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쓸모 - 불확실한 미래에서 보통 사람들도 답을 얻는 방법 쓸모 시리즈 1
닉 폴슨.제임스 스콧 지음, 노태복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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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의 쓸모

 

 

   수학은 어렵다. 복잡한 공식과 절차를 이해할 수 없을뿐더러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사용되는지 알지 못한다. 내가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과 도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러나 과학과 더불어 현대 사회의 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기초학문으로서 필수적인 요소로 여겨지고 이를 응용해 기술적으로 사회가 변화한다는 점은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내가 관심 있는 분야는 인간이 세운 문명이다. 인간이 어떻게 사회를 이뤄왔고 어떤 제도와 조직을 통해 발전해왔으며 어떤 사실들이 의미가 있는 지 알아보는 것을 좋아한다. 근대 과학의 발전과 산업 혁명을 통해 수학과 과학의 중요성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이를 통해 비단 군사적, 경제적 변화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사람들, 우리의 삶 또한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라졌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게 될 앞으로도 비약적인 인공지능의 발달로 우리 일상에 지금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알게 되었을 때, 현대 사회 모습 속 담겨 있는 원리들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수학적 관점으로 사회 변화를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수학의 쓸모’는 일상 속에서 우리가 큰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AI 분야 속 뒷받침이 되는 수학, 알고리즘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데, 중요한 것은 이러한 알고리즘의 핵심 개념은 사실 등장한 지 오래되었다는 것이다. 수학적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는 기술적 요인이 부족했을 뿐,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의 시작은 이전부터 사람들이 생각해낸 수학적 아이디어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기술적 변화의 양상보다는 기술적 발전을 발판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변화의 핵심 아이디어에 주목한다. ‘추천’이라는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기반이 되는 ‘조건부확률’,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측하는 ‘패턴과 예측 규칙’, ‘변동성’ 등 주로 통계수학이 사용되는 여러 분야를 독자들이 쉽게 알 수 있고 흥미로운 예시들을 사용해 보다 거부감 없이 수학적 핵심 아이디어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수식과 어려운 증명으로 페이지를 할애하기보다 우리가 익숙한 소재와 아이디어와 관련된 인물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조금은 수학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읽을 수 있을 듯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챕터는 아무래도 ‘조건부 확률’을 넷플릭스 추천과 관련되어 수학적 아이디어를 풀어 설명해준 1장이 아닌가 싶다. 넷플릭스에서 콘텐츠를 이용하면 필수적으로 뜨게 되는 취향 추천. 이 속에 숨어 있는 수학적 원리를 간단하게 설명해준다. 추천 엔진에서 ‘개인화’를 가능하게 만드는 건 ‘조건부 확률’이라는 것. ‘조건부 확률’이란 어떤 사건이 이미 일어났을 때 다른 사건이 일어날 확률로, 데이터가 많을수록 정확도가 높아진다. 넷플릭스 뿐만 아니라 흔히 우리가 많이 사용하고 있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스포티파이 등의 자동 추천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제껏 여러분의 디지털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알고리즘은 검색이었다.

즉 대다수가 이용하는 구글 검색 말이다. 하지만 미래의 핵심 알고리즘은

검색이 아니라 추천이다. 검색은 좁고 제한적이다.

여러분은 무엇을 검색해야 할지 미리 알고 있어야 하며, 여러분의 지식과 경험이 받쳐주는 만큼만 검색할 수 있다. 한편 추천은 풍부하고 제한이 없다. 수십억 명의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또 추천 엔진은 도플갱어와 같아서, 언젠가는 여러분이 원하는 바를 여러분보다 더 잘 알 수 있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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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봉우리
유메마쿠라 바쿠 지음, 이기웅 옮김, 김동수 감수 / 리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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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봉우리

 

 

