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주의와 부조리를 진부하게 들먹이며 독후감을 쓰기 전에 이것부터 언급하고 넘어가자. 너무 유명하여 클리셰처럼 느껴지는 이 소설 첫 문장 말이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더불어 마지막 문장도 다시 읽어보자.

˝나에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처형되는 날 많은 구경꾼이 모여들어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 주었으면 하는 것뿐이다.˝

소설 제목과 화자 말투나 멘탈은 ‘아싸‘임을 천명했다. 하지만 시작과 끝은 ‘핵인싸‘ 간지철철 문장을 내세우는 작품.

주인공 뫼르소를 1차원으로만 바라보면 소시오패쓰에 불효막심한 후레자식일 터이나 그리 단순하게 읽으면 안될 것 같다. 뒤로 갈수록 그의 생각에 일부 묘하게 동조하게 된다.

책의 절반을 차지하는 해설을 읽기 전에 이 글을 쓴다. 읽고 나면 왠지 답안지를 보고 감상을 적을 것 같아서이다. 민음사 출간본 ‘이방인‘은 길고 상세한 작가연보를 통해 카뮈를 추모하고 있는 듯하다. 만 46세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일찍 등진 카뮈의 생애를 꽤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조만간 ‘페스트‘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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