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le 2010-04-17  

브루노 발터의 말러 1번을 듣고 있어요. 저는 말러 1번만 틀면 시무룩하니 있다가도 저도 모르게 입가의 미소가 번져 나중에는 주체할 수 없이 기분이 좋아져요. 대책없이 행복하고 즐거워요.  

현재 번스타인과 브루노 발터 두 개 들어보았는데 브루노 발터가 저는 좀 더 마음에 들어요. 친구는 브루노 발터의 말러 1번이 번스타인보다 10년형은 더 받겠다던데. 

이렇게 속속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곡가를 만났다는 게 너무나 엄청난 행운으로 느껴져요. 이안 보스트리지의 겨울나그네도 오늘 들어볼 수 있을 거예요. 알라딘에서 오늘 배달해 준다고 했거든요.  

고맙다구요. 

 
 
hanicare 2010-04-19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말러, 복잡다단, 심란한 사람같아요.
매력과 거부감을 동시에 풍기는.
어찌 보면 닥터하우스도 좀 연상되고
비주류에서 결국 주류가 되었지만......


도서관에서 빌렸던 책들도 다 반납하고 새 책도 없고 하여
책장을 뒤지다 문득 89년도 즈음에 읽었던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을 먼지 후 불어내고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말러 생각이 났어요. 쥴님이 말러 교향곡을 들어서 그랬던 걸까요?

토마스 만이니 말러니 바우하우스...좁은 제 소견으로는 이 때가 유렵문명의 절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저번에 세상의 최상급 인재pool은 의외로 좁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이 말러의 부인과 말러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를 생각하다 떠오른 말이었어요.^^

Joule 2010-04-19 12:50   좋아요 0 | URL
말러에 대한 책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하니케어 님 댓글 읽고. 혹 추천까지는 아니더라도 제가 참고해서 볼 만한 책 아시면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바우하우스에 관한 책도 한 번쯤 읽어본다는 게 마음에 드는 책을 못 찾아서 여적 미루고 있었는데 말러 들으면서 이 기회에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근데 저 참 무식하죠? 바우하우스에 대해서 읽은 책도 없고 말러나 슈베르트 겨울나그네 한번 제대로 들어본 적 없고. 하지만 그래서 권위에 대한 무의식적인 복종 같은 게 다른 사람들보다 없는 편이라 뭐 좋은 점도 있지 않을까 하고 스스로 위로해요. ㅡㅡ'

자신의 무지에 대한 인정과 개선에의 의지. 이 정도면 영 대책없는 건 아니죠?

hanicare 2010-04-19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쥴님이 무식하다면 전 결식아동?
말러에 대해서는 나탈리 바우어- 레히너의 말러회상록이 구미당기는데 구할 수가 없군요.
바우하우스는 2말3초 때 건축이니 미술 관계 책으로 귀동냥한 수준이라 추천곤란 ^^
신선하고 좋은 책 한 번 찾아보세요~


Joule 2010-04-19 16:31   좋아요 0 | URL
미국 아마존에도 중고밖에 없네요, 그 책은. 가격도 177달러쯤 하고. 지를까 말까 목하 고민 중이에요. 'ㅅ'

아, 참 그리고 이안 보스트리지 겨울 나그네가 오늘에야 도착했는데 수입이 아니고 한국에서 제작된 거예요. 아주 예전에 어떤 음반은 들어보니까 수입하고 국내 제작하고 소리가 좀 다르던데 반품할까요, 아니면 그냥 들을까요. (하니케어 님이 무슨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도 아닌데 하니케어 님이 그러라고 하면 어떤 결정이든 마음이 좀 놓이나 봐요, 제가.)

피셔 디스카우의 겨울 나그네 지금 듣고 있는데 과연 '유려'하다는 하니케어 님 표현이 딱 들어맞네요. 어쩌면 그 청년 괴르네가 부른 것과 이렇게 판이하게 다를까요. 신기해요. 같은 노래인데 전혀 다르다는 게.

hanicare 2010-04-21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장례식장에 다녀왔어요. 올 봄은 너무 죽음이 많군요.
아이도 독감의심되어 집에서 쉬고 있구요.
온통 잿빛 하늘.
4월이 울고 있는 듯.

두 음반 다 들어본 상태가 아니어서 제가 추천드릴 입장이 못되어서
송구스럽습니다.
어디 서양고전음악과 음반에 정통하신 분 있으면 좋을텐데...

하루키가 어떤 글에서 모짜르트를 다른 연주로 듣고는 이렇게 다를수가..역시 모짜르트는 천재인가봐 했었다는 게 생각나네요. 아주 큰 산은 오르는 길이 여러 갈래지만 정상에선 한 눈에 굽어보이는 걸까요?

저같은 중인들은 늘 한계를 알고 삼가해야겠습니다만.
(역시 중언부언하고 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