글이 실려있다.

구독 중인 유튜버 이연과 <알쓸신장> 등의 방송 출연으로 알고 있던 심채경 박사 등 익숙한 저자도 있고

새롭게 알게 된 분들도 있다. 그래서 사실 처음에는 이미 알던 분들의 글에 더 흥미가 갔지만

차례대로 읽어나가다 보니 모든 분의 글에 진정성과 힘이 되는 조언이 담겨 있어 큰 도움을 받았다.

​

이 책이 특히 좋았던 건 '일'과 관련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각 직업마다의 업무 관련 조언뿐만 아니라

저자들이 각자의 직업을 택하게 된 경로, 그 과정에서 겪은 고민과 어려움, 각자가 내린 결론 등

우리 '삶'과 관련된 내용까지 폭넓게 담겨 있어 더욱 몰입하고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

그래서 진로 고민을 하고 있는 대학생, 목표를 위해 달려나가고 있는 취업준비생,

각자의 일에 적응 중인 사회초년생, 이직을 고민 중인 분 들이라면 특히 더 도움과 위로를 받을 수 있을 듯하다.

현재 취업을 위해 관련 공부를 하며 막막함과 걱정이 컸던 나 역시 책 속의 많은 대목들에서 필요했던 답과 응원 들을 얻었다.


인상 깊었던 대목들

내가 가지 않을 길에 대한 미련을 확실히 떨치려면, 약간 체험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자신이 일에서 바라는 조건이 무엇인지를 훨씬 더 명료하게 깨달을 수 있어요. - 15p


크고 멋진 돌들 사이에 작은 돌들이 앙증맞게 놓여 있는 것도 좋겠지요. - 35p

심채경 박사님의 챕터를 보며 위로가 되었던 대목이다.

'스스로를 칭찬할 일이 있은 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무언가를 성취해본 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굳이 필요하지 않은 컴퓨터활용능력시험을 보러 가셨다고 한다. '스스로에게 내린 긴급처방'으로.

크고 작은 목표들을 징검다리 사이에 놓인 돌들에 비유하신 점이 인상 깊다.

크고 멋진 돌들만 있는 징검다리보다 중간 중간 작고 귀여운 돌들이 놓인 징검다리도 좋지 않겠냐는 말씀에 동의한다.

달리다 지친 나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일이라면,

효용성을 따지기보다는 나를 일으켜 세워줄 고맙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주체적인 변화와 확장의 한편은 언제나 실패로 얼룩지곤 했지만, 그 얼룩도 나의 일부임을 인정했습니다. 그러고 나면 다 괜찮았습니다. - 41p






말하자면, 하고 싶은 일과 하기 싫은 1+1 행사 상품이다.(···) 하기 싫은 일을 잘할 때까지 하다보니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 51p


홍민지 PD님은 일을 시작하고 해야 했던 일 중 편집이 정말 싫으셨다고 한다.

하지만 '이왕 하는 거 잘해보자'라는 마음으로 가장 먼저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하며

우직하게 편집에 매달린 결과, 편집을 잘한다는 동료들의 평가와 새로운 프로그램 연출 기회를 얻었는데

그 프로그램이 바로 <문명특급>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하기 싫은 일만 했는데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됐다는 PD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본인의 일을 대하는 책임감과 성실함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보상을 받는구나 싶었다.

나 역시 나중에 맡게 될 다양한 업무 중 '싫은 일'을 이런 마음으로 극복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

일과 삶 사이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이라는 용어처럼

일을 하는 시간은 종종 삶과는 분리된 시간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일이란 하루 중 자는 시간을 제하면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어느 곳에서도 얻지 못할 의미와 성취를 안겨주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가 택한 일은 곧 우리가 택한 삶을 뜻하기도 한다.

그 일을 더 즐겁고 건강하게, 최선을 다해 '잘'하는 일은 결국 우리의 삶 자체를

더욱 윤택하고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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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지 엄마 ㅣ 건전지 가족
강인숙.전승배 지음 / 창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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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충전 완료야.




『건전지 엄마』는 아이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작은 히어로,

'AA 건전지' 엄마의 활약을 담아낸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건전지 엄마』 역시 전작 『건전지 아빠』와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이 존재하는데

책 앞부분에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는 QR코드가 수록되어 있어 재밌고 신기했다.

책을 읽기 전이든 후든 순서는 자유지만 꼭 한번 감상해보길 바란다.

책 속 장면들을 스톱 애니메이션으로 만나며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책을 읽기 전과 이 페이지를 읽을 때까지만 해도 '엄마'라는 존재를 건전지에 빗댄 이야기인가? 생각했는데

말 그대로 건전지 주인공의 이야기였다.

