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존 그레이 지음, 김경숙 옮김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첫 번째 환경의 차이겠고, 두 번째는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분명 다른 점들이 있고 오해에서 비롯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언제나 같은 실수와 사과의 반복 아니면 고집으로 일관하여 상호간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반복을 거듭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나름대로 문제점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있는 연구와 상황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서 너무나 당연한 일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가르치는 지침서가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여자 친구는 직장 생활을 몹시 힘들어했다. 나는 그때마다 조금 참으면 될거야. 너는 왜 그렇게 인내심이 없니? 나무라곤 했다. 게다가 당연히 할 소리라고 핀잔을 주곤했다. 결국엔 그녀는 이런 말을 했다. 형 한 번이라도 내 편이 되어주면 안되는 거냐? 나도 알아 내가 잘못한 것 인줄 알고 또, 그런 나 자신이 싫어 하지만 지금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은 형의 설교를 듣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나는 단지 위안 받고 싶어서 이렇게 억지를 부리면서 형에게 말하는 거야. 그냥 한 번쯤 그냥 묵묵히 내 편이 되어 줘봐.

생각해보니 난 늘 그녀가 잘못되었다고 핀잔을 한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지난 추억을 떠올리면서 이런 때는 이런 것이 필요했구나. 그래 너무나 도덕적인 것 정도만을 그녀에게 강조하고 있었구나 그렇지 결국 그녀가 그것을 모르는 것도 아는데 웬 잔소리를 그렇게 했을까? 추억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좋은 시간이었다. 내 그 어설픈 도덕주의에 질려 버렸구나. 또 다시 반복된 실수를 하지 않을 자신은 없다. 그러나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구지 내 잘못은 없다고 생각해왔는데, 오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쓴웃음이 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양장)
이케다 가요코 구성, C. 더글러스 러미스 영역, 한성례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은 너무 좁아져 있다. 그 안에 사는 특정 다수만이 문화적 혜택을 누리는 것처럼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 그리고 특정 다수의 권리와 자유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처럼 세상은 좁고 다수의 집합체는 단순히 하나의 인격의 틀을 통해 공동의 혜택을 받는 상황을 연출해 나간다. 결국 100여 개 국가의 몇 안 되는 나라만이 문화적 혜택을 누리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불특정 다수의 희생을 요구한다.

나는 결코 패배주의자도 아니고, 게다가 더욱 비관주의자도 아니다. 하지만 현실은 늘 세상에 몇 안 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형성되어가고 있다. 인정하는가? 이 좁지 않은 곳에서 다수보다는 특정다수의 공간만이 존재하고 있다고 규정해 버린다. 서로 협력관계를 유지한다고 보는가? 내가 세상을 좀 비틀어지게 보고 있는가? 아니다. 결국 세상엔 백여 개 국가 한사람으로 구성된 국가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아도 되지 않을까?

동료가 인터넷 서점에서 이 책을 샀다. 모든 직원들이 아주 짧은 시간동안 읽고 생각한 것은 무엇일까? 어떤 사람은 책값이 너무 아깝다고 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이 함축적이고 상징성 강한 책을 통해서 많은 것을 느꼈을 지 모른다. 이 좁다란 지구에 한 명으로 대표되는 국가만이 존재한다. 그 대상이 누구일지는 모르지만 이미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너무 좁거나, 대표되는 브랜드나 국가만이 살아 남아야 하는 통과의례를 거쳐야만 할지도 모른다. 아직은 도덕이 죽지 않고, 노골적인 자국의 이익을 드러내지 않지만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거대한 집단의 이기주의가 만연할지 모른다. 그 안에 소중한 한 사람이 될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마장 가는 길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15
하일지 지음 / 민음사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경마장 가는 길]은 영화를 만들어 냈을 때는 다소 통속적이거나 아니면 너무 지루함을 줄 수 있는 작품이다. 읽어 본 사람들은 그 미묘한 심리와 분노 그리고 알 수 없는 집착을 과연 영상 속에서 그려낼 수 있을 지 많은 의문을 주었기 때문이다. 역시 [태백산맥]이 그랬고[죽음의 한 연구-영화 유리]가 그랬다. 내적 갈등을 표면화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것은 아닐까? 고도의 심리전이랄까? 아무튼 나는 몇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하일지의 경마장 가는 길을 읽었다. 또 선물도 했다.

그는 분노해 있고 늘 같은 음식과 같은 사건으로 갈등을 빚어내고 있다. 그 분노의 실감은 실로 글에서 전율을 느끼게 하면서 이 적절한 묘사와 진술이 나를 전율케 한다. 그리고 어디 들판에 던져진 테니스 공처럼 언제 우리의 시선에 발견될 지 모르는 곳에 꼭꼭 숨어 있는 것이다.

