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온 다자이 오사무작품집을 ‘인간실격‘, ‘달려라 메로스‘, ‘만년‘ 순으로 읽었다. 이제 ‘사양‘으로 접어든다. 명색이 다자이 오사무 사진을 카카오톡 프로필에 가져다 쓰고 있는데 전작을 다 읽어야 하지 않겠는가.

단편 ‘비용의 아내‘에서 다자이 오사무는 여성 화자를 내세웠었는데 무척 능숙했다. 남성 작가가 소설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구사하는 건 쉽지 않은 시도. 자칫하면 부자연스럽고 유치할 터. 그는 사양에서도 역시 고난도 스킬을 보여줄 것 같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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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생물들에게는 절대로 없고 인간에게만 있는 것. 그건 바로 비밀이라는 거죠. - P52

6년 전 어느 날 제 가슴에 아스라이 무지개가 걸렸고 그건 연애도 사랑도 아니었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그 무지개 빛깔은 점점 또렷해져 저는 지금껏 한 번도 그걸 놓친 적이 없습니다. 소나기가 지나간 맑은 하늘에 걸리는 무지개는 이윽고 덧없이 사라져 버리지만, 사람의 가슴에 걸린 무지개는 사라지지 않는 모양입니다. - P80

참을 수 없는 쓸쓸함에 휩싸여 밖을 내다보니, 한낮의 햇살을 받은 바다가 유리 파편처럼 따갑게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 P85

제 가슴속 불꽃은 당신이 불붙인 것이니, 당신이 끄고 가세요. 저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끌 수가 없습니다. - P93

행복감이란 비애의 강바닥에 가라앉아 희미하게 반짝이는 사금 같은 것이 아닐까? 슬픔의 극한을 지나 아스라이 신기한 불빛을 보는 기분.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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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 싶어서, 정말로 하고 싶어서 죽도록 노력해본 적은 슬프게도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니 이렇다 할 기록을 남기지 못했더라도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 싸워본 선수들은 얼마나 대단한 이들인가.

...승패를 떠나 무엇에 매달려 지독하게 싸워본 인간의 세계는 확장될 수밖에 없다. 오로지 하고 싶은 무언가를 위해 하얗게 타올랐던 감각. 찰나라 하더라도 그 감각을 느껴본 이는 남들과는 다른 삶의 궤적을 그릴 것이다.

...지금이라도 죽도록 전념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을 수 있길 바란다.

- 옮긴이의 말 - P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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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혜 편집자 덕에 글항아리에서 나온 책이라면 믿음이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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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고,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해서 독자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지는 않는다. 보통의 독자들은 책을 읽으려면 삶의 일부를 잘라내야 하고, 스스로 책 읽는 훈련을 해야 하며 돈까지 지불해야 한다. 물론 책의 가격은 책이 담고 있는 가치에 비하면 턱없이 저렴하지만, 여타의 욕구는 언제나 지적 욕구를 쉽게 이긴다. - P30

세상이 흘러가는 방향과 달리 작은 길을 내는 이들의 목소리는 다정하다. 책을 쓰거나 읽거나 만드는 이들은 이처럼 부의 세계에서 한발 떨어져 나와 자신들만의 빽빽한 밀림을 만들어간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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