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리가 뽑은 2016년 올해의 책>

다른 해에 비해 많이 읽지 못한 한 해였다. 이직 준비를 하고 새 직장에 적응하는 데 시간을 들였다. 둘째 출산과 두 아이 양육도 독서시간을 줄게 하는 데 한몫했다. 예전보다 웹툰 보는 시간이 늘기도 했다.

그래도 골라본다. 내가 올해 읽은 책 가운데 이것들은 짚고 넘어가고 싶다.


1. 장성택의 길 (라종일, 알마)

2016년 출간작. ˝역사와 전기물 그리고 소설의 중간 어디쯤에 해당하는 작품˝. 지은이는 숙청 당한 북한권력자 장성택을 ˝정치적인 비중과 함께 소신과 비전을 갖추고 경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인물˝로 보았다. 김정은 체제에서는 그와 같은 인물이 다시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2.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안토니오 알타리바 / 킴, 이미지 프레임)

그래픽노블. 몇 년 전 창비책다방에서도 다룬 작품이다. 스페인 시골뜨기였으며 내전 때는 공화파였고, 프랑코 독재를 신산하게 겪은 뒤 말년에 노인요양원에서 투신자살한 한 남자의 일대기.

3. 오래된 연장통 (전중환, 사이언스북스)

나는 이제 다른 무엇보다 진화심리학을 틀로 삼아 인간과 사회를 읽으련다.

4. 포르노 보는 남자, 로맨스 읽는 여자 (오기 오가스 / 사이 가담, 웅진지식하우스)

오래된 연장통 덕에 찾은 관련서적. ˝인간이 두뇌에 지니고 있는 성적인 소프트웨어를 자세히 연구함으로써 우리는 인간 성욕의 진정한 본성을 마침내 제대로 밝혀낼 수 있다.˝

* 올해의 책 역대 선정작
2013년
1.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아포리아)
2. 금각사 (미시마 유키오, 웅진지식하우스)
3.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김영사)

2014년
1. 총, 균, 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문학사상사)
2.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메디치)
3.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 민음사)

2015년
1. 모멸감 (김찬호, 문학과지성사)
2. Charlotte‘s Web (E.B. White, HarperCollins)
3. 유시민의 글쓰기특강 (유시민, 생각의길)
4. 소수의견 (손아람, 들녘 ) / 디마이너스(손아람, 자음과모음)
5. 언어의 무지개 (고종석, 알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멀리 떠나가도 변하는 게 없을까. 인생이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무나도 당연한데 1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지지리도 안 지켜지는 말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무나도 당연한데 1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지지리도 안 지켜지는 말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의 보도사진 1967~1979>

도서관 키오스크 앞에 섰다. 빌릴 책을 올리고 터치스크린을 눌러 대출절차를 마쳤다. 돌아가려는데 바로 옆 책수레가 눈에 띄었다. 이용자가 반납한 책들이 올려져있었다. 맨 위 책은 『한국의 보도사진 : 제3공화국과 유신의 추억 1967~1979』. 한국사진기자협회가 엮은 사진집이었다. 훑어보니 주로 신문에 실은 사진을 모아 놓았다. 눈빛사진가선으로 유명한 사진전문 출판사 ‘눈빛’에서 펴낸 것이었다. 우연한 만남이 대출욕구를 자극했다. 이 책도 집어 들어 키오스크에 올려 다시 도서관카드를 댔다. 도서관카드는 신용카드와 달리 아무리 긁어도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는다. 제때 반납만 하면 된다.

눈길을 잡아끄는 사진 위주로 빠르게 읽었다. 아니, 사진집이니 보았다고 하는 게 적절할 것이다. 사진설명도 읽고 거르고를 반복했다. 책은 따라붙은 부제대로 “1967년 년부터 1979년까지의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포괄하”는 사진을 수록했다. 카메라로 기록한 역사책이었다. “발생한 사회 전반의 현상을 카메라를 통해 담아내고 있으며, 격랑의 과정을 여과 없이 리얼하게 증언하”는 사진을 실었다고 하나 반만 믿기로 했다. 그 엄혹했던 시절 실려야 할 사진이 실리지 않은 일도 부지기수였을 테다. 그리고 사진도 거짓말을 한다. 그대로 찍어도 그대로 찍힌 게 아니다.

익숙한 정치인얼굴에 눈이 먼저 갔다. 대통령인 아버지와 영부인인 어머니 곁에 서있는 지금 대통령, 여유 만만한 미소를 띤 JP, 아랫입술이 부르튼 DJ, 반백머리 장발 YS. 어떤 사람은 저 세상으로 떠났고 누군가는 아직 이 세상에 남았다. ‘배꼽 룩 명동 상륙’, ‘핫팬츠 명동 상륙’ 사진은 지금 관점으론 시시하지만 그때는 꽤 충격이었을 거다. 요새로 치면 시스루, 마이크로 비키니 급 가십이 아니었을까. (이것들도 이제는 좀 시시하다.)

나는 전체 사진 가운데 ‘무인도에의 도전’이 가장 인상 깊었다. 어린이 다섯 명을 찍은 평범한 사진인데 그들의 표정과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1979년 2월 6일, 김용일 기자가 찍었다. “모험심에 불타던 10대 5명이 무인도를 찾아 집을 뛰쳐나갔다. 한동네에 사는 이 어린이들은 나름대로 온갖 생활필수품과 각종 장비를 꾸려 가출, 인천을 거쳐 서해 영종도까지 진출했었으나 경찰의 수배로 무사히 가족들 품에 돌아왔다.” 어린이 모험소설에 나올 상황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아이들은 붙잡혀서 무인도 발견에 실패한 뒤 사진을 찍었을 터다. 그런데 표정을 보아하니 전혀 겁먹지 않았다. 움츠러든 자세도 아니다. 오른쪽 끝 아이는 무리에서 가장 어려보이고 키가 작다. 하지만 손을 꽂은 두 주머니에서 나는 귀여운 사나움을 느꼈다. 요즘 어린이들은 ‘스마트폰’의 감시망과 ‘빅 페어런츠’의 보호를 뚫고 저런 모험을 감행할 수 있을까.

지금은 온 국민이 성능 좋은 카메라를 언제나 품에 넣고 다니며, 누구나 보도사진을 찍어 올릴 수 있는 시대다. 각종 언론매체와 사진기자 수도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다. 우리의 카메라는 이 시대를 어떻게 기록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