   ‘에베레스트’, 지구 상에서 인간이 두 발로 닿을 수 있는 최고의 높이의 지점. 히말라야 산맥은 가히 책의 제목처럼 신들의 봉우리로 불릴 법한 8000m급 봉우리들이 수두룩하다. 그 중에서도 8,848m 높이의 에베레스트는 네팔어로 사가르마타, 티베트어로 초모랑마라고 불리우는데, 산악인은 물론이거니와 누구나 한번쯤은 인생에서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꿈의 장소가 아닐까. 지금이야 기술이 발전해 줄지어 에베레스트를 등반할 정도지만 여전히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산이며,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80~90년대만 하더라도 에베레스트를 등반한다는 것은 자신의 일생을 걸어야 가능한 것이리라. 이런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는 소설이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이 책을 읽고 싶었고, 개인적으로 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간접적으로나마 함께 산을 오르고 싶었다. 산악 소설은 이전에 읽어보지 못했었는데, 전문적인 산악 용어가 많아 처음에는 낯선 단어를 여럿 찾아봐야했지만, 이해하는 만큼 그 긴박함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책 띠지에는 에베레스트를 최초로 오른 사람은 누구인가를 다룬 미스터리 소설처럼 홍보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에베레스트라는 꿈만을 위해 인생을 바친 한 인물과 이를 통해 자신의 내면 속 꺼져 있던 불꽃을 다시 타오르게 만드는 주인공의 성장 이야기에 가깝다. 그 과정이 에베레스트 등반이기에 더욱 더 극적이고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열정이 타오르게 만든다.

   8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은 쉽사리 한숨에 다 읽어내기 힘들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고 긴 호흡에서 달려가며 특히 후반부의 하부와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장면에서부터는 읽기를 멈출 수 없을 만큼 흡입력 있게 이야기를 읽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구상에서부터 이 글을 쓰기까지 작가는 20년에 걸쳐 여러 번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수차례 다녀왔을 만큼 작품 속 배경이 되는 네팔의 카트만두와 에베레스트의 베이스캠프부터 정상에 오르는 6캠프 이후까지 이어지는 실제 등정루트와 지명들을 실증에 가까울 정도로,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작가 스스로 토해내듯 온힘을 다해 쏟아낸 문장 덕분에 독자는 눈에 그려지듯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는 장면을 현장에서 보이듯 읽을 기회를 갖게 된다. 산소가 지상의 1/3밖에 없다는 8000m급 이상에서 인간이 견딜 수 없을 한계에 도달해 죽음과 사투를 벌이는 장면을 표현한 장면에서는 정말 극적이고 생동감 넘치게 인물에 빠져 읽게 되고, 산을 오르는 행위를 통해 인간이 생에 대해 평생을 통해 갖게 될 철학적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기도 한다.

 

   공식적으로 에베레스트를 최초로 등정한 사람은 1953년 뉴질랜드 등반가 에드먼드 힐러리와 세르파였던 텐징 노르가이이다. 다만, 그 이전부터 많은 나라에서 탐험대를 조직해 마지막으로 인간이 도달하지 못한 지점을 정복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그 중 1924년 영국 등반가 중 조지 맬러리와 어빈이 최초로 정상에 등정한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한다. 정상을 등반하고 하산하는 과정에서 죽은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 카메라와 필름에 담겨져 있을 것이다. 우연히 카트만두에서 이를 발견한 후카마치와 카메라를 발견한 하부라는 인물의 삶을 뒤쫓아 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처음에는 카메라를 찾아 의문을 해결하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점차 후카마치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하부라는 인물을 통해 깨달으며 성장해나간다. 단순히 정상을 정복해나가는 인간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적인 여러 문제들로 인해 포기하고 잊혀졌던 자신의 열망을, 무모할 만큼 자신의 인생을 걸어 도전해나가는 다른 인물의 삶을 통해 발견하고, 그 자신도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어 기어코 꿈을 이루고 해내고야 마는 모습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 산을 좋아하거나, 좋아하지않더라도 자신의 내면 속 묻어두었던 열정을 발견하고 싶은 독자라면, 이 소설을 분명 좋아하지 않을까.

인간이란, 갖가지 사정을 품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런 사정을 하나씩 결말짓지 못한다면 그다음 일을 시작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게 말해버리면 인간은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인간은 다들 다양한 사정을 마냥 질질 끌어 과거의 일을 정리하지 못한 채 다음 일로 나가곤 한다. 그러면서 풍화 될 것은 풍화된다. 풍화되지 않고 화석처럼 마음 속에 한없이 방치되는 것도 있다. 그런 것 하나 갖고 있지 않고서야 인간이라 할 수 없다.

왜 에베레스트에 오르고 싶은가? 그 질문에 대해 그것이 거기에 있으니까. 산이 거기에 있으니까.

그 산이 지고한 존재가 되는 건, 그걸 응시하는 인간의 시선이 있기 때문이다. 정상이 신성하기에 인간이 동경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영혼 깊숙한 곳에서부터 동경하기에 그곳이 신성한 장소가 되는 것이다.

