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 보는 북한
헨리 마르 지음, 조경연 옮김, 닐 테일러 / 넥서스BOOKS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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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리 가 보는 북한

 

 

 북한과의 통일은 찬반이 있을 수 있겠지만, 역사적, 민족적 차원의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저출산, 저성장의 늪에 빠진 현재 우리나라에게 반드시 지향해야할 필수불가결한 목표임에는 분명한 일이다. 이를 위한 첫걸음 중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현재의 북한을 이해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북한을 이해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가 북한의 현재 모습을 직접 살펴보는 것일텐데, 우리는 그 어떤 나라보다 북한과 물리적으로 가깝지만 허가된 경우를 제외하고선 특히 일반인이 북한을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 소위 햇볕정책을 통해 금강산 여행이 가능했던 적도 있었으나 북한의 귀책사유로 발생한 사건으로 우리 국민의 안전이 담보되지 않았기에 금강산 관광은 정부로서 중단할 수 밖에 없었고,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강행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지금까지 이 사업이 재개될 수 있을 지는 요원한 상태이다. 더군다나 북한으로 유입되는 관광수익이 군사력에 이용되었다는 의혹까지 더해지며 사실상 우리가 북한을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북한은 헌법상 우리가 회복하지 못한 영토의 일부로서 우리 역사가 담겨 있는 친숙한 곳이 많고 훗날 우리가 가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과 더불어 북한의 곳곳을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미리 가 보는 북한이라는 이 책은 제목처럼 우리가 지금은 갈 수 없지만 북한의 전 지역을 구석구석 꾸준히 여행해온 외국인 저자가 기록한 북한의 모습을 미리 살펴보면서 우리가 잘 몰랐던 북한의 모습들에 대해 눈으로나마 확인하고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북한에 대해 선입견과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새로이 발견할 수 있어 즐거웠다. 생각보다 우리와 비슷한 건물들이 있음에 놀라기도 하면서 그 장소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우리와의 절대적인 차이점을 절실히 느낄 수 있어 어쩌면 가깝고도 먼 나라는 북한이 아닐까.

 

  이 책은 기본적으로 여행안내서이기 때문에 흔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관광지를 소개해주는 포맷을 유지하면서도 북한이기 때문에 쉽게 접할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어 흥미롭다. 서문에서 이 책을 북한에 가져가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북한은 외부에 보이고 평가되는 것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세관 직원이 알게 되면 북한 도착 5분만에 여행이 무산될 수 있다.’ 말하듯 정작 북한에서는 이 여행서를 참고할 수는 없다는 게 아이러니지만. 책의 구성은 간단하게 북한의 대표적인 볼거리와 음식, 그리고 국경일이나 기후 등을 소개하는 북한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와 함께 여행준비물 등과 더불어 북한에서만 볼 수 있는 주의사항 또한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가령 사진촬영에서 북한 기준으로 아름답지 않은 것은 촬영할 수 없다. 따라서 노동 현장이나 빈곤이 드러나는 모습은 촬영금지다.’ ‘지도자들의 이미지는 접거나 구기거나 표시해서는 안 된다.’ , ‘관광객은 질문을 받지 않은 이상 북한 사람과 종교에 대해서 논해서 안 되고, 종교적인 글, 전단 또는 비슷한 것을 보여주거나 배포하거나 북한에 남겨 두어서는 안 된다. 최근 몇 년 동안 체포된 많은 서양인은 기독교 개종과 관련 있었다.’ 라는 말에서 사실상 북한 여행은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것과 달리 개인이 자유롭게 그 나라를 여행하는 것은 불가하기에 북한이 자신들의 사상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인 면은 숨기고 아름다운 모습만을 외부에 선전하려는 방식에 이용되는 형태로만 가능하다는 게 새삼 놀랍지도 않지만 아직까지 이런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잘 믿기지가 않는다. 단 하나의 종교, 단 하나의 사상, 단 하나의 존엄만이 존재할 수 있는 나라.

