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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시대 - 로마제국부터 미중패권경쟁까지 흥망성쇠의 비밀
백승종 지음 / 김영사 / 2022년 2월
평점 :

영원한 승리란 없다. 영원한 승자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승리의 기쁨에 도취되었다가 머지않아 멸망이라는 나락에 빠지는 극적인 장면은 역사라는 무대 위에서 여러 차례 재현되곤 했다. 이러한 전승불복(戰勝不復)의 진리는 제국의 흥망성쇠에도 동일하게 적용돼왔다. 과연 무엇이 제국의 운명을 결정짓는가?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역사가 백승종 교수의 <제국의 역사>로 역사를 움직이는 힘과 원리에 대해 알아보자!
인류의 역사에 영원한 제국은 없다. 역사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것처럼 밀물이 있는가 하면 썰물이 있다. 흥망성쇠는 마치 자연현상이라도 되는 것처럼 시간과 공간을 두 개의 축으로 삼아 끊임없이 일어난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의 운명을 바꿔놓았을까. 혹시 하나의 제국이 성장하고 붕괴하는 것은 생태계의 철칙일까. 우리는 지금 긴 역사의 흐름에서 어떠한 좌표에 위치하는 것일까.
p.13
제국이란 무엇일까. 보통 한 명의 군주가 여러 언어를 사용하거나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다민족을 통치하는 국가 형태이지만 역사를 보면 실로 다양한 형태의 제국이 존재했었다. 세계사책 <제국의 시대>에서는 로마제국, 몽골제국, 오스만제국, 대영제국, 독일제국, 일본, 현대의 패권국가인 미국과 소련, 중국의 역사를 하나씩 살펴보며 제국의 흥망성쇠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중요한 사건과 인물에 대해서 알아본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성되어 있긴 하지만 가장 궁금한 제국의 부분부터 먼저 읽어보아도 무리가 없다.
몽골제국은 세계사에 혜성처럼 등장하였으나, 갑작스레 자취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한때 세계 최강의 초월적인 대국이었던 몽골제국. 제국의 흥망성쇠를 좌우한 것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p.87
역사책 <제국의 시대>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제국은 몽골제국이다. 힘도 세고 민첩한 동물인 말은 상품을 운반할 때나 농사를 지을 때 사람을 도와 힘든 일을 척척해낸 가축이다. 말이 가장 극적인 효과를 낸 분야는 바로 전쟁이었는데 말이 투입되면서 전쟁의 규모와 전개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말이 끄는 전차나 기마 전사보다 위력적인 병기가 없었던 고대에는 기병대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나라가 승리를 거두는 경우가 많았다. 말의 가장 잘 활용한 나라가 바로 몽골제국이다. 몽골은 기병 전법을 무기 삼아 세계 정복에 성공했고 동서양을 잇는 비단길에 많은 역참을 건설하여 교역에 질적 변화를 가져왔다.
칭기즈칸은 단숨에 몽골족을 통일하였고 역사상 어느 왕조와도 비할 수 없이 거대한 제국을 건설했다. 2,300만 제곱킬로미터의 영토에 1억 명의 인구를 거느린 몽골제국은 기병대를 이끌고 러시아로 쳐들어가 대승을 거두었고(1236~1242) 헝가리, 아드리아해까지 진격했다. 지칠 줄 모르는 정복 사업으로 사상 유례없이 넓은 영토를 정복한 몽골 대제국은 잔혹한 정복자이자 억압적인 통치자였지만, 여러 민족이 고국에서 평화롭게 사는 것을 허용했다. 또한 비단길을 통해 다양한 방식의 교류가 이루어졌다. 중국제 비단과 한혈마, 향료와 보석 등 다양한 상품을 서로 교환하기도 했고 동서양의 사상과 철학, 종교도 쌍방향으로 전파되었다.
마르코 폴로 Marco Polo(1254~1324)는 용감한 베네치아 상인으로, 산맥을 넘고 사막과 대초원을 가로질러 머나먼 여행을 떠났다. 그는 17년 동안 몽골의 쿠빌라이 칸을 섬겼다. 그는 중국에서 유럽보다 우수한 문화를 목격하고 돌아왔다고 확신하였다.
p.102
마르코 폴로는 허풍쟁이로 역사에 기록되었다. 하지만 모험적인 사람들은 <동방견문록>을 손에 들고 동방무역의 꿈을 키웠다. 크리스토프 콜럼버스가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이 책의 애독자로서 동양으로 가는 직항로를 개척하는 데 사실상 목숨을 걸었다. 만약에 폴로의 책이 없었더라면 콜럼버스가 대서양 횡단을 실천에 옮길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스페인 세비야에는 콜럼버스가 애독한 <동방견문록>이 아직 남아 있다. 그는 책장을 넘기며 곳곳에 줄도 긋고 메모도 남겼다. 마르코 폴로의 여행기야말로 15세기 말에 시작된 서양의 '대항해시대'를 가져왔다고 말해도 좋을 만큼 영향력이 컸다.
p.107
세계사책 <제국의 시대>에는 제국의 흥망성쇠를 결정지었던 힘과 원리의 비밀과 더불어 다양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담겼다. 역사에 허풍쟁이로 기록된 마르코 폴로가 언급한 화려하고 규모가 큰, 세계 어디에도 없을 번영한 나라가 바로 몽골제국이었다. 청년 마르코 폴로는 쿠빌라이 칸의 호의로 원나라의 관리로까지 임용되어 지금의 항주를 통치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용감한 베네치아 상인 마르코 폴로가 직접 보고 세계에서 가장 크고 화려하며 번영한 국가가, 14세기 유라시아의 최강대국이 왜 무너졌을까? 내부 갈등, 흑사병 창궐, 한족에 대한 차별 등의 원인을 꼽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원인은 명나라를 건국한 주원장의 신무기 총포였다. 몽골제국이 흥했던 이유가 당시 다른 나라보다 빨리 말을 전쟁에 투입시켰던 것을 생각해 보면 몽골이 일어설 때도 그러했고 다른 강대국이 등장할 때도 군사력은 국가의 흥망에 결정적인 요소이다.
세계사책 <제국의 시대>는 과거 제국의 흥망성쇠뿐만 아니라 영국, 미국에 이어 세계 경제 대국으로 떠오른 중국의 현재까지 조명한다. 다음 패권을 두고 다투는 미국, 중국 중 세계를 이끌어갈 제국은 어느 나라가 될 것인가! <제국의 시대>를 읽으며 점쳐보는 것은 어떨지, 흥미로운 세계사책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