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방 바리스타
송유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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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흐릿해져도, 마음은 선명히 남는다
말을 잃은 예빈과 기억을 잃어가는 달순,
두 사람이 함께 꾸려나가는 작은 카페 ‘별다방’은
세상에서 조금 비껴난 이들에게
조용한 숨구멍 같은 공간이 되어준다.

서툰 말 대신 커피향으로,
무거운 마음 대신 따뜻한 시선으로
그들은 손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안아준다.

말이 없어도 괜찮고, 기억이 흐려도 괜찮다.
이 소설은 다정함이 얼마나 단단한 언어가 될 수 있는지
그 조용한 울림으로 증명해 보인다.

누군가의 다정이, 결국 내 마음을 구해낸다.
<별다방 바리스타>는
그 믿음을 놓치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
조용하지만 단단한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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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골을 찾아서 샘터어린이문고 83
김송순 지음, 클로이 그림 / 샘터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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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눈으로 전쟁의 아픔을 마주하고, 공감과 이해라는 진짜 보물을 발견하게 하는 이야기”

병든 할아버지를 위해 손자 ‘현준’이 바람골이라는 낯선 곳으로 떠난다. 이야기의 배경은 판타지처럼 펼쳐지지만, 그 안에는 한국전쟁이라는 무겁고 아픈 역사가 흐르고 있다.

현준이 바람골에서 만난 사람들, 총소리, 그리고 피 냄새는 모두 할아버지의 기억 속 과거다. 그 속엔 어른들이 아닌, 힘없는 아이들의 전쟁이 있다. 손에 총을 쥐고 도망치던 열일곱 소년, 그리고 그 시절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금의 할아버지. 이야기는 그 시간들을 겪어보지 않은 현준이 점점 그 아픔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따라간다.

이 책은 단순히 과거를 되새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전쟁의 상처를 어떻게 기억하고, 누구와 함께 짊어져야 하는지 묻는다. 할아버지에게 전한 보물보다 더 소중한 것은, 현준의 마음속에 남은 ‘공감’과 ‘이해’다. 역사는 지나간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곁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해준다.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는 한 편의 판타지로 다가올 수 있지만, 책을 덮고 나면 그 판타지가 우리의 현실과 얼마나 가까운지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 자연스레 묻게 된다.

내아이가 ‘전쟁’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그 속에 담긴 아픔과 치유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볼 수 있게 도와준다. 또 단순한 역사 지식이 아니라, 상처받은 누군가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공감하는 힘을 키워주는 귀한 동화라고 생각된다. 판타지 형식을 통해 아이도 흥미롭게 빠져들 수 있고, 책을 덮은 후엔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이 참 많아진다. 자녀와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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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숲 4
조경아 외 지음 / 봄마중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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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장애’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지만, 여전히 쉽게 다가설 수 없는 이들에게 보내는 조용하고 단단한 위로다. 네 편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살아가지만, 하나같이 “그럼에도” 살아내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눈물보다 묵직한 침묵, 동정보다 따뜻한 이해가 이 책에는 있다.

〈말하고 싶지 않은 비밀〉에서 수호는 자신의 상처를 숨기려 애쓰지만, 결국은 한 사람의 솔직한 시선과 손길로 인해 벽을 허문다. 감추고 싶은 고백이 누군가의 진심을 만나 용기로 바뀌는 순간, 독자 또한 조용히 숨을 고르게 된다.

〈비를 부르는 아이〉는 조선이라는 낯선 시간 속에서 눈을 감고 세상을 보는 법을 배워가는 이야기다. 모든 것이 어두워졌을 때조차, 삶은 기적처럼 빛나는 한 줄기의 길을 남겨두는 법이다. 영근이의 길은 낯설지만 눈부시다.

〈실은 좋아해, 바늘을〉은 아픔이 가족 안으로 스며들었을 때, 그 속에서 피어난 작고 단단한 마음의 바느질이다. 바늘을 두려워하던 소나가 아빠를 위해 바느질을 시작할 때, 그건 사랑이라는 이름의 연습이자 다짐이다. 우리는 그렇게, 가족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간다.

