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터스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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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로맨틱 스릴러 『스타터스』는 디스토피아 세계를 긴장감 있는 이야기로 들려준다. 태평양 연안국 전쟁이 생물학 포자 미사일로 종지부를 찍은 미래 세계... 중장년층은 생물학 무기에 희생당하고 백신을 미리 투여한 노년층 ‘엔더’와 미성년층 ‘스타터’들만이 존재하는 희한한 세상의 이야기다. 평균 수명 200세 시대..노령 인구는 점점 늘어나고 기득권 세력인 엔더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입안하고 자신들의 기반이 흔들릴 만한 요소는 싹을 잘라버린다. 노령 고용 보호법으로 자신들의 일자리를 보장 받고, 미성년자들의 취업은 불법으로 규정해 버린다. 엔더들은 점점 부유해지고 부모를 잃고 보호자가 되어줄 엔더가 없는 미성년자 ‘스타터’들은 거리로 내몰려서 ‘집행관’을 피해 도망 다니며 쓰레기를 뒤져 연명하거나 감옥과도 같은 보호소에 갇혀 지내며 강제 노역에 끌려 다니게 된다. 열여섯 살 캘리는 일곱 살 동생 타일러와 긴장감 연속의 거리 생활을 하고 있는데 동생 타일러는 선천적인 심장 질환을 앓고 있어서 가장의 책임이 막중한 캘리는 동생을 위해 다른 방법을 찾으려 한다.


일자리를 보장 받은 엔더들은 점점 더 부를 축적하게 되고 평균 수명은 200세를 넘기는 세상이지만 돈으로도 가질 수 없는 ‘젊은 육체’를 갈망하게 된다. 미스터리한 존재 올드맨의 바디 랜트 회사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은 이런 욕구에 발 빠르게 대처한다.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은 생존을 위해 돈이 필요한 스타터들의 젊은 육체를 돈은 넘치게 갖고 있지만 젊음의 에너지가 필요한 엔더들에게 대여한다. 불법적인 일에 가족이 없는 ‘스타터’가 적격이다. 캘리의 세 번째 렌탈 상대 헬레나는 실종된 손녀 엠마를 찾는 과정에서 알게 된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의 음모에 대항할 모종의 거사를 위해 캘리를 렌탈한 것이다. 하지만 캘리와 헬레나가 캘리의 몸을 통해 연결이 되고 헬레나의 계획을 공유하게 된 캘리는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을 찾는 스타터들은 당장의 생계를 위해 돈이 필요한 거리의 아이들뿐만이 아님을 알게 된다. 헬레나의 손녀 엠마처럼 부유한 아이들은 자신의 출신을 속이고 완벽하게 아름다운 외모를 갖기 위해 프라임 데스티네이션 찾기도 한다는 것이다. 어리석은 아이들의 비뚤어진 욕망의 발현이 영영 되돌릴 수 없는 실종 상태로 만들어 버렸음에 분노한다.


잠시 동안 빌린 몸으로 젊은 만끽하며 이른바 ‘남의 차로 폭풍 주행’을 하는 엔더들의 욕심은 영원한 렌탈의 욕망으로 옮겨가고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의 올드맨은 그런 욕망을 부추긴다. 10대 손자 증손자를 잃어버린 엔더들과 캘리를 돕는 헬레나의 친구들과 정계인사까지 합세해서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의 음모를 저지하기까지의 이야기가 숨 막히게 전개된다. 마지막까지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올드맨, 생물학 포자의 공격에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았음에도 끌려가서 죽은 줄 알고 있는 아빠의 메시지, 미스터리한 블레이크...열린 결말을 통해 후속작에 대한 여운을 강하게 남기고 있다.    


미래 공상 소설이지만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강렬하다. 가진 자와 기득권자, 모든 권리를 박탈당한 거리의 미성년들을 극명하게 대비시켜 멈출 수 없는 인간의 탐욕에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연거푸 디스토피아 소설을 읽으려니 이제 그만~~을 외치고 싶다. 보호소의 사라가 캘리에게 건넸던, 바디 뱅크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에서 캘리가 동생 타일러를 위해 몰래 챙겨왔던 초콜릿 슈퍼트뤼플이라도 입 속에 털어 넣으면 암울하고 꺼림칙한 뒷맛이 좀 가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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