아아. 어쩌면 난 에베레스트 정상에 서고 싶은 게 아닐까. 정말 어느 한때 그 정상을, 자신의 발로 밟고 싶다는 생각을, 꿈일지라도 안해본 산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당신이 버린 것, 버리려 하는 것의 크기를 헤아려보면 당신이 손에 넣으려는 것의 크기를 알 수 있지

에베레스트 정상보드 위로는 아무것도 없다. 거기서부터 위는 그저 하늘이 존재할 뿐이다. 대기권이라 불리는 세계의 최상층부. 지구가 하늘을 향해 치솟은 곳, 그 위는 우주다.

왜 산에 오르냐는 질문은, 생각해보면 왜 사느냐는 질문과 똑같잖아. 산정상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면 사는 것도 마찬가지다.

푸모리. 눕체. 로체. 그리고 에베레스트 초모룽마. 이름이 없는 무수한 봉우리들. 그 안에서 혼자만 살아 있다. 혼자만, 자신만 호흡하고 있다. 아아, 감당할 수가 없다. 이 거대한 공간. 압도적 거리감. 냉기와 함께 자신의 내면에 우주가 스며드는 듯했다.

내가, 내가 약속할 수 있는 것 하나. 쉬지 않는다. 다리가 안 움직이면 손으로 걸어. 손이 안 움직이면 손가락으로 걸어. 손가락이 안 움직이면 이빨로 눈을 씹으며 걸어. 이빨도 안되면 눈으로 걸어. 눈도 안 되고 이것도 저것도 다 안되면 정말로 정말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면, 정말로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된다면.....상상해. 온 마음을 다해서 상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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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 차별화된 기획을 위한 편집자들의 책 관찰법
박보영.김효선 지음 / 예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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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책을 만드는 사람은 저자만이 아니다. 저자에게 원고를 받아 서점 한 켠에 책이 놓이기까지 편집자의 손을 거쳐 비로소 책이 완성된다. 편집자들은 책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지만 저자를 돋보이게 하고 자신은 한 발 물러서 서포트하는 일에 집중하기 때문에 책을 통해 편집자들의 생각을 접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이 책을 읽기로 한 이유도 ‘편집자’라는 말에 끌렸기 때문이다. 수많은 저자들이 출판사로 자신의 원고를 투고할 때, 편집자는 과연 어떤 관점으로 원고들을 살필 텐데 마침내 출판을 하기로 결정하는 편집자의 기준은 무엇이며 어떻게 책을 기획할까 궁금했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을 담은 책은 다른 책과 무엇이 다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들의 생각대로 이 책은 내용들의 구성이 굉장히 잘 짜여져 있고 실용적이며 목표가 명확하면서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글을 써 편집자의 생각을 잘 드러낸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에서 저자는 머리말에서부터 책에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와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을 명확히 설정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것은 ‘편집자들이 책을 보는 기술’이며 이를 통해 책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실용적 지식, 정보를 다루는 책에 한정된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책을 정독하는 편이고, 실용서보다도 문학, 역사쪽에 관심이 많다보니 책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었는데, 처음부터 저자가 이 책은 책을 ‘읽는’ 방법이 아니라 ‘보는’ 방법으로 글을 쓰기 위해 기존의 책을 분석하며 어떤 구성과 내용으로 이루어지는 수단으로서 책을 보는 방법에 대한 글임을 명확하게 밝혀서 나와 다른 시각으로 책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또한, 실용서, 에세이 등을 위한 책쓰기의 조언이 담긴 내용들이 많아 일반적으로 기존에 알고 있던 문학의 글쓰기와는 목적과 방법이 다르겠으나 기존의 책이 어떤 과정을 통해 출판되었는 지 그 과정을 살펴보고 어떻게 쓰면 독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지 세세하게 정보를 알려주어 실제적인 도움이 많이 되었다. 언뜻 보면 새로운 내용이 많지 않거나 보기 쉬운 실용서로 오해할 수 있으나 저자가 말한 대로 기존 시중에 많이 제시된 독서법, 글쓰는 방법에 관한 책들에 담겨 있는 기본 콘텐츠에 편집자로서 덧붙여 안내할 수 있는 전문가적 킬러콘텐츠를 더했기에 이 책만이 갖고 있는 매력이 충분하다고 느껴졌다.

