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고 싶어서, 정말로 하고 싶어서 죽도록 노력해본 적은 슬프게도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니 이렇다 할 기록을 남기지 못했더라도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 싸워본 선수들은 얼마나 대단한 이들인가....승패를 떠나 무엇에 매달려 지독하게 싸워본 인간의 세계는 확장될 수밖에 없다. 오로지 하고 싶은 무언가를 위해 하얗게 타올랐던 감각. 찰나라 하더라도 그 감각을 느껴본 이는 남들과는 다른 삶의 궤적을 그릴 것이다....지금이라도 죽도록 전념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을 수 있길 바란다.- 옮긴이의 말 - P387
이은혜 편집자 덕에 글항아리에서 나온 책이라면 믿음이 갈 것 같다.
읽고 싶고,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해서 독자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지는 않는다. 보통의 독자들은 책을 읽으려면 삶의 일부를 잘라내야 하고, 스스로 책 읽는 훈련을 해야 하며 돈까지 지불해야 한다. 물론 책의 가격은 책이 담고 있는 가치에 비하면 턱없이 저렴하지만, 여타의 욕구는 언제나 지적 욕구를 쉽게 이긴다. - P30
세상이 흘러가는 방향과 달리 작은 길을 내는 이들의 목소리는 다정하다. 책을 쓰거나 읽거나 만드는 이들은 이처럼 부의 세계에서 한발 떨어져 나와 자신들만의 빽빽한 밀림을 만들어간다. - P84
프랑스에서는 미성년자들을 극진히 보호한다. 너무 보호하는 나머지 보호해줄 사람이 없는 아이들은 감옥에 처넣을 정도로. - P209
로자 아줌마는 희망을 가지고 물었다.유세프 카디르 씨의 얼굴에 파도처럼 경련이 스쳐갔다. - P248
프랑스에도 자장가는 있겠지만, 나는 들어본 적이 없다. 자장가를 들을 만큼 어렸던 적이 내겐 없었고, 언제나 머릿속에 다른 걱정들이 가득차 있었기 때문이다. - P266
"...너는 너무 어려서 모를 거다.""난 뭘 하기에 너무 어려본 적이 한 번도 없잖아요, 아줌마." - P289
나는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엄마 뱃속에 있는 아기에게는 가능한 안락사가 왜 노인에게는 금지되어 있는지 말이다. ... 더이상 살아갈 능력도 없고 살고 싶지도 않은 사람의 목구멍에 억지로 생을 처넣는 것보다 더 구역질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 P328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 영향을 많이 받은 작품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