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교육공동체를 꿈꾸는 이가 발견한 마을 이야기>
-‘마을 발견‘(송경애, 기역)을 읽고
시흥 장곡동으로 이사 오면서 마을학교, 마을교육자치회를 알게 되었다. 주민 참여를 강조하는 마을 만들기 같은 사업은 들어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학교와 마을이 협력하여 지역을 살피고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발상은 적어도 나에겐 생소했다. 장곡동으로 올 때 쯤 자녀가 막 학교에 들어갔기에 나도 교육 의제에 눈길이 가기 시작했다. 또한 이전에는 전세 계약기간에 맞춰 옮겨 다니느라 한 동네에 오래 머무르기 어려웠고 공동체 소속감을 가질 만한 꺼리도 없었다. 장곡동에 와보니 ˝학교를 통하여 마을의 비전을 향해 나가려는 노력인 마을교육공동체˝(주영경, ‘마을신문의 길‘, 2019년 1월)가 꾸려져 있었다.
책 지은이는 서른 해 가까이 광주광역시에서 초등교사로 살았다. 결핍 많은 가정환경에 처한 한 제자를 만나 학교와 교사의 역할을 고민한 경험이 있었다. 학교의 짧은 호흡만으로는 그 아이를 품을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마을을 통해 결핍을 메울 수 있으리라 믿게 되었다.
교실 문을 열어 지역아동센터장들과 팀티칭을 한 사례가 그 믿음의 결실을 보여 준 한 장면이었다. 학습 속도가 느린 학생을 이끌어 가는 데 담임교사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학교 문턱을 낮추고 지역사회와 끊임없이 소통˝하여 도움을 얻는다. 학교를 살리고, 지역도 함께 사는 길을 발견한 값진 순간이라 했다.
장곡타임즈 블로그에 남아있는 글들을 읽었다. 이 책에 담긴 사례들 못지 않게 의미있는 활동을 장곡동에서도 펼쳤다. 노루우물 보존, 노루마루축제, 마을신문 학교별 페이지, 체인지 메이커 수업 등의 성과 뒤에는 열과 성을 다한 마을주민과 선생님들이 있었으리라. 좀 더 나은 동네, 보다 좋은 세상을 꿈꾸며 시간 쪼개어 나섰을 분들을 떠올리니 숙연해졌다.
부디 그분들이 지치지 않기를, 앞으로도 신명나게 활동하시길 바란다. 그리고 마을과 학교를 거치며 성장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