   책은 크게 프롤로그와 챕터 3장,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으며, 프롤로그에서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편집자들이 원고를 바라볼 때의 생각을 엿볼 수 있도록 짤막하게 안내되어 있으며 동시에 책에 담겨 있는 전체적인 생각을 함축해 제시된다. ‘내 원고는 왜 거절당하는 걸까?’라는 의문으로 편집자도 후에 밝히듯 독자들의 관심과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질문을 통해 흥미를 이끌고, 편집자는 ‘참신한 기획’, ‘저자의 전문성’, ‘대중성(상업적 가치)’의 기준을 두고 원고를 살펴본다는 점과 책‘읽기’가 아닌 책‘보기’라는 방법으로 짧은 시간 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기획하는 편집자들의 책보기를 간단히 소개한다. 책의 본문은 크게 우선 편집자처럼 ‘책을 보는 방법’과 책을 쓰기 위한 기술적인 팁과 구체적으로 책을 쓸 때 생각해야 할 점들을 안내하며 마지막으로 책을 쓰기 위해 사전에 자신의 책읽기 실력을 쌓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 제시들로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서는 저자의 소회와 예비저자들에 대한 당부와 격려로 마무리된다.

   의외로 책을 읽으면서 우선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은 책에 담겨 있는 내용이 아니라 책 그자체로서 어떤 구성을 하고 있으며 책이라는 물건을 이루고 있는 각 부분이 지니는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책 한 권에 담겨 있는 표지글을 앞/뒤 표지, 책등과 날개까지 무슨 내용이 들어가야 하며 어떻게 기획되어야 하는 지 자세하게 알 수 있고, 담겨야 할 내용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 지 여러 예시를 통해 제시되어 있고 이를 통해 독자가 책 한 권을 바라볼 때 내용적인 면 이외에도 책을 이루고 있는 구성 요소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가령 요즘 독자가 사랑하는 제목/컨텐츠의 유형으로, ‘온전한 나를 지키며 살 거야’, ‘매력적인 캐릭터는 언제나 진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와 같은 ‘구어체 표현’, ‘인문 철학, 대중 속으로’. ‘변화하는 시대상 반영하기’ 등 책 제목을 결정할 때 참고할 만한 내용들, 추천사가 이루어지는 과정, 기획부터 출간에 이르기까지 과정에서 예비 저자들은 총 2회에 걸쳐 자기소개글을 쓰게 되는 데 이때 책의 성격에 따라 선호하는 글 스타일 등 실제적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책을 쓸 계획이 없더라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책 자체의 구성에 대해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책을 쓰기 위해 이 책에서 제시된 수많은 팁들은 저자들이 실제로 이 책을 쓸 때도 곳곳에 이를 적용해 실천한 것으로 보이고, 출판 과정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거나 책을 써보지 않은 독자들에게도 충분히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해주어 출판사에 소속된 편집자가 직접 알려주는 정보들을 통해 일반인들도 책쓰기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다만, 마지막 챕터에서 알려주는 책 읽기 기술에는 기본적으로 시중에 이와 관련한 책들이 방법별로 자세하게 다루는 책이 워낙 많아서 저자들도 이를 핵심 내용별로 추출해 모아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수준으로만 간단하게 제시하고 이에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덧붙여 알려주는 데, 내용의 깊이는 깊지 않지만 독서력이 약한 나에게 간단한 팁과 더불어 친근하게 책을 읽고 싶도록 옆에서 편하게 이끌어주는 글처럼 느껴져 위안이 되었다. 책을 좋아하고 책을 쓸 수 있는 실용적인 팁과 용기를 받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은 충분히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모든 사람이 책 쓸 필요 없지만, '책쓰는 기술'은 모두에게 필요하다.

편집자로서 생각하는 ’책을 쓰는 데 필요한 기술‘은 두 가지이다.

첫 번재 자신의 콘텐츠를 발견하는 기술이다.

두 번째는 자신의 콘텐츠를 제삼자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고 매력적으로 다듬어

표현하는 기술이다.

많은 저자들이 책을 쓰면서 자신의 지식과 경험이 객관적으로 체계화되었다는 데

만족감을 표한다.