내 여자친구는 새벽에도 우리 집으로 불쑥불쑥 찾아온다. 그리고 말없이 녹음한 테이프를 주고 가거나 아니면 이거 읽다가 다 읽고 왔어, 이 책 형 한 번 읽어보라며 툭 던져놓고 간다. 가끔은 당혹스럽다. 그러나 습관이란 또 얼마나 우리를 무디게 하는가? 그녀가 다녀간 새벽 창문 틈에 경마장 가는 길이라는 책이 있다. 읽는다. 고마워서 아니면 궁금해지기 시작해서...... 다시 아침 8시에 학교에 가자며 집 창문을 두드린다. 그때까지 난 무디고 더딘 놈이라 그녀의 행동을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결국 사랑하게 된다. 그것이 시작에 불과했지만 결국 연애도 늘 같은 생활의 반복과 익숙한 곳으로의 산책과 그리고 미묘한 분노와 집착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내가 그렇고 그녀가 그렇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렇다. 늘 반복되는 사건과 갈등 그리고 그 갈등 속에서도 빠른 문체를 바탕으로 전혀 지루하지 않은 전개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게 만든다. 페이지-LOVE is BULE를 듣는다. 사랑은 우울한 파스텔 톤이라고 할까? 집착하지 않아야하는 것을 가르치는 [경마장 가는 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랜 밤 이야기 창비시선 201
김수영 지음 / 창비 / 200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장 지향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는 스타일 감각적이거나 비유의 현란함이 보이지 않는데 오래 기억에 남는 시를 쓰는 시인이 아닐까 오래 전 시골에서 보았을 법한 정서들이 가득한 시들 그런 잔잔한 내용들을 소재로 편하게 이야기하듯 글을 담아 놓았더군요. 아무튼 이런 담담한 내용의 글들은 오랜 세월 습작을 하지 않는다면 쉽게 용기를 내기 두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가족 안에서 살았던 우리들의 정서라면 얼마든지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을 아주 잔잔한 어조로 말하는 소녀를 보는 듯한 착각, 시적 화자는 발랄하고 귀여운 소녀로 주로 등장한다. 시 읽기는 정말 많은 것을 바라보고 함축하고 그리워하고 응축된 화자의 과거사를 어른이 된 지금, 회상하며 서술하고 있다. 내 유년의 깊이를 어둠과 두려움과 궁금함들로 가득했지만 지금에 와서 이다지 그립고 보고싶은 것은 왜일까?(그때는 사소한 것들이 심각하고 두려웠지만 지금은 그저 그립기만 한......)

사람들은 자주 추억한다. 시적 화자는 소녀이고 성숙한 여인이고출산을 경험한 엄마인데도 내 의식 속에는 자꾸 10살 먹은 소녀로 보일까? 아주 오래된 물건들 내 유년시절 방안 그리고 집 주위와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사소한 물건들이 글 속에 담겨져 있다. 고향의 빈집이라던가 아니면 오래된 우물이라던가 늙은 부모님들이라던가 혹은 아주 오래된 장롱이라던가 내 마을에 자꾸 여린 순을 돋아나게 하던 오동나무라던가 빈집의 양철 대문이 바람에 요란하게 흔들리는 모습이 글 속에 그려 있어 내 정서에 쉽게 애착이 가는 부분들을 어쩌면 이렇게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을까 한 번 고향을 그리고 싶고, 유년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다면 딱 안성맞춤인 책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빛의 강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1999년 6월
평점 :
절판


여행은 떠나면서 책을 읽을 때 가장 집중력이 생긴다. 일반 스포츠 신문이나 일간지 그리고 경제신문 등 나는 내려갈 때부터 도착할 때까지 읽는 것을 즐긴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은 일단 한 번 읽고 나면 버리는 것이어서 여행을 떠나기 전에 반드시 가방 속에 책 한 권을 넣고 떠나는 것이 습관이다.

일단 글씨가 한 눈에 들어와야 한다. 또, 어느 정도 짧은 분량이어야 한다가 전제 조건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모든 것을 충족시킨 작품이 류의 달빛의 강이다. 처음은 그냥 막연하게 글을 읽었다고나 할까?

아무튼 두 번째 읽었을 때는 아! 이거 옵니버스식의 소설구성을 가지고 있구나. 전혀 얽혀 있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이 촘촘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의 사랑은 어떤 조건을 많이 따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다. 단순히 느낌이다. 느낌으로 사랑하고 느낌으로 사물을 보고 느낌 그 자체로 자연스런 사랑이 이루어진다. 설령 그 대상이 나와 아무런 관련도 없이 그저 스쳐 가는 사람이더라도 말이다. 이 책 속에 나오는 사람들이 서로 알게모르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려야하지만

류 작품은 언제나 기존질서에 다소 벗어나 있는 사람들이 대상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노골적인 말들 사회를 바라보는 이단자들, 다소 보통의 사람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패턴의 삶을 사는 사람들 그러면서 늘 일본사회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이국에 대한 열망을 대변하는 것을 등장인물을 통해서 노골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따뜻하지는 않다. 아니 오히려 냉소적이다.

냉정하게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드러내 보인다. 류의 작품이 갖는 공통점 중의 하나가 아닐까? 뭐 대단한 작품이라고 생각들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읽기에 편한 점도 있고, 우리들이 은닉하고 싶어하는 부끄러움들을 적날하게는 아니지만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것만은 사실이다.

쿠바라는 막연한 이국을 동경하는 사람들의 모임처럼 느껴진다. 그 속에서 사람들의 만남이 있고 그리고 그 만남 속에 각각의 구성원들의 삶이 가볍게 터치된다. 이제 글읽기에 짜임이 어떻고 상징이 어떻고 그런 것에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그냥이다. 보통에 아이들이나 어른들에게 물어보라. 나이키가 왜 좋은지 코카콜라가 왜 좋은지. 단순히 그냥이다. 류가 왜 좋은지 묻지 않아도 된다. 그냥이다.

상품의 질을 따지고 가격을 따지고 그럴 만큼 여유롭고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다. 아니, 설령 시간이 많고 남아 돈다하더라도 그런 일들은 하지 않고 싶다. 오랫동안 구축해온 이미지란 쉽게 깨어지지 않는 것처럼 우리에게 이미 각인되어진 것들은 구지 왜라고 묻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달빛의 강 왜 일 필요가 없다. 단순히 쿠바노래가 좋다. 그냥 쿠바라는 나라가 어딘가 은밀한 구석이 있어 보인다는 막연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