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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9
윌리엄 스타이그 / 비룡소 / 1995년 11월
평점 :
생후 6,7개월무렵 한두개씩 이가 나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치과의 공포에 은근히 신경을 쓰기 시작한다. 물론 아이가 이가 나지 않은 상태라도 거즈를 이용해서 관리를 해줘야 한다지만 잇몸을 뚫고 한두개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면 먹거리와 '치카치카'에 매달리게 되고 과자 특히 사탕이나 초콜릿은 절대 주지않으리라 다짐을 하지만 요즘처럼 그런 것들이 흔한 세상에 막무가내로 차단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아이가 다니는 소아과에서조차 아이달래기의 특효는 막대사탕인걸 어찌하랴..
조카가 세돌이 지날무렵 치과에 갈 일이 있어서 같이 갔다가 아이들의 이를 치료하는 과정을 보고 너무 놀랐다. 치료과정에서 환자가 움직이면 안되는 상황이니 어쩔수 없는 부분일테지만 아이가 그물망 같은 것에 둘둘 감겨서 꼼짝할 수없는 공포스런 상황에 처하자 울음소리는 병원이 떠나갈듯 더 심해지고..보는 사람의 정신을 쏙 빼놓는 상황이었다. 집에 돌아와서 한동안 철저한 단속과 양치질에 매달려봤지만 공포스런 기억이 희미해져 갈수록 나의 다짐 또한 흐릿해지고 만다. 당장 이가 아픈 상황이 아니라면 웬만하면 멀리하고 싶은 곳이 치과지만 치과 가야하는 날을 대비해서 이런 책들로 분위기 조성은 해둬야 할듯하다.
우선 윌리엄 스타이그..! 굉장히 유명한 작가인듯하다. 아이와 함께 동화책계에 입문(?)하면서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칼데콧상 뉴베리상 안데르센상을 모두 수상한 유명작가란다. 엄마의 동화책 읽기도 재미가 쏠쏠하고 무엇보다 아이가 열광한다. 이것이 바로 상이 주는 무게감일까?? 네살조카와 23개월 아들녀석이 꽤 글밥이 많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집중을 해서 듣는다. 책속으로 빨려들어갈듯 머리를 책속으로 들이밀면서 말이다.
고양이나 사나운 동물은 치료하지 않는 치과의사부부 드소토선생님네 치과는 늘 환자들로 북적거린다. 물론 환자들의 대부분은 두더지나 얼룩다람쥐 말 소..등의 육식동물들과는 거리가 먼 동물들이다. 하지만 이 치과에 이가 너무 아픈 여우가 찾아오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쥐인 드소토부부에게 여우는 너무나 위험한 환자였다. 하지만 환자의 아픔을 외면할 수없었던 드소토선생님은 여우의 치료에 나섰고, 여우 또한 당장의 아픔이 가시자 자연의 본성이 되살아나게된다. 아픈 이를 치료해주신 의사선생님에 대한 고마움과 동물의 본성 사이에서 고민하던 여우는 치료가 끝나는대로 선생님부부를 잡아 먹을 생각을 하고, 선생님 부부는 대처방안을 모색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결국 꾀를 내서 위기 상황을 넘긴다.
아이가 단음식을 지나치게 먹을 때나 양치질을 거부할때 자꾸 그렇게 하면 무서운 치과에 가야한다고 협박성 발언을 하게 된다. 그렇게 평상시에 말해놓고는 정작 치과에 가게 되면 입벌리고 가만히 있으면 아프지 않게 치료해 주시니까 걱정 말라고 씨도 안먹히는 말을 하게 되는 게 대부분의 엄마 입장이다. 레파토리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다. '콧구멍을 후비면'에서 처럼 단 것을 많이 먹으면 이가 어떻게 되는 지에 대한 과장된 협박과 함께 '입을 크게 벌려요'나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에서 처럼 치과치료의 공포스런 부분을 친근하게 풀어서 설명을 곁들인다면 아이의 치과가는길이 좀 수월해지지 않을까 싶다.
으으으..그래도 치과는 너~무 무서워..(쉿! 우리 아들에겐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