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밤 이야기 창비시선 201
김수영 지음 / 창비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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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지향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는 스타일 감각적이거나 비유의 현란함이 보이지 않는데 오래 기억에 남는 시를 쓰는 시인이 아닐까 오래 전 시골에서 보았을 법한 정서들이 가득한 시들 그런 잔잔한 내용들을 소재로 편하게 이야기하듯 글을 담아 놓았더군요. 아무튼 이런 담담한 내용의 글들은 오랜 세월 습작을 하지 않는다면 쉽게 용기를 내기 두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가족 안에서 살았던 우리들의 정서라면 얼마든지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을 아주 잔잔한 어조로 말하는 소녀를 보는 듯한 착각, 시적 화자는 발랄하고 귀여운 소녀로 주로 등장한다. 시 읽기는 정말 많은 것을 바라보고 함축하고 그리워하고 응축된 화자의 과거사를 어른이 된 지금, 회상하며 서술하고 있다. 내 유년의 깊이를 어둠과 두려움과 궁금함들로 가득했지만 지금에 와서 이다지 그립고 보고싶은 것은 왜일까?(그때는 사소한 것들이 심각하고 두려웠지만 지금은 그저 그립기만 한......)

사람들은 자주 추억한다. 시적 화자는 소녀이고 성숙한 여인이고출산을 경험한 엄마인데도 내 의식 속에는 자꾸 10살 먹은 소녀로 보일까? 아주 오래된 물건들 내 유년시절 방안 그리고 집 주위와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사소한 물건들이 글 속에 담겨져 있다. 고향의 빈집이라던가 아니면 오래된 우물이라던가 늙은 부모님들이라던가 혹은 아주 오래된 장롱이라던가 내 마을에 자꾸 여린 순을 돋아나게 하던 오동나무라던가 빈집의 양철 대문이 바람에 요란하게 흔들리는 모습이 글 속에 그려 있어 내 정서에 쉽게 애착이 가는 부분들을 어쩌면 이렇게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을까 한 번 고향을 그리고 싶고, 유년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다면 딱 안성맞춤인 책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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