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시나리오 1 - 의문의 피살자
김진명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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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사실보다 더 진실이라야 한다." 1권 54p



시대를 넘어도 입이 떡 벌어지는 이야기.
2004년에 출시되었다가 이번에 개정되어 재출간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한반도라는 소설로 김진명 작가를 처음 접하고 띵하게 뒤통수를 맞았던 기억이 있는데 이 책도 들어는 봤지만 아직 읽기 전이라 기대가 되더라고요.


[어느 날 장민하검사는 베이징의 위안검사에게 한국인 피살 사건의 협조를 부탁받는다. 피살자의 이름은 이정서. 한국의 소설가이며 이틀 전 평양발 고려항공으로 베이징에 도착해 그날 밤 권총 피살되었다는 것. 한국발 뉴욕으로 떠난 소설가가 떠나기 직전 청와대의 안보보좌실과 통화를 했고 그가 쓰던 글에는 정치적 음모가 담겨있고 돌아가는 정치적 문제와 맞아떨어진다.]


조금 비틀어지긴 했지만 현 시대적 배경과도 맞물려 너무나도 비현실적인데 현실인 그런 정치적인 이야기들로 현실이 비현실같은 그런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너무나 현실같은 이야기네요. 무시하고 넘어갈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현 정치, 사회적 사건들을 정리해 스토리로 나열해 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3의 시나리오. 어딘가 어두운 곳에서 분명히 말도 안되는 일들을 조종하는 더 큰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음모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한번쯤 생각하고 있을 이야기가 아닐까요? 꼭 음모론으로 몰고가기엔 현실이 너무나 영화같은 세상이지만 말이죠..


"비리 없는 기업이 몇이나 되겠나? 한국 사회의 기업은 여하튼 문제가 있게 마련 아닌가. 그런데 검찰은 못 캐내. 겉부터 핥아 들어가면 막강한 변호사들을 동원해 전부 막아내거든." 1권 68p


한 한국인의 의문의 피살로 시작해 미국과 북한 그리고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근래 가장 세계적으로 떠들썩했던 이런저런 명분을 끌어다 모으고모은 이라크 전쟁과 한창 떠들썩했던 미국의 조지부시 재선 등등 들어보았던 음모론이라 생각했던 소설같은 진실과 거짓(소설속 이야기) 사이를 매우 바쁘게 오갑니다. 

언제쯤 대한민국은 인접국가 및 미국의 눈치를 보지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요?

남북회담이 이루어졌고 양국의 공조로 옛 전쟁이후 밟을 수 없는 땅이 되어버린 DMZ 지역의 발굴 작업도 진행되고 있는 지금 이러한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소설은 너무 현실감 있게 다가옵니다. 솔직히 이제 뭐가 진실이고 뭐가 거짓인지 모를 정보의 시대에 살고 있다 보니 무서워지기까지 하려고 해요. 왠지 모르겠지만 한숨이 푹푹 나오는 걸 참을 수가 없었달까.. 그랬습니다.


"당시 미국은 우리나라의 신용 등급을 한 단계 털어뜨리겠다는 뜻을 내밀한 채널을 통해 전해 왔다지 않아. 노 대통령은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데다 그런 일까지 일어난다면 한국 경제는 향후 수년간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헤어날 수 없다고 생각해서 할 수 없이 그런 발언을 했던 게지." 1권 137p


책 속에는 기업이나 정치인 등등 실존하는 인물이나 상호들이 가감 없이 오픈되어있어서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읽었어요. 지금 최대 정치적인 이슈가 되어야 할 북미관계 뉴스가 말 못 할 더러운 사회적 사건들로 덮이고 있는 판이지만 그뿐이 아닌 한반도 문제들을 떠올려보게 되는 계기를 줄 소설인 것 같아요. 더럽다 더러워라며 정치사회에 신물 나고 지긋지긋 한 시기인데 조금 다시 관심을 가져야겠단 생각이 든달까요.


