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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학교 가기 싫어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37
로렌 차일드 글 그림, 조은수 옮김 / 국민서관 / 2003년 11월
평점 :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를 시작으로 로렌 차일드의 그림책들을 숱하게 읽었다. 특히,
‘나에게는 롤라라는 여동생이 있어요. 롤라는 쪼끄맣고 아주 웃겨요.’
이렇게 시작하는 찰리&롤라 시리즈는 빼놓지 않고 거의 다 본 것 같다. 워낙 많이 본 탓에 찰리 롤라와는 너무 친숙해졌고, 로렌 차일드의 예쁜 꼴라주들도 눈에 익어서 이제는 그 감동도 살짝 시들해가는 느낌이 든다. 아이가 즐겨 읽기는 하지만 똑같은 기법의 그림들과 일상적인 소재의 이야기들이 주는 단조로움 탓에 몇 작품들은 구입해서 읽었고 나머지 작품들을 도서관을 이용해서 읽고는 한다. 워낙 많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와서 구입할 책을 고를 때는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데 이번에 고른 책이 바로 <난 학교 가기 싫어>다. 유치원에 갈 시기를 준비하기에도 딱 좋은 책이다. 새로운 환경에 낯설어 하는 아이의 심리와 이유 없는 두려움을 아이의 시선으로 잘 그려낸 작품이다.
언제나처럼 듬직한 찰리는 역시 까다로운 롤라를 잘도 다룬다. 롤라는 엄마 아빠가 아니라 오빠인 찰리가 다 키우는 느낌이다. 언성을 높이는 것도 아니고 매로 다스리는 것도 아니고 재치 있는 언변으로 상당히 독특한 성향의 롤라를 제대로 이끌어준다. 찰리에게 그 방법을 전수받고 싶은 심정이 들 정도로..^^ 이번에 롤라는 학교 갈 나이가 되었는데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며 찰리 오빠와 설전을 벌인다. 아직 학교 갈 만큼 키가 크지 않다는 것과 집에서 할 일이 많아서 너무 바빠서 학교 갈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지만 사실은 다른 애들이랑 똑같은 교복을 입는 게 싫고 식성이 까다로워서 학교 밥은 먹기 싫다는 것과 친구가 하나도 없어서 혼자 놀게 될까봐 겁이 났었던 거다. 그런 롤라에게 찰리는 숫자 세는 법과 글자를 배워서 세상을 더 넓게 알아가고 위험에 처했을 때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을 곁들이며 학교 교육의 이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롤라가 걱정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아무 염려도 할 필요가 없다고 안심을 시켜주고 학교 생활을 즐겁게 잘 해 낼 수 있을 거라고 자신감을 심어주기도 한다. 역시 멋진 찰리..^^ 이런 오빠가 곁이 있으니 롤라는 아무 걱정도 할 필요가 없을 거다.
이 책에 롤라의 비밀친구로 눈에 보이지 않는 ‘소찰퐁이’가 등장하는데 불빛 아래 잘 비춰보면 살짝살짝 그 모습을 나타낸다. ‘찰퐁이’라는 이름이 낯익다 했더니 이 책의 역자인 조은수씨의 작품 <기차가 어디 갔지?>에 등장하는 아이 이름이 바로 찰퐁이다. 반갑다. 찰퐁아..여기서 만나게 되는구나.^^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로 살짝 보이기 시작하던 편식의 징후를 날려버릴 수 있었는데 <난 학교 가기 싫어>는 내년부터 시작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토양이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