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뭉치 꼬마 개구리 플록 꼬맹이 마음 31
야코프 마르틴 스트리드 글.그림, 김수희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플록은 아마도 외계의 말썽쟁이 별에서도 너무 심한 말썽을 부려서 지구로 쫒겨 난 은하계 최고의 말썽쟁이인지도 모르겠다. 그 말썽의 정도가 어찌나 심한 지 엄마 입장에서 본다면 기피해야 할 도서목록 1호가 바로 이 책<사고뭉치 꼬마 개구리 플록>일 것이다. 전화기를 오븐에 구워버리고 책을 몽땅 비누로 빨아버려서 엄마아빠의 화를 돋우는 것도 모자라서 상담선생님의 머리카락에 불을 지르고 선생님 가방에 쉬를 해버려서 두 손을 들게 만들고 깊은 산 동굴 속에서 수도하는 도사님의 평화를 깨뜨릴 경지에 이르렀으니 진정 은하계 최고라 하겠다.

야코프 마르틴 스트리드라는 이름도 생소한 덴마크 작가는 착하고 올바른 아이들의 모습만 보여주지 않고 아이들이 원하는 세상을 보여준다고 하니 그 주인공으로 플록이 딱 들어맞는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지만 천하의 말썽꾸러기 플록도 먼 훗날 아주 유명한 개구리가 되었다하니 장난이 심해서 엄마의 언성이 날로 높아가는 아이와 나중에 커서 뭐가 되려느냐며 혀를 끌끌 차는 엄마에게는 희망의 메세지가 아닐 수 없다.  

 

작가가 덴마크의 이름난 만화가라는데 역시 만화적인 구조가 눈에 띈다. 한 장면을 여러 컷으로 나눠서 생동감을 불어넣은 그림들을 볼 수 있다. 플록의 수호천사인양 플록을 그림자처럼 쫒아 다니는 생쥐를 숨은 그림 찾기하듯 비밀스럽게 등장시킨 것과 집을 나온 플록이 기차를 타고 가는 장면에서 플록 옆자리에 앉은 아저씨의 책이 제임스 조이스의 '피네간의 경야'임을 노출시킨 부분에서는 작가의 재치를 엿볼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어른들은 도저히 이해 못하는 아이들 세계의 해독불가능한 코드를 '피네간의 경야'의 소문난 난해함에 견주어 표현한 것은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소개하는 출판사의 글을 보면 '입양'이란 부분에 지나치게 촛점이 맞춰져 있는데 책을 통한 메세지 전달이나 교육적인 효과를 염두에 둔 홍보겠지만 이 책은 자체만으로도 이미 너무 재미있다. 두 명의 자녀가 있는 개구리 가족에게 별똥별과 함께 하늘에서 떨어진 플록을 친자식처럼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굳이 입양과 연관시켜야 할까, SF요소가 살짝 가미된 좌충우돌 성장기쯤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유쾌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건 어떨까? 비슷한 성향의 아이들 중에 형이나 누나들과는 확연히 다른 성격의 아이가 한명쯤은 꼭 끼여있게 마련이다. 그런 아이를 보면 도대체 어디서 이런 게 나왔을까, 어느 별에서 왔을까 하는 생각들을 하게 되는데 이 책의 도입부가 그런 심정을 표현한 것은 아닐까 혼자 딴지를 걸어본다.  


책을 읽으면서 플록의 못된 장난에 아이는 그냥 웃는 정도가 아니라 숨이 넘어갈듯 배꼽이 빠질 듯 웃어댄다. 그동안 엄마의 제지로 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플록이 대신 해주니 대리만족이라도 하는 걸까? 플록의 장난 리스트 중 하나라도 실행에 옮긴다면 그건 절대로 애교로 보아넘길 일이 아니라 대형사고다. 뭐..잠자는 아빠 얼굴에 낙서하는 것 정도는 해도 괜찮을 듯 싶지만...(엄마 얼굴엔 절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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