 

  북한의 전 지역을 모두 소개하지만 아무래도 평양에 대한 설명이 가장 분량이 많고 자세하다. 흔히 런던이나 파리를 구역별로 소개하듯 평양 또한 중, 모란봉, 평천, 보통강, 서성, 대동강, 만경대 구역 등으로 세세하게 나뉘어 구역별로 볼 만한 장소를 소개하고 코스를 안내한다. 가장 먼저 소개되는 장소가 김일성광장인데 이곳을 기점으로 국가에 있는 모든 도로의 거리가 측정된다.’며 양쪽으로 노동당 본부 청사와 국무위원회, 외무성 등이 위치해 있는데 우리의 광화문광장과 어쩌면 형태는 비슷한 모습이지만 그 성격은 정반대라는 사실이 극명하게 대비된다는 점이 역설이 아닐까. 국민의 목소리를 표출하는 곳과 국민의 모습을 억누르는 곳. 익히 뉴스를 통해 많이 접해본 건물도 있었지만 의외로 시설은 낙후되었을 지언정 제법 문화시설들이 있어 놀랐다. 동물원, 식물원은 물론이고 만경대유희장과 같은 놀이공원, 각종 수영장, 탁구장, 클라이밍 등 체육시설을 갖춘 문수유희장, 롤러스케이트장, 실내사격장에 교회와 성당까지 있을 정도. 물론 놀라웠던 건 잠시, 북한 내부에서도 평양에서만 이 또한 소수의 상류층 북한 간부들의 가족들에게만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냉소가 나올 수 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책을 넘기다보면 분명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들이 너무 많다는 것도 사실이다. 북한의 주체사상이나 사회주의 사상이 가득한 동상, 벽화, 기념품들을 보면 아직도 냉전 시대에 머물러 있는 듯한 모습이 안타깝지만 우리가 가까이 볼 수 없어 어쩌면 잊혀진 우리 역사. 교과서에서 볼 수 있었던 고구려의 안악 3호분, 동명왕릉, 고려의 선죽교 등 고구려와 고려의 문화재를 가까이서 직접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들고 구월산, 묘향산 트래킹과 절경의 금강산과 이국적인 풍광을 자아내는 양강도의 고원과 아시아에서 가장 넓은 규모를 자랑한다는 백두산의 천지까지. 우리와 같은 말을 쓰고 역사를 공유하는 우리 땅인데도 현재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이국적인 자연경관을 가진 모습에 복합적인 감정이 들기도 했다. 언젠가 통일이 되면 가볼 수 있을까. 평안북도에서 라진선봉경제특구까지 교통편과 머물 수 있는 숙소, 음식, 가볼만한 곳까지 북한 여행에 대해 이보다 자세한 정보를 담은 여행안내서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읽는 동안 재밌었다. 통일이 빠른 시일 내에 어렵다면 북한이 폐쇄적인 국가에서 벗어나 핵을 포기하고 세계와 교류에 나설 때, 우리에게도 이 여행안내서를 실제적인 북한을 여행하는 데 있어 꼭 써먹게 될 날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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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표류기 - 조선과 유럽의 운명적 만남, 난선제주도난파기 그리고 책 읽어드립니다
헨드릭 하멜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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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표류기

 

 

 하멜표류기는 중고등학교 시절 국사시간에 잠깐 한두줄 정도로 언급되고 서구권의 사람이 최초로 기록한 우리 나라의 모습이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책의 자세한 내용까지는 알아볼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 얼마 전, ’100년 전 영국 언론은 조선을 어떻게 봤을까?‘라는 책을 통해 우리가 우리 역사를 바라보는 시점과 외부에서 특히 우리와 문화적으로 정반대 지점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서구권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우리 역사 사이에는 차이가 있었던 것처럼 그보다도 훨씬 전인 17세기 조선의 모습을 흔히 조선왕조실록으로 대변되는 우리의 시선이 아닌 당시 세계사적 흐름이 앞서나가던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 소속 하멜이 쓴 하멜표류기는 역사적으로 우리에게 굉장히 유의미한 자료임에 틀림없다.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자세한 내용은 한번도 읽어보지 못했기에 읽기 전 기대가 컸고, 실제로 다 읽은 후에도 기존에 알고 있던 17세기 조선의 모습과 비교하며 당시 세계사 흐름에 뒤처지기 시작한 우리 모습을 보며 안타깝고 하멜 일행이 우리에게 찾아온 기회를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일본 나가사키로 향하던 하멜일행은 폭풍우를 만나 모든 걸 잃어버리고 간신히 육지에 도착했는데 처음 도착하는 미지의 장소였고, 곧 많은 수의 무장한 군사들에게 둘러싸여 체포되었다고 한다. 말이 통하지 않아 서로 의사소통을 하지 못했을 장면을 생각하면 웃음이 잠깐 나오다가도 막상 입장을 바꿔 한 개인으로 하멜 입장에서 그 상황을 바라본다면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지 상상하기도 어렵다. 붉은 수염과 파란눈을 한 조선 관리를 만나게 되는데, 하멜 이전에 조선에 도착해 최초로 귀화한 얀 얀스 벨테브레 한국이름으로는 박연이라는 인물을 만나는데, 곧 떠날 수 있을거라는 희망에 차다가 탈출할 생각은 하지말고 여생을 마칠때까지 이 나라에서 살아라고 하는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낙담했을지 끔찍하다. 만약에 내가 해외에 갔는데,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갇혀 살게 된다면 답답하고 힘들었을까. 심지어 젊은 시절을 다 잃고 13년이나 갇혀 있었다고 생각하면 더욱더 그렇다. 우리 나라가 물론 화포제작 등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싶어 전략적으로 이용하려 했던 목적은 이해가 되지만 관습적으로 외국인을 밖으로 보내지 않는다라고 말한 점 등은 페쇄적인 조선의 특성을 드러내는 것만 같아 아쉽다. 보수적이고 타 문화에 배타적인 유교중심의 조선이었지만, 외부와 적극적으로 교역하고 열린 마음으로 다가갔으면 하는 마음은 너무나 현재 중심의 세계관일까.