"미국은 적이 필요한 나라네. 적이 없어지는 순간, 미국의 군대와 군수산업은 백척간두의 운명에 놓일 것이네. 
미국은 비극적인 운명에 처해 있는 나라야. 세계를 리드하는 기술이 모두 군사 부분에서 나오고 있는 이상한 나라지. 군사적 적대 상황이 종료되는 그 순간, 미국은 병든 강아지처럼 시름시름 앓다 결국 죽음에 처하고 말아." 2권 211p


이야기 속 인물들이 초반엔 연결이 1도 되지 않을 듯 보이지만 나중엔 큰 원이 점차 합쳐지며 교집합이 되어 엮이듯 뚝 떨어져 있던 두세 덩이가 나중에 하나로 이어 합쳐질 때에 어마어마한 진실이 밝혀집니다. 장검사나 김정한 일행 등등의 조각조각 나누어진 정보들을 짜집어가다 큰 그림이 완성되는 그 느낌적인 느낌.

한편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듯 현실 이입하며 소설을 읽긴 했지만 솔직히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소설인 건지 헷갈립니다. 너무나 소설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보니  소설이 전부 진실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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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문신한 소녀
조던 하퍼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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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신명나는 스릴러 한 편을 만났습니다.

범죄조직의 수장 크레이그 홀링턴. 교도소에 갇혀서도 자신의 권력으로 사방을 통제하고 지시하는 범죄의 권력 상위에 있는 자. 어느 날, 그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법칙으로 남자와 여자 그리고 아이... 세 사람의 영장을 발부한다.

글을 읽고 있으면 눈앞에 그림이나 영상이 펼쳐지는 느낌이 있었는데 아마도 그건 저자가 드라마 제작사로서 명성을 구축해 온 경력이 있기 때문인가 봅니다. 치밀하게 떡밥을 던져놓은 후 완벽하게 회수하는 센스와 속도감까지 갖추고 있어서 스릴러로서 흥미를 돋우는 것이죠.

출소 직전 범죄조직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감옥에서 적을.. 그것도 아주 말도 못 하게 큰 적을 만들어버린 네이트. 감옥에서 나오지만 나온 게 나온 것이 아닌 상황, 감옥에 있을 조직의 수장인 그가 내린 현상수배에 자신을 포함해 전처와 딸 폴리까지 표적이 되어버렸다.  전처가 살고 있는 곳에 가니 이미 새 남자와 함께 죽어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폴리를 살리기 위해 네이트는 역으로 그들에게 손해를 입힐 계획을 한다.

온 세상이 나를 쫓는다. 이런 상황이면 과연 합법적인 것만 하며 버틸 수 있을 것인가... 아니 그 이전에 폴리도 그렇고 그 앞에 네이트도 그렇고 애초에 처음에 무얼 접하느냐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습니다. 너무나 낯설지만 믿을 것이라고는 너무나 오랜만에 보는 생물학적 아버지뿐. 아는 것 하나 없이 보고 겪는 것이 전부인 정보. 이러한 상황에 애착 곰돌이와 대화하는 11살 꼬맹이가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안에서 낯선 아버지와 함께 가족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아빠, 저 사람을 죽게 놔둘 수 없어요."

"널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면 할 수 있어. 그렇게 할 거야."

"난 그러고 싶지 않아. 이런 식으론 안전하고 싶지 않다고요."

(중략)

그때 조수석 문이 찰칵 열리는 소리가 났다. 그가 고개를 돌렸을 때 이미 폴리는 거리로 나간 후였다. 그녀는 골목을 향해 달렸다.

빌어먹을.

네이트는 신문지를 쳐내고, 그 밑에 숨긴 총을 집으려 했다. 하지만 물기를 흘리고 있는 음료수 캔만 잡혔다. 권총은 폴리의 손에 있었다. 폴리가 그 자리에 따지도 않은 음료만 놔둔 것이다.

226-227p

읽다 보면 과연 저게 옳은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며 읽다가도 폴리의 한방에 흐뭇해하고 있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달까요. 이율배반적인 느낌이 마구마구 드는 것도 현실입니다.

죽지 않으려면 죽여야 한다는 공식이 완벽하게 배어있는 느낌이랄까요. 어찌 되었든 주인공이 죽는 건 원치 않으니 살았으면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바르게만 할 수는 없는... 그런 것. 이게... 말도 안 되는 듯한 지키고 싶지 않은 규칙을 어겼을 때의 무언가.. 스릴? 쾌감? 같은 걸 동반하는 걸까요?