나는 ’단짠단짠‘ 기법을 사용하여 책을 읽곤 하는데, 말 그대로 ’단 것‘은 평소 좋아하는

장르인 소설이나 에세이 같이 읽기 편안한 책을 말하고, ’짠 것‘은 구매만 해 놓고 책장 속에 박아 두거나 한두 장 읽고 포기했던 어렵고 심오한 책들을 말한다.

이런 책들을 섞어서 읽는 것이다.

 

  다 읽고 나서 편집자가 쓴 책을 출판해준 편집자가 고른 표지가 눈에 띈다. 수많은 책 속에서 차별성을 띌 수 있도록 만드는 편집자로서 면모를 강조하기 위함일까. 아니면 편집자처럼 수없이 시중에 나온 기존의 많은 책을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자신만의 책을 쓴다는 점에서 표현한 것일까. 어쩌면 나도 편집자가 의도한 대로 이끌려 이 책을 구입하게 된 건 아닐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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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넘어
커스티 애플바움 지음, 김아림 옮김 / 리듬문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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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무도 둘째의 말은 믿지 않아" , 흔히 둘째는 듬직한 첫째와 귀여운 막내 사이에서 중간에 끼어 힘들다는 생각은 다른 문화권에서도 유효한 걸까. 물론 이 소설에서는 ‘첫째가 아니다’라는 게 포인트이긴 하지만. 주인공 매기는 둘째로 태어나 스스로가 가장 운이 나쁘다고 생각한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마을에서도 모두 첫째만을 주목하고 첫째만을 칭찬한다. 모든 집안일로부터 해방되며 모든 일에서 우선으로 선택할 수 있을 정도이다. 매기는 자신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에 방학 동안 학교에서 내준 일기 숙제를 정성을 다해 준비해가지만, 선생님은 매기의 이름조차 정확히 알지 못한다. 사실 소설에서 첫째들이 마을에서 이렇게 특권을 받는 건 수십 년째 ‘조용한 전쟁’이 벌어지는 나라에서 모든 집안의 첫째들은 열네 살이 되면 ‘조용한 전쟁’에 참전하기 위해 마을을 떠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전쟁에서 살아 돌아온 마을 사람들은 없었다. ‘조용한 전쟁’에 대해서는 마을 사람들 누구도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지금 마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생각해 매일 밤 창문에 암막을 치고 학교에서는 매일 아침 조회마다 평화를 위한 구호를 외친다. 첫째를 내보내지 않은 사람들은 마을을 도망쳐 마을 경계 밖에 살고 위험한 존재로 ‘방랑자’로 불리며 마을 사람들은 경계를 넘어선 절대로 안 된다. 이 행위는 마을 전체를 위험해 빠지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매기는 자신이 노력해도 스스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화를 내면서 자신이 특별하다는 걸 인정받기 위해 용감한 첫째처럼 자신도 우연히 알게 된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방랑자를 잡기 위해 방랑자 우나와 만나게 되는 데, 그녀는 자신이 마을에서 수없이 들어왔던 ‘더럽고 위험하며 속임수를 잘 쓰는 사람’인 방랑자임에도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느끼면서도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오히려 자신을 친구로 생각하는 우나를 잡아 마을 전체를 관리하고 마을의 첫째들을 전쟁터로 내보내는 촌장에게 넘기며 학교에서도 용감한 사람으로 그토록 바라던 박수와 인정을 받게 되지만 마음이 좋지 않은 이유는 뭘까. "나는 특별하다. 나는 영웅이다. 난생 처음 만든 가장 친한 친구를 잃었다." 자신으로 인해 목숨을 잃을 뻔한 경계 너머 우나의 아버지에게서 사실은 전쟁은 오래 전에 끝났으며 아이들은 노예로 팔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모두가 거짓이었던 것. 그 이후로 촌장과 맞서는 매기는 더 이상 둘째 콤플렉스로 힘들어하는 아이가 아닌 거짓에 호도된 마을 공동체를 살리고 진실을 밝혀내는 것을 목표로 성장하게 된다. 진실을 알게 된 순간 더 이상 자신이 안락함을 느꼈던 마을의 광장은 더 이상 반듯해보이지 않았으며 ‘더럽고, 위험하며, 속임수를 잘 쓰는 존재’ 그 대상은 과연 진실로 누구인가. 청소년 소설이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의미는 어른들에게도 유효하다.