〈매일 아침 번호판을 읽는 소녀〉는 ‘보이지 않는 고통’이야말로 때때로 가장 날카롭다는 걸 알려준다. 아프다고 말해도 믿지 않는 세상에서, 서안이는 조용히 꺾이지 않고 버텨낸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길은 그래서 누구보다 찬란하고 눈부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결국, 고통은 혼자가 아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우리는 더 이상 ‘그들’이라고 말하지 않게 된다. 그 아이들은 바로 ‘우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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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쌤과 함께하는 한국사 도장 깨기 1 - 서울(전근대) 역사 쌤과 함께하는 한국사 도장 깨기 1
허두영 지음, 김학수 그림 / 라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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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과 연계 + 현장 체험 + 흥미진진한 스토리
초등 자녀와 함께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역사책이다“

한국사 공부와 현장 답사를 한 번에!
아이와 함께 도장 깨듯 즐기는 역사 여행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아이와 역사에 대해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 많아졌다. 박물관이나 기념관에 가보기도 했지만, 아이가 눈으로만 보고 오고 말아 아쉬웠던 적이 많았다. 그런데 이 책, <역사 쌤과 함께하는 한국사 도장 깨기 1. 서울(전근대)>는 그런 아쉬움을 단번에 해결해주는 똘똘한 책이다.

가장 큰 장점은 ‘답사 중심’이라는 점이다.
암사동 유적지부터 경복궁까지, 실제 서울에 있는 역사 현장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책을 읽고 바로 그 장소에 가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특히 사회 교과서와도 연계되어 있어, 학교 수업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무엇보다 이 책은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다. 현직 역사 선생님이 직접 쓴 글이라 그런지, 아이 눈높이에 맞게 친근하고 쉽게 설명되어 있고, 중간중간 퀴즈나 활동 코너도 있어 흥미를 놓치지 않는다. 캐릭터화된 ‘역사 쌤’과 함께 떠나는 느낌도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포인트가 된다.

학습 만화처럼 그림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글밥 많은 책을 부담스러워하던 아이도 거부감 없이 읽어 나갔다. 책 한 권 읽었을 뿐인데, 한국사의 큰 흐름이 머릿속에 잡히고, 무엇보다도 “우리 이거 실제로 보러 가자!” 하고 아이아빠와 아이가 먼저 제안해준 게 참 반가웠다.

초등 자녀와 함께 의미 있는 역사 공부를 시작하고 싶다면, 이 책부터 시작해보시길 추천한다. 그냥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직접 보고 느끼며 경험하게 해주는 책이다. 서울에 살고 있는 가족이라면 특히 더 강력히 추천한다. 주말 나들이와 역사 공부,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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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파랑 4 - 첫사랑을 찾아서, 제3회 No.1 마시멜로 픽션 수상작 마시멜로 픽션
차율이 지음, 샤토 그림 / 비룡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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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울리는 판타지, 소녀들의 진짜 우정을 그리다

<미지의 파랑 04. 첫사랑을 찾아서>는 아이가 흥미롭게 읽고 나서 “엄마, 나 1권부터 다시 읽고 싶어.”라고 말할 정도로 깊이 빠져든 책이다. 처음엔 단순한 판타지인가 싶었는데, 읽을수록 깊은 감정선과 시간 여행을 넘나드는 감동에 푹 빠져버렸다.

조선 시대 인어 소녀와 현대 소녀의 우정이라니,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신비롭고 흥미로운데, 이번 4권에서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소녀들의 시선으로 섬세하게 풀어낸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사랑이 꼭 로맨스만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 감정이 자라나는 과정 속에서 느끼는 혼란과 설렘이 얼마나 복합적인지를 잘 보여준다.

초등 고학년 이상 아이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다. 특히, 여자아이들이 느끼는 첫 감정의 미묘함과 친구, 가족, 해적단 식구들과의 다양한 사랑의 모양들이 알록달록하게 펼쳐진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감정선은 현실적이고 진지해서, 부모 입장에서도 아이와 함께 읽기에 참 좋은 책이다.

다만, 이 책이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라는 점에서, 앞선 이야기를 모른 채 접한 게 조금 아쉽기도 하다. 아이와 함께 조만간 1권부터 다시 천천히 읽으며, 미지와 해미의 우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따라가 보고 싶다. 마지막 한 권이 남았다는 사실이 벌써 아쉬울 정도다.

‘진짜 우정이란 무엇일까’ ‘시간과 공간을 넘어 이어지는 마음이 가능할까’ 같은 질문을 던지게 해 주는 이 책을, 아이뿐 아니라 엄마인 나도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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