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가 최고야 킨더랜드 픽처북스 9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최윤정 옮김 / 킨더랜드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에는 유난히 침팬지와 고릴라가 많이 등장하는데 그것은 그가 어렸을 때 본 영화 ‘킹콩’에서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고, 고릴라가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해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 아빠가 최고야>를 각별한 애정을 담아서 그려내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은 앤서니 브라운의 <우리 엄마>와 나란히 두고 보면 엄마와 아빠 모두 흡족하게 아이와 즐길 수 있다.

사실 유아기때 아이에게 아빠와의 관계는 잔잔한 정이 흐르는 끈끈한 관계라기보다는 아빠를 그저 가족구성원 중 한사람이라 생각하는 거라고 말하면 아빠 맘이 많이 상하려나??^^ 좀 힘이 세고 가끔은 엄마가 충치를 우려해서 잘 주지 않는 초콜릿을 몰래 슬쩍 주고 가는 사람 정도 아닐까싶다. 아침 일찍 나갔다가 저녁에 들어와서는 길게 모로 누워 tv에만 열중하며 이것 달라 저것 달라 엄마를 귀찮게만 하는 그래서 엄마와 나의 놀이시간을 방해하는 파렴치한으로 볼지도 모르겠다.^^ 에구구..여기까지만 해야겠다. 아빠가 펄쩍펄쩍 뛰는 모습이 그려지는 게 재미는 있지만 말이다. 물론 좀 자라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엄마를 떼놓고 아빠와 한 덩어리로 뒹군다고들 한다. 아마 벌거벗고 같이 목욕탕 다닐 때부터가 아닐까 싶다. 엄마들은 그날의 배신을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한다. 엄마와 재밌게 노는데 아빠가 와서 앉을라하면 "아빠 저리 가버려~"를 외치는 아들에게 아빠가 하는 말. "그래 크거든 보자~~!" 믿는 구석이 있나보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시종일관 게슴츠레한 눈에 '파자마'패션으로 등장하는 아빠는 우리네 아빠의 모습과 닮아있다. 하지만 우리아빠는 커다랗고 험상궂은 늑대도 안 무서워하고, 달을 훌쩍 뛰어넘을 수도 있고, 떨어지지 않고 빨랫줄 위로 걸어 다닐 수도 있다. 고릴라만큼이나 힘이 세고, 부엉이처럼 똑똑하기도 하고, 춤도 멋지게 추고, 노래도 굉장히 잘 부르고, 거인들이랑 레슬링도 할 수 있는 아주 초인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 아빠가 최고야’를 연신 외쳐대는 아이는 커다란 아빠 품에 안겨서 작은 두 팔로 아빠를 끌어안는다.



말만 들어도 기분 좋아지는 '우리아빠 최~~~고야!"

우리 아이가 이 책을 읽는 내내 아빠는 옆에서 함박웃음을 짓는다. 아빠에 대한 이정도의 찬사라면 세상 무엇이 부럽겠는가...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 서툴러서 아이를 귀찮게만 하는 아빠들이여~ 아이의 '우리아빠 목록'에 한두 가지쯤 특별한 것을 원한다면 슈퍼맨이 되어라!!! TV앞에서 뒹굴뒹굴 하며 야구 볼 시간을 쪼개서 가까운 공원에라도 나가서 아이와 캐치볼이라도 하라. PC앞에서 맛집 블로그 돌아다니며 맛집 목록 만드는 시간을 아껴서 아이 입에 밥 한 숟가락 떠 넣어줘 보라. 퇴근 후 담배연기 가득한 술집에서 시덥잖은 험담 늘어놓을 시간 줄여서 아이 손잡고 저녁산책을 나서 보라. 가까운 슈퍼마켓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하나씩 입에 물고 아이의 하루일과를 물어보라. 물론 억지로 아내에게 등 떠밀려 나가는 의무감에서가 아니라 사랑을 담아서 진심을 전하라. 그러면 아이 입에서 절로 사랑한다는 말이, '우리 아빠가 최고야"는 말이 또르르 흘러나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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