마지막 연의 쪽지 내용을 확인했을 때의 안도감. 그리고 왠지 속편이 나올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책을 받고 한참을 묵혀두었다가 뒤늦게 집어 들었지만, 일단 책을 잡고 페이지를 넘기기 사직하면 한 장 두 장 훅훅 넘어갑니다. 초반엔 응? 하는 느낌이었지만 스토리가 하나씩 보이기 시작하면서 네이트와 소녀 폴리가 어떤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하게 될 것인지 궁금해서 책을 쥐고 있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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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은 잠들다
미야베 미유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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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역시 미미 여사인가..라고 생각하며 읽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일단 미야베 미유키라는 타이틀은 일본 미스터리를 몇 번 읽었다 싶은 독자들에게는 신간 소식이 들리면 한 번은 돌아볼 법 한 이름이니 선택하지 않을 수 없죠. 미미 여사의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미미 여사의 미스터리 소설을 보고 있으면 숨을 꾹 참고 단숨에 훑어나가게 되는 것 같아요.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숨 막히는 긴장감.

아무래도 읽다 보니 스토리 진행에 있어서 현재와는 좀 다른 배경에 의문이 생겨서 확인해보니, 1992년에 일본에서 초판이 출간되었던 작품으로 미미 여사의 대표적인 초기작이라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서도 2006년에 초판 발행되었다가 이번에 새롭게 옷을 입고 재판된 모양입니다.

 

"저 오픈된 것 같아요. 이런 일은 처음인데."

라이트를 켜도 1미터 앞이 채 보이지 않은 폭우를 퍼붓는 태풍을 뚫고 느릿하게 운전하며 전진하던 잡지사 <<애로>>의 기자 고사카는 태풍의 한복판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 펑크가 나서 길에 웅크리고 앉아있던 고 1의 이나무라 신지를 만나게 되어 차에 태우게 된다. 그렇게 거센 태풍을 가로지르며 가던 중 무언가를 덜컹하고 타고 넘는 느낌에 차를 세워 힘겹게 확인하니 맨홀 뚜껑이 반달 모양으로 열려 있는 것을 발견하고 오싹한 기분에 휩싸인 것도 잠시, 근처에서 어린이용 노란 우산을 발견하고 직후에 어린아이를 찾는 남자 어른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아이 실종사건이 어영부영 흐르고 일상으로 돌아와 취재를 다녀온 고사카에게 신지가 했던 것은 모두 속임수라는 이야기를 하러 왔다며 오다 나오야가 찾아온다.

사건의 발단은 흡사 나비효과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작은 날갯짓에 어딘가에서는 태풍이 일어날 수 있는... 그런 것. 별것 아닌 것 같은 오히려 나도 득보고 남도 득 볼 거라 생각했던 행동 하나가 가져온 파국.

가까이 있거나 손이 닿는 것만으로 상대의 마음이나 기억을 읽을 수 있는 두 소년이 한 사건을 계기로 만난 잡지 애로의 기자와 얽히며 발생한 사건들로 모두의 운명에 맞서는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사실 이 소설은 이야기를 끌고 가는 사람의 이야기도 있지만 그가 우연히 만나 관찰하게 된 능력자 소년들의 이야기가 얽혀 진행됩니다. 그래서 하나의 주인공이 아닌 이야기는 관찰자 시점이지만 스토리는 세 줄기인 것 같은 느낌이에요. 소설보다는 기자의 자신의 사연이 섞인 사건 후기글을 보는듯한 느낌도 들었고 말이죠. 하여 두근두근 심장 졸깃하게 쪼여가다가도 한 번씩 그때 이 상황에 이랬더라 같은 가벼운 문체로 ~라 카더라 하며 그 순간을 회상하며 넘어가는 듯한 방식이 튀어나오기도 하는 것 같았어요.

- 물질에도 기억이 있어?

- 그럼, 있고말고. 또렷하게 남아 있죠. 주인의 감정이나 기억 같은 게. 그런 장면들이 되살아나요. 기억이란 영상이에요.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아주 또렷하죠.