 

  아무래도 동인도회사에 그동안 밀린 임금을 지불해달라는 보고서 격의 성향이 짙은 작품이라 문학적으로 뛰어난 수사나 표현은 없지만 서울로 올라가는 동안 머물렀던 전라도의 세세한 지명까지 기록해놓을 정도로 촘촘하게 기록한 내용이 인상적이었고, 외부에서 바라본 우리의 당시 모습을 느낄 수 있어 신선했다. 조선형벌에서 기록되지 않은 정도의 심각한 형벌이나 서구권의 시선에서 바라보았기에 문화적으로 이질적인 모습을 보고 과장하듯 쓴 것으로 추측되는 내용도 물론 있겠지만, 17세기 우리 조선의 생활상을 기록한 최초의 유럽 서적인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고, 조선과 일본의 외부 세력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명확히 느낄 수가 있어 또 아쉬움이 크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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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디자인 프리미어 프로 & 애프터 이펙트 CC 2020 맛있는 디자인 시리즈
김덕영 외 지음 / 한빛미디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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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디자인 프리미어 프로 & 애프터 이펙트 CC 2020

 

 업무를 하다보면 영상제작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원하는 스타일로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서 간단한 영상편집프로그램을 여럿 살펴보았지만 기능이 제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책 소개대로 가장 전문적이면서도 대중적인 프리미어 프로를 이용해 영상을 제작하는데, 편집자의 재량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를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수많은 기능과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지 못해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은 느낌을 갖고 있었다. 유튜브에 수없이 많은 소개영상과 다른 영상 편집과 관련된 수많은 책이 존재하지만 대부분 테마별로 짤막하게 소개되어 있거나 세부적인 기능 하나를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면 이 책은 프리미어 프로에 대한 바이블과 같은 느낌이랄까. 깔끔한 디자인에 실제 사용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기능을 중심으로 책이 서술되어 있다. 책 표지에 적힌 누구나 쉽게 배워 제대로 써먹는 그래픽 입문서라는 말처럼 아에 전혀 해보지 못한 사람도 차근차근 책에서 안내하는 스텝을 따라 가다보면 쉽게 따라갈 수 있고, 다양한 패널, 도구, 기본 기능 등에 대해 필요한 기능을 익혀야 할 때마다 찾아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자세히 설명되어 있고 예제를 통해 기능을 익힐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되어 있어 영상을 만들 때, 큰 도움이 되었다.

 

 편집을 하다보면 주로 쓰는 기능만 반복적으로 사용해 익숙해지고 그 외의 기능은 잘 알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궁금했던 아이콘이나 기능 등을 알 수 있게 되고, 다양한 기능을 소개하며 실제 영상에 필요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나의 영상제작 역량을 강화하는데 큰 자산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동명의 책 중 2018버전을 갖고 있는데, 프로그램이 변화한 양상을 잘 담아내고 새로 추가된 기능을 별도로 소개하는 페이지도 있다. 더불어 영상 제작을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필수불가결한 프로그램인 애프터이펙트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하고 응용할 수 있도록 제시된 점이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영상프로그램의 기능을 익히기에, 책보다는 영상이 더 효과적이라고 반론할 수 있으나 하나씩 책에 소개된 차례를 따라 만들다보면 체계적으로 잘 정리된 스타일로 일정하게 탈 수 있지 않을까. 프리미어 프로, 애프터 이펙트 등 유명한 편집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졌지만 어려울까 싶어 도전해보지 못했던 수많은 분들에게 필수템으로 추천해드리고 싶고 중급자 수준까지 추천하는 만큼 모르는 기능이 있을 때마다 쉽게 찾아보고 확인하고 싶은 분들에게 꼭 추천하겠다. 이 브랜드의 다른 책인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도 사서 더 공부해보고 싶다. 다만, 영어버전으로 베이스가 된 설명이기에, 영어버전으로 설치해 진행하는 편이 더 편하지만 한글버전으로 보아도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로 세세하게 단계를 설명해줘 따라하기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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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다이어트 - 뉴스 중독의 시대, 올바른 뉴스 소비법
롤프 도벨리 지음, 장윤경 옮김 / 갤리온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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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다이어트