숲길 어린이집 교사와 함께 출퇴근하는 건전지 엄마는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활약을 펼친다.

중간에 큰 위기가 닥치기도 한다.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건전지 엄마의 모습이 박진감 넘치게 그려진다.


건전지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릴 때 해본 엉뚱한 상상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동심을 되찾는 기분이랄까.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기계들 속에서 건전지들이 이렇게 열일 중이라고 상상해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ㅎㅎ


고된 하루가 끝나고 집에 돌아온 건전지 엄마를 반기는 건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다.

그림책 두 페이지를 가득 채운 엄마와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덩달아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잠에 든 아이들에게 속삭이는 "엄마 충전 완료야."라는 말에서

이루말할 수 없는 크기의 사랑이 전해진다.

이처럼 가족이란 서로의 존재만으로 휴식이자 삶의 원동력이 되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

온종일 주어진 자리에서 제 역할에 충실하느라 고단했을 하루의 끝에서도

아이들을 가득 품에 안고 미소 짓는 건전지 엄마의 모습을 보며 자연스레 부모님을 떠올리게 됐다.

어린시절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줄곧 애정어린 시선으로 날 바라봐주시는 부모님께 더 큰 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 거대한 사랑과 수고를 모두 되돌려드릴 길이야 요원하지만 더 많이 웃고, 행복하게 만들어드리고 싶다.


​

작은 몸집이지만 큰 에너지를 가진 주인공의 하루를 통해 곁에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그림책 『건전지 엄마』.

사랑하는 아이, 부모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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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
이길보라 지음 / 창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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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곤 철렁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봤을 때 느낀 감정과 비슷했다. 

무엇인가에 대해 알고, 이해한다는 믿음이 깨지는 순간은 언제나 충격을 동반한다. 

나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나 역시 자주 타인의 고통 앞에서 공감한다는 표현을 쓰곤 해왔다. 

그런데 그것이 착각이었다니.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책장을 넘겼다. 


*


저자인 이길보라 작가는 호떡을 팔러 나간 부모를 기다리며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던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논픽션 작품들을 통해 세상을 간접 경험하며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농인 부모를 둔 코다로서 농사회와 청사회를 오가는 경험을 주로 이야기하던 그는 농인 사진가 사이토 하루미치의 책 <서로 다른 기념일>을 읽은 뒤 논픽션이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나가는 도구'라고 확신한다. 이 책을 통해 '가까이 있기에 제대로 보기 어려웠던 농인부모'의 세계를 만나고  딸의 시선이 아닌 부모의 시선에서 그들이 마주했을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 하루미치는 청인 자녀 이쓰키를 키우는 농인이다. 자녀와 장을 보러 간 때 이쓰키가 수어로 "음악, 있어!"라고 한다. 그러자 저자는 답한다. "음악이 있구나, 이쓰키에게는. 엄마, 아빠, 음악 없어! 대신 음악을 봐."


그렇다. 청인은 음악을 듣고 농인은 음악을 본다. 그렇게 서로 다른 세상을 마주 보는 일은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 아니다. 


당신과 내가 다르기에 기쁘고 즐겁다고 말하는 저자는 서로의 다름을 마주할 때 아쉬워하는 것이 아니라 축하할 것을 제안한다. '다름'으로 확장될 세계를 기대하며 그 차이를 마주한 순간을 '서로 다른 기념일'로 삼자는 거다. - 7p 


그제야 제목이 뜻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는 그동안 타인을 공감한다며 그들의 고통을 안타까운 한계점, 응당 슬퍼해야 하는 일로서만 취급해왔다. 그러나 고통은 그저 '다름'에 지나지 않을 뿐이며 그들의 세계는 이미 온전하다. 이 사실을 깨닫자 나의 세계 역시 조금은 확장되는 듯했다.


저자는 '고통에 공감한다는 단순하고 납작한 착각'을 넘어설 때 비로소 만날 수 있는 더 넓고 깊은 세계를 다양한 논픽션 작품들과 함께 소개한다. 이것이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시각이라고 믿으며. 1부 '나를 만든 세계'에서 2부 '나와 우리가 만드는 세계'로 세상을 정확히 바라보기 위한 담론은 확장된다. 


