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 튜더 클래식 03: 코기빌 마을 축제 - 코기빌 시리즈 1 타샤 튜더 클래식 3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타샤 튜더의 책들이 유행처럼 번지더니 줄줄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걸 보면서도 딱히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살림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얻은 마사 스튜어트와 비슷한 집 꾸미기의 대가인 줄 알았던 것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사람은 엄청난 부를 얻었다는 거고 타샤 튜더는 그런 생활 자체를 즐기는 차이 정도라고 생각했었다. 19세기 풍의 생활을 하고, 시대극에서나 나올 법한 그 시대의 의상을 평상복으로 즐겨 입고, 골동품들을 좋아해서 그릇이며 가구들을 수집하고, 무엇보다 환상적인 30만평 규모의 타샤의 정원에서 자연친화적인 생활을 한다는 할머니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소로우의 ‘월든’스러운 할머니 정도로... 그러다 작년 타샤 튜더의 타계 소식을 접하고서야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화작가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것도 칼데콧 상을 두 번이나 수상하고 그림책을 100권 이상 집필한 유명한 동화작가였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당장 그림책들을 수소문해 봤지만 의외로 국내에 소개된 그림책들이 적었다. 오히려 그녀의 독특한 19세기적 생활들과 그녀가 가꾼 정원 이야기가 더 시선을 끌었던 모양이다.  

슬슬 타샤의 그림책들이 번역본으로 출간되고 있는 가운데 이 책 <코기빌 마을 축제>는 <코기빌 납치 대소동>, <코기빌의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코기빌 시리즈 3부작으로 일컫는 작품이다. 타샤 튜더는 이 <코기빌 마을 축제>의 성공으로 벌어들인 인세로 버몬트에 30만평의 땅을 사들여 평생을 꿈꿔온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고 한다. 코기빌은 타샤가 그려낸 환상의 동화나라이다. 마음 착한 사람들이 어울려 따스하게 살아가는, 행여 위험 요소가 있거나 삐걱거리는 문제들이 대두될지라도 험악하지 않게 풀어나갈 줄 아는 감성과 지혜를 지닌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상향에 가까운 세상이 바로 코기빌이다.

 

이 책은 가끔 마을에 소란을 일으키는 톰캣이나 장난이 지나친 보거트들도 쉽게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 평화로운 코기빌에서 벌어지는 축제 이야기다. 주민들 모두가 축제 준비로 분주한 여름을 보낸다. 전시회에 내놓을 조각이불과 옷들도 손질하고 채소시합에 나갈 크고 싱싱한 채소도 가꾸고 축제 음식을 준비하고 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불꽃놀이용 화약도 만드는 가운데 코기 가족 브라운씨네 칼렙은 염소경주대회 준비로 더없이 바쁜 여름을 보내게 된다. 드디어 축제가 시작되고 각종 경연대회며 팝콘, 솜사탕, 케이크, 파이, 회전목마, 약장수,...축제는 한참 무르익어 가는데 칼렙은 톰캣의 방해를 염려해 염소 조세핀의 곁을 지키고 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톰캣의 계략에 말리게 되지만 보거트의 도움으로 칼렙의 염소 조세핀과 톰캣의 염소 빨간고추의 경주가 무사히 치러지게 된다.

이야기는 단조로운 편이지만 그림은 표정이나 몸짓들이 살아있는 듯 섬세하다. 코기빌의 모습이며 코기빌 주민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바로 타샤의 실생활을 옮겨다 놓은 것 같다. 따스하고 아늑하고 지친 삶을 위로받을 수 있을 것 같은 평화로운 일상들 말이다. 코기빌 마을 한 켠에 작은 오두막이라도 하나 지어 이들과 어우러져 살고 싶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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