용은 잠들다 85p

최초 화자와 알게 되었던 아이 신지는 자신의 능력을 '스캔'이라 부르고 혹자는 '사이코메트리' 또는 '투시'라 부르기도 하는 초능력을 가진 소년입니다. 후에 알게 되는 아이 나오야는 그보다 더 강한 능력을 지니고 있죠. 이 능력으로 인한 이 아이들의 감정들이 본인 혹은 제3자를 통해 그렇대요.라며 전달되는데 이야기에서 시간이 지나며 들려오는 정보들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포인트가 있었네요. 음.. 분야는 다르지만 예를들어 천재소리를 듣지만 남들 눈에는 저게 뭐하는 짓이야.. 하는 시선으로 보일정도의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그에 준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아, 읽으면서 조금 갸웃한 것이, 원서에도 그렇게 쓰인 거겠지만 나이가 두 배는 차이 날 법한 소년과 기자가 대화할 때 아니 꼭 그게 아니더라도 대화 시에 우리나라가 유독 유별나게 언어에 쓰이는 존대어가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자신의 능력을 상대에게 이야기하는 시점에 존대로 시작해서 반말로 끝나는 문장이 태반인데다 말이 반 토막이라... 근데 다른 사람들의 대화에서도 존대였다가 반말이었다가 마무리는 존대가 되는 이상한 대화들이 다수라서 그에 혼돈이 왔습니다. 거기다 오탈자가 수시로 툭툭 튀어나와서... 문장,문단의 이상함보다 오탈자를 싫어하는 저는... (말잇못...)

제목에 대한 의문은 꾸준히 가지고 가고 있었는데 후반부에 가서 희미하게 짐작했던 것에 확신을 갖게 되었네요. 거기다 맨 뒤 역자의 옮긴 말에서 언급해주어서 꽉 닫힌 의문의 해답이 되었어요. 시대적인 배경의 이질감에도 불구하고 심리적인 묘사로 미스터리의 긴장감을 끌고 가는 미미 여사의 견인 실력은 어마어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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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투스의 심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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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앞이 어찌 될지 알 수 없는 스릴 넘치는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히가시노 게이고가 1989년에 쓴 초기작이라고 합니다. 책에 나오는 사건의 은폐 방법은 확실히 시기적으로 지금과는 차원이 좀 다릅니다. 아마도 지금이라면 절대 성공할 수 없을 그런 수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했지만 작가가 처음 이 책을 썼을 시기가 시기이니 그런 사소한 것은 넘어가는 거죠.


어느 날, 로봇 개발자로 엘리트의 자리에 자리 잡은 다쿠야는 가끔 한 번씩 관계를 맺으며 정보를 넘겨주던 야스코에게서 임신 소식을 듣게 된다. 그 소식을 접한 후, 다쿠야는 개발실장인 니시나 나오키의 호출을 받게 되고 그 장소에서 사실은 야스코와 관계를 맺은 사람이 둘이 더 있었던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야스코의 임신 사실이 밝혀지면 셋 중 누가 아비이든 자신들의 앞길에 걸림돌이 된다고 결정하고 야스코를 처리하고 시체를 릴레이로 유기하기로 모의하고 결정한다. 그리고 사건의 당일, 다쿠야는 중간 운반책이 되어 나오키와의 약속 장소에 나가 시체를 운반해 다음 장소로 가는데...


전혀 생각도 못 했던... 그냥 이 사람은 예외이지. 했던 인물들이 사건에 스며들고 의심했던 인물은 막 상관이 없거나 하고 등장인물들이 어쩜 보이는 것과 실제가 다른 인물들만 잔뜩인지. 이렇게 모아놓을 수 있을까요?!! 개정판 전에 이미 책을 소장하고 있었는데, 남들 다 재밌다고 하는데 왜 안 보고 계속 미뤄놓고 있었나..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한 번 잡으면 훅-빠져들어 읽게 되는 히가시노 게이고 식 소설이었습니다. 끝으로 갈수록 숨을 꾸욱 참고 페이지만 줄줄이 넘기게 되는 것이지요.

