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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간다 - 길고 느린 죽음의 여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이상운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평점 :
제목을 보자마자 눈물이 맺혔습니다.
이럴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란 단어와 말만 들으면 이렇게 눈에 눈물이 맺힙니다.
첫머리에 이 책은 저자와 그의 아버지가 3년반 동안 함께했던 특별한 여행의 기록이라고 이야기 하며 시작이 됩니다.
생명이 다한 아버지의 발인인 날의 새벽 이사간 아들은 40시간이 넘도록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집으로 와보지만 아버지와 둘이 살았던 집인데 남의 집인양 기분이 이상합니다.
집안 곳곳을 둘러보지만 아버지가 드셨어어야할 마지막 약이 놓여 있습니다.
아버지의 시간과 함께하다가 멈춰버린 것들도 방안은 가득합니다.
"긴 세월 고생하셨어요. 이제 편히 쉬세요!"
검강검진을 받고 온 그 다음날 아버지는 수십년 동안 겪어보지 못한 고열에 시달리게 되는데
아버지는 죽음을 직감하고 병원에 가지 않겠다 고집을 부립니다.
부모님 대부분이 그러시지 않을까 싶은데 내가 살면 얼마나 더 산다고 이대로 살다 줄을란다 그런 말씀들
많이 하시는데 이 말들은 자식들 가슴에 못을 박는 말이 아닐까 싶다.
아들은 병원에 모시고가 이런저런 검사를 받는다.
여러해 동안 아버지를 간병하며 시행착오도 겪고 언제나 산 일 것 같은 아버지의 초라하고
힘없는 처음 보는 아버지의 낯설은 모습에 당황하는 아들의 행동을 보면서
지난 2년간 내가 겪고 느꼇던 감정들의 모습을 되돌려 보는 듯 했습니다.
저희 아버지도 2년가량 병원에서 지내시면서 저분과 같은 행동들을 하셨더랬어요.
다른사람의 부주의로 앞서던 아빠의 차를 들이받으면서 바깥으로 떨러진 아빠는 머리를 심하게 다쳐
생과사를 오갔던 상황까지 갔었으니까,
책을 읽으며 섬망이라는 것도 지금 알았네요.
아파서 소리치는 것이 아니라 뇌가 고장이나 아무 소리나 찌껄이게 만든 다는 것을 그땐 아무도 말해주지 않아서
아프셔서 정신이 없어 그러신가보다 했는데..
책에도 그런 이야기가 있던데 의사들은 잘 설명을 안해준다는 그말에 크게 공감이 갔다.
물어봐도 성의 껏 답해주지 않고 아빠의 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데 기다려보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고작 그런말이나 하고
지금은 비록 우리집 아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행동하지만 건강하게 우리 곁에 있으신 것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사고 이후 작은 것에 감사하고 행복해 하고 죽음이라는 것에 대한 불안감도 조금은 없어 진 것 같다.
사람은 언젠가 한번은 죽게 되는 것이니까 너무 두려워 하지 않고
지금 이시간 행복하게 지내면 후회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