 

 가짜 뉴스의 위험성과 광고성 뉴스가 우리에게 해롭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유해한 뉴스를 구별해낼 수 있다고 믿으며 뉴스를 매일매일 소비하고 세상과 소통한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뉴스의 정확성을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저자는 우리가 믿고 보는 뉴스조차도 사실 대부분이 우리와 관계없으며 굳이 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얼마 전까지, 종이 신문을 구독해 보고 뉴스를 통해 사회 속 많은 사실을 접하고 알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고 지금도 종종 뉴스를 보며 내가 모르는 사이 중요한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단호하게 말해주었다. 불안해할 필요 없이 잘 하고 있다고.

 

  처음 책을 접했을 때만 하더라도, 책이 학술적으로 접근해 논문처럼 내용이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직관적이고 쉬운 문장으로 뉴스의 위험성과 중독성을 강하게 말하며 말하고자 하는 바를 쉽게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어 생각보다 재밌고 쉽다. 이 책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지금 당장 뉴스 보는 것을 중단하자는 것이다. 뉴스를 자주 접하고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느끼게 할 가능성도 있지만, 저자의 책을 한 장씩 읽어나가다 보면 어쩌면 자연스레 저자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저자가 밝히듯, 뉴스 소비에 반대하는 다양한 이유부터 설명해나가며,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뉴스가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뉴스 중독일 때 경험하는 현상과 이를 극복하는 작은 실천방법들까지 차근차근 친절하면서도 단호한 논조로 주장을 펼쳐간다. 수많은 언론매체에서 생산하는 대부분의 뉴스는 마치 나에게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적으로 내가 살고 있는 세계와는 무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 삶에 그리 큰 변화를 가져다 오지 않으며 나에게는 그보다 더 중요한 나만의 정보가 필요한 경우가 훨씬 많다. 작가도 실제로 뉴스중독자라고 고백하듯 신문을 읽으며 보다 지적인 사람이 되고자 했고 일상의 소소한 일보다는 커다란 세계의 중대한 소식을 접하면 세계 속에 포함된 것처럼 정신적 안정감을 느꼈다고 한다. 마치 신문을 읽으면 세계의 모든 면을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는 힘을 가진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해준다고. 개인적으로도 어릴 때부터 신문을 읽을 때 느꼈던 기분과 동기와 비슷하다고 느껴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작가는 이렇게 묻는다.

 

수만 시간동안 무수한 뉴스들을 접한 뒤에,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 것이다. 그래서 너는 세상을 보다 잘 이해하고 있어? 지금 너는 예전보다 더 나은 결정을 내리고 있는 거야? 두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하나였다. 아니.’

 

  작가의 물음처럼 나 또한 그렇다. 그 뉴스가 아니었더라면 결코 내릴 수 없었을, 일생일대의 중대한 결정이 하나라도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과연 몇 명이 자신있게 그렇다고 말할 수 있을까. 뉴스의 중요성과 관련성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다. 작가처럼 개인적인 중요도에 따라 나만의 뉴스를 편성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가족들의 건강, 친구들의 소식, 즐거웠던 점심시간의 대화, 학교 소식 등등이 되지 않을까? 물론 이 뉴스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삶에는 훨씬 중요한 뉴스이다. 이밖에도 작가는 뉴스를 습관적을 읽을 때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과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다양하게 설명해준다. 현실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며 언론이 만들어내는 대부분의 뉴스는 문제의 깊은 곳에 자리한 원인을 비추기보다는 부차적이고 표면적인 현상에 주목하는 경향이 강하며 정확한 인과관계보다는 상관관계를 밝히는 것에 그친다. 사건의 원인을 단순화해 짧은 기사로 내보내지만 실제 세상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은 뉴스에서 말하는 것처럼 단순한 이유들로 명료하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복잡하다. 뉴스를 소비하며 우리들은 무의식적으로 세상을 실제보다 더욱 단순하게 보게 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뉴스 소비에 중독되었을 때 우리의 사고에 미치는 확증 편형과 부정적 이미지와 스트레스, 확고한 의견을 세우지 못하고 시간을 허비하게 되며 학습된 무기력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럼에도 어떻게 뉴스를 끊을 수가 있을까하는 독자들을 위해 그 불안감에 대해 이야기하는 챕터도 있어 우리의 그러한 반문들에 대한 대답들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뉴스를 끊는 구체적 방법도 간단하게 안내하고 있어 쉽지 않겠지만 뉴스 소비를 줄이고 마침내 끊어내는 실천으로 이어지는데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겠다. 나부터 한번에 저자의 말처럼 뉴스 소비를 바로 중단하기란 어렵겠지만 인터넷 뉴스를 보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보다 깊은 사고를 하고 내 삶에 어떤 변화가 있게 될지 확인해보고 싶다. 뉴스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한번쯤 읽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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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끝내는 세계사 - 암기하지 않아도 읽기만 해도 흐름이 잡히는
시마자키 스스무 지음, 최미숙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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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끝내는 세계사