 

 

   이 소설은 우선 표지에 담긴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글씨가 굉장히 깔끔하고 감각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커스피 애플바움이라는 영국 작가의 데뷔 소설이라고 하는데, 문체가 독특하진 않지만 아이의 내면을 적절한 상징물과 행동으로 잘 표현하고 작중 배경 설정이나 이야기 전개를 정하는 데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책이 주는 메시지는 청소년 작품답게 아이가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장해나가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이를 풀어내는 서사의 구성이 디스토피아 장르적 성격을 띠며 사회 전체를 통제하고 있는 권위에 도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주제 의식을 확장해나갔다고 볼 수 있다.‘경계’를 설정해 가상의 적을 산정해 공동체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고 진실을 마주할 수 없도록 하는 권력은 이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다. 제목이기도 한 ‘경계를 넘어’는 누구에게나 자신이 특별하다는 걸 인정받고 싶은 유년기를 겪고 있을 아이가 우정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는 성장 소설임에 동시에 진실을 덮고 공동의 적을 만들어 프레임으로 집단을 통제하는 권위에 대한 도전, 진실로 나아가는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겠다. ‘사람이 정말로 뭔가를 믿고자 하면, 그 믿음을 바꿀 수 있는 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리를 바탕으로 역사 속에서도 전체주의, 독재가 이루어졌으며 현대 사회에서도 어떤 집단, 국가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경계를 넘어’는 이를 압축해 이야기로 훌륭하게 풀어나갔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맞서는 건 역시 진실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함께라는 것.

 

 

용감한 사람들도 두려움을 느낀단다.

 

진정한 용감함이란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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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21 업계지도 - 투자처가 한 눈에 보이는 비즈니스 지도 시리즈
한국비즈니스정보 지음 / 어바웃어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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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21 업계지도

 

 

  개인적으로 회계를 공부해본 적이 없어 업종별로 재무제표가 제시되어 있어도 이를 해석하기 어려웠지만, 이 책은 친절하게 업종별로 재무제표를 독해하는 방법을 많은 예시를 통해 적절하게 설명해주며 독자의 이해를 돕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영업적자가 크지만 상한가를 치는 바이오 기업에 대한 이야기, 원유 가격이 오름에도 정유사 이익이 증가하는 이유 등 궁금증이 드는 질문들을 통해 간단하게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설명하기 전 팁을 알려주고 시작한다. 말로만 들으면 어려울 수 있지만 기업들의 실제 예시를 통해 설명해주기 때문에 조금씩 이해가 된다.

 

   본격적으로 업종별로 기업들의 참고할 만한 재무제표와 투자포인트를 알려주는데, 업종은 크게 인터넷·미디어·엔터테이먼트·교육 업계를 시작으로 전자·통신·반도체 금융·증권 자동차·운송·상사 화학·바이오·에너지 건설·기계·철강 유통·생활 영역에 이르기까지 총 7가지의 범주에서 소개되며 세부적으로 나누면 40여개의 분야로 나뉜다. 각 분야별로 대표적인 기업들이 소개되는데, 가령 인터넷서비스/핀테크 업계의 경우, 네이버,NHN, 카카오, 아프리카TV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지난해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은 기록되어 있으며 기업별로 사업 부문에서 각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 지분구조, 영업이익 추이 및 전망, 자기자본이익률 추이 등 업종별로 필요한 사실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독자들이 쉽게 내용을 압축해서 볼 수 있을 정도로 인포그래픽 형식으로 잘 구성되어 있다. 이와 더불어 투자포인트라하여 각 기업별로 투자를 할 경우 참고가 될 만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잘 모를 수 있는 기업들에 대해선 소개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 지, 향후 어떤 사업을 주력으로 할 것인지 등 그 분야에 위치한 기업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복잡한 글로 된 말보다 수많은 그래프와 표로 여러 기업을 한번에 비교하고 연도별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장에 정말 많은 정보를 보기 쉽게 요약해 안내되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분야에 위치한 기업들의 설명을 보다 더 유심히 살펴보게 되는데 실제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기업들의 2018년까지의 성과가 담긴 각종 정보들을 보고 있다보면 그 자체로도 보는 재미가 있고, 그 기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사실들도 많고, 관심을 갖게 되어 원하는 기업을 선정해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로, 매력적인 책이다. 투자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독자는 원하는 업종의 기업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훑어볼 수 있고, 투자를 하고 있지 않은 독자들도 우리나라에 상장된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보며 산업 전반에서 어떤 일을, 얼마만큼 하고 있는 지 살펴보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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