브루투스의 심장 그리고 브루투스는 로봇. 그래서 로봇이 살해를?? 하는 생각으로 처음엔 조금 애매하겠다는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었습니다. 이번에 재출간 되기 전의 책 표지와 소개마저도 로봇과 완전범죄를 꿈꾸는 인간의 욕망이라는 부수적인 타이틀을 달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짐작했던 이야기는 절대적으로 책 속에서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찾는다면.. 제목 그대로 차가운 로봇의 심장 정도랄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사건은 일어났다. 하지만 계획 이외의 일들로 꼬이고 꼬였다. 과연 이 살인의 범인은 누구인가!

이번 책에서는 아마 사건의 커다란 그림 이외에도 소소한 떡밥이 있었던 거 같은데 그 떡밥이 떡밥인지 몰라서 지나가버린 것이 있을 것 같은데 이것도 사실 자신은 없네요. 분명 굳이 이런 설명이 필요한가? 싶은 것들을 몇 가지 봤는데 아닐 수도 있으니까...

여하튼 역시는 역시입니다. 히가시노씨니까!! 로설만 주야장천 보다가 오랜만에 추리소설을 보니 느낌이 전혀 다릅니다. 지금과는 판이하게 다를 배경인 1989년의 집필 시기의 배경만 생각한다면 거슬릴 것 하나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추리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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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서혜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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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이 성의 게스트로 대받았습니다. "


 

2018년 압도적 1위로 서점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뿐 아니라 아마존재팬 베스트셀러 1위, 각종 도서관 대상과 일본 추리작가협회상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꽤 핫한 책이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재미있겠다.. 하는 마음으로 택한 책인데 역시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던 것 같아요.


등교를 거부하고 학교에 나가지 않던 안자이 고코로는 어느 날, 고코로는 방안에 있던 거울에서 밝은 빛이 나와 호기심에 만진 거울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곳에는 늑대 가면을 쓴 소녀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먼저 와 있는 6명의 아이들과 고코로를 빨간 모자라 부르고 소원을 들어주겠다며 성에서 소원의 방을 열 수 있는 찾으라고 한다.


시작은 너무나 보잘것없고 사소한 것이었다. 그러한 것이 쌓이고 쌓여 점점점점 고코로를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까지 만들어버린 말도 안 되는 한심하고 한심한 이유에 욱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처음엔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아이들. 그 모습이 고집스럽고 안타까웠지만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에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니 흐뭇해지더라고요.

처음 책을 받았을 때는 생각의 두 배가 되는 두께에 식겁해서 읽기 시작하기가 겁났는데 엄청 잘 읽혔습니다.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요. 읽다 보니 어느새 새벽이 되었다...라는 그러한 말!! 결국 밤새 결말을 보고야 말았다는 것!

"고코로 넌 매일 싸우고 있잖니?"
"싸우고 있다고요?"
"응. 지금까지 충분히 싸워온 것처럼 보이고, 지금도 열심히 싸우고 있는 것 같아."
- 247~248p


새삼 어른의 역할이 참 중요하구나라고 느끼는 상황을 이야기 속에서 계속해서 나왔죠.
7명의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가지 않고 등교를 거부하고 있는 아이들... 이유가 외부에서 나왔던 아니면 내면에서 나온 것이던 아이들에게는 각기 사정과 이유가 있었고 그것을 이해해줄 수 있는 어른이 필요했는데, 그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친구들뿐 아니라 털어놓고 기댈 수 있는 어른이어야 하고 그것이 중요한 길잡이를 해 줄 것이라는.... 그래서 책 속의 늑대님과 같거나 혹은 비슷한 사연을 가진 7명의 친구들이 그리고 스쿨의 선생님이 각기 버릴 것 없이 중요한 역할들을 했다는 것이... 참 좋았네요.

거울 속 외딴 성은 어른도 아이도 모두 이번 생은 처음이고 그렇기에 어설프고, 꼭 싸워 이길 필요는 없다, 혼자가 아니다. 은근슬쩍 주변에 보내는 그러한 신호들을 관심을 기울여보면 알 수 있고 조합할 수 있다... 그러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이 작가의 소설은 처음 읽어보는데 작가 설명에서 말하는 마지막 세 줄이 그냥 홍보를 위한 허세가 아니었다고 느껴졌달까... 심리에서부터 스토리의 진행과 떡밥 회수까지 완벽하게 했지 않았나?! 캬.. 오랜만에 읽고 나서도 찜찜함이 돌지 않는 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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