1부에서는 노동을 할 수 있는 몸만이 살아가기에 적합하고 시민권을 행사할 자격이 있다고 기준 매기고 그 외에는 '장애'라 이름 붙인 역사에 대항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크립 캠프 : 장애는 없다>, 다수의 몸을 중심으로 설계된 세상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는 책 <마서즈 비니어드 섬 사람들은 수화로 말한다> 등이 소개된다. 그간 얼마나 많은 것들이 비장애인의 관점에서 손쉽게 이름 붙여지고 판단되어왔는지를 깨닫는다. 나 역시 그 세계에 속한 채 편안히 살아가며 문제를 외면해왔음에 깊이 반성했다. 이 밖에도 재일조선인, 미등록 이주아동 등 다양한 경계에 선 이들을 조명하며 그들의 삶을 제한하는 낙인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지난날을 특히 부끄럽게 반추하게 만드는 대목이 있었다. 저자는 박종필 감독의 작품 <버스를 타자! : 장애인 이동권 투쟁보고서>를 소개하며 그 안에 담긴 장면들을 묘사한다. 거기엔 과거 언젠가의 내 모습이 있었다. 


등굣길에 지하철을 갈아타려는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로 열차가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방송을 듣곤 아뿔싸 했다. 한참을 기다리다 결국 역 밖으로 나가 출근길 인파로 붐비는 버스에 겨우 올라타고 교수님께 시위 때문에 늦을 것 같다는 연락을 드렸다. 그때 버스 기사와 승객이 나누는 대화가 들렸다. 중요한 일정이 있는데 망쳤다며, 일부러 출퇴근길에 시위하는 장애인들 때문에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가 막심하다며 전장연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그때 나는 잘못 없는 시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점에 동감했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더불어 여러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함은 이해하지만 그 방식이 왜 생계를 위해 지하철을 이용해야만 하는 이들을 볼모로 삼는 것이어야 할까 싶었다. '그들의 요구를 들어줄 힘이 없는 시민들이 아닌 정부와 국회를 향해 소리쳐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도 들었다. 


그러나 권리를 찾기 위해 그들이 벌여온 투쟁의 역사와 탈시설을 포함한 다양한 권리를 위한 예산 확보의 필요성, 인권침해의 온상인 시설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정부, 시설운영자, 장애인의 가족, 국민 4자 간 침묵의 카르텔 때문이라는 지적 앞에서 그간의 착각은 깨졌다. 나는 잘못이 없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카르텔 속에서 침묵하고 외면해온 방관자였다. 그들을 이해하는 한편 방식에 아쉬움이 들던 그간의 갈등에 방점이 찍히는 순간이었다. 지하철에서 벌어지는 이동권 투쟁은 배려하고 피해 보는 입장이 아닌 방조에 동참한 가해자로서 뼈아프게 들으며 이제라도 힘을 실어야 할 목소리였다.


2부에서는 저자가 다른 이들과 연대하며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글방을 통한 연대, 경험을 고백하는 방식의 연대, 삶의 형태를 통한 연대를 통해 개인과 개인이 연결되어 서로의 동료, 파트너가 되는 벅찬 순간들이 그려진다.


가족 돌봄 청년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을 일컫는 '영케어러'에 관한 담론이 인상 깊었다. 준비 없이 돌봄 제공자이자 가장이 되어야 했던 청년들. 이력서에 쓸 수 없는 돌봄 노동으로 소비되는 에너지, 홀로 떠안아야 하는 무거운 짐에 외롭고 불안했을 이 땅의 수많은 영케어러를 떠올렸다.


당사자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은 영 케어러가 누구이며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실질적으로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아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 153p


돌봄과 복지의 사각지대에서도 강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다 우리 곁을 떠난 한 청년이 생각나 눈물이 났다. 영케어러에 관한 담론이 더욱 크게 형성됐더라면, 그래서 실질적인 도움과 보호 안에서 그 많은 짐을 혼자 떠안지 않을 수 있었다면 그를 지킬 수 있었을까. 상대의 짐이 나의 짐이 될 수는 없겠지만 그가 홀로 무거움을 견디지 않게 나눠서 지고 걸어갈 수는 있다. 돌봄에 대한 담론은 더욱더 커져야 한다.


*


책을 읽으면서 독자의 세계는 조금씩 확장된다. 어떤 책은 한 번에 깊고 넓은 폭으로 세계를 확장하기도 한다. 이 책이 그러했다. 우리는 완전히 같은 정체성을 공유하며 살고 있지는 않아도 어느 한 부분 이상은 반드시 공유하며 살아간다. 그 지점에서 시작해 점점 더 넓은 영역을 향해 서로를 알아가는 노력이 지금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이 책을 읽고 책에서 소개하는 작품들을 보는 것으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 창비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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