 

 

 세계사는 다루고 있는 방대한 양 때문에 모든 나라의 역사를 자세히 국사처럼 파악한다는 건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을 요구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어렵다고 느껴지게 만든다. 하지만 세계화로 인해 나라 간 관계가 중요해지고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다른 나라를 이해하기 위해서 세계사를 아는 것은 다양한 분야에서 기본 소양으로 중요한 일이 되었다. 과거에는 시대순으로 서구 중심의 역사를 기술한 책이 많았다면, 요즘의 세계사를 다룬 대부분의 책은 방대한 세계사를 압축해서 보다 쉽고 필요한 부분만 취사선택해 다루려는 경향이 강하다. 개인적으로 세계사를 다양한 테마로 묶어 서술한 여러 책을 읽어보았고, 이를 좋아하는데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7가지 테마 중 신선하고 흥미로운 분야가 여럿 있었고, 주제별 통합을 통한 세계사의 유미한 지식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제목처럼 세계사를 한 번에 끝낸다기 보다는 작가의 서문에서 알 수 있듯 역사를 시간 경과 순의 세로축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지역 단위별로 파악해 각 지역의 다양한 주제를 동시에 읽어내는 가로로 읽기의 목적이 있다. ‘각 지역의 역사가 동시대의 세계 역사 속에서 어떤 의미인지를 명백하게 밝히는 것이 바로 세계사를 공부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라는 작가의 말처럼 역사 속 사실이 세계 역사 속 흐름에서 어떤 의미를 나타내는 지 파악하는 것이 그 역사적 사실의 가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이 점이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이 되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지도자, 경제, 종교, 지정학, 군사, 기후, 상품의 7가지 테마를 정해 테마별로 세계사를 정리해 다룬다. 세계사를 이해하는 데 이밖에도 많은 테마가 가능하겠지만, 7가지 테마 또한 세계사를 다루는 데 길라잡이가 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이 될 수 있다.

 

  이야기 시작에 앞서, 세계사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오는 간추린 연표를 통해 동시대에 각 지역별로 어떤 사건이 있었는 지 연표로 간단하게 파악하다보면 새삼 이 사건이 동시에 발생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고,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한 분야의 세계사를 깊게 다루는 책이 아니기에 이미 세계사를 대략적으로 이해한 독자라면 알고 있는 사실이 많을 지도 모르지만, 역사적 사료를 공통점과 차이점 등으로 기준을 두어 분류해 묶어 정리한 사실이 많아 새롭고 프로젝트 수업처럼 역사적 사실을 발견해나가는 즐거움이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의외로 종교 테마였는데, 서구의 유대교 박해에 대한 차별의 근원에 대한 견해, 그리스도교의 종파가 흔히 종교개혁을 통해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로 나뉘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동방 정교회가 발생하게 된 것이 로마가 동서로 갈라진 이후, 각 교회 사이의 수위권 다툼으로 인해 발생했고, 완전히 분열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가톨릭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이슬람이 시아, 수니파로 나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새로이 많이 알게 되었다.

 

 지정학, 기후, 상품 등의 테마에서도 이미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지만 테마 속 주제 요소로 접했을 때, 이 사실들이 역사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 이해할 수 있어 읽는 동안 흥미롭고 즐거웠다. 기존 학교에서의 역사 수업에서 시대 순 역사적 나열을 통해 학습하는 유의미한 사실도 있겠지만, 주제별 역사적 사실 통합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 학습에 대해선 소홀했던 것 같다. 이 책을 덮을 때, 역사는 가로읽기와 세로읽기를 동시에 할 때,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작가의 말에 크게 공감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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