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문신한 소녀
조던 하퍼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신명나는 스릴러 한 편을 만났습니다.

범죄조직의 수장 크레이그 홀링턴. 교도소에 갇혀서도 자신의 권력으로 사방을 통제하고 지시하는 범죄의 권력 상위에 있는 자. 어느 날, 그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법칙으로 남자와 여자 그리고 아이... 세 사람의 영장을 발부한다.

글을 읽고 있으면 눈앞에 그림이나 영상이 펼쳐지는 느낌이 있었는데 아마도 그건 저자가 드라마 제작사로서 명성을 구축해 온 경력이 있기 때문인가 봅니다. 치밀하게 떡밥을 던져놓은 후 완벽하게 회수하는 센스와 속도감까지 갖추고 있어서 스릴러로서 흥미를 돋우는 것이죠.

출소 직전 범죄조직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감옥에서 적을.. 그것도 아주 말도 못 하게 큰 적을 만들어버린 네이트. 감옥에서 나오지만 나온 게 나온 것이 아닌 상황, 감옥에 있을 조직의 수장인 그가 내린 현상수배에 자신을 포함해 전처와 딸 폴리까지 표적이 되어버렸다.  전처가 살고 있는 곳에 가니 이미 새 남자와 함께 죽어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폴리를 살리기 위해 네이트는 역으로 그들에게 손해를 입힐 계획을 한다.

온 세상이 나를 쫓는다. 이런 상황이면 과연 합법적인 것만 하며 버틸 수 있을 것인가... 아니 그 이전에 폴리도 그렇고 그 앞에 네이트도 그렇고 애초에 처음에 무얼 접하느냐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습니다. 너무나 낯설지만 믿을 것이라고는 너무나 오랜만에 보는 생물학적 아버지뿐. 아는 것 하나 없이 보고 겪는 것이 전부인 정보. 이러한 상황에 애착 곰돌이와 대화하는 11살 꼬맹이가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안에서 낯선 아버지와 함께 가족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아빠, 저 사람을 죽게 놔둘 수 없어요."

"널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면 할 수 있어. 그렇게 할 거야."

"난 그러고 싶지 않아. 이런 식으론 안전하고 싶지 않다고요."

(중략)

그때 조수석 문이 찰칵 열리는 소리가 났다. 그가 고개를 돌렸을 때 이미 폴리는 거리로 나간 후였다. 그녀는 골목을 향해 달렸다.

빌어먹을.

네이트는 신문지를 쳐내고, 그 밑에 숨긴 총을 집으려 했다. 하지만 물기를 흘리고 있는 음료수 캔만 잡혔다. 권총은 폴리의 손에 있었다. 폴리가 그 자리에 따지도 않은 음료만 놔둔 것이다.

226-227p

읽다 보면 과연 저게 옳은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며 읽다가도 폴리의 한방에 흐뭇해하고 있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달까요. 이율배반적인 느낌이 마구마구 드는 것도 현실입니다.

죽지 않으려면 죽여야 한다는 공식이 완벽하게 배어있는 느낌이랄까요. 어찌 되었든 주인공이 죽는 건 원치 않으니 살았으면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바르게만 할 수는 없는... 그런 것. 이게... 말도 안 되는 듯한 지키고 싶지 않은 규칙을 어겼을 때의 무언가.. 스릴? 쾌감? 같은 걸 동반하는 걸까요?

마지막 연의 쪽지 내용을 확인했을 때의 안도감. 그리고 왠지 속편이 나올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책을 받고 한참을 묵혀두었다가 뒤늦게 집어 들었지만, 일단 책을 잡고 페이지를 넘기기 사직하면 한 장 두 장 훅훅 넘어갑니다. 초반엔 응? 하는 느낌이었지만 스토리가 하나씩 보이기 시작하면서 네이트와 소녀 폴리가 어떤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하게 될 것인지 궁금해서 책을 쥐고 있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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