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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사전 - 대체로 즐겁고 가끔은 지적이며 때로는 유머러스한 사물들의 이야기
홍성윤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10월
평점 :
“《그거 사전》은 이름 없는 사물들의 정체를 밝혀내며, 일상에 작은 렌즈를 더해주는 책이다”
《그거 사전》은 이름 없이 ‘그거’라고만 불리던 사물들의 이름을 찾아 나가는 재미있는 여정을 담은 책이다.
목차를 보면 이 책이 얼마나 다양한 사물들을 다루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저자는 ‘먹다’, ‘마시다’, ‘걸치다’, ‘살다’, ‘쓰다’, ‘거닐다’, ‘일하다’라는 테마로 일상 속 사물들을 분류하며, 그 이름과 함께 얽힌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다.
책의 첫 번째 파트 ‘먹다’에서는 피자 삼발이, 빵 봉지 묶는 도구, 귤의 하얀 실 같은 작은 것들까지 다루며, 우리가 매일 접하지만 잘 몰랐던 물건들에 대해 알아 간다. 예를 들어 ‘피자 한가운데 꽂혀 있는 삼발이’는 피자가 상하지 않도록 고정해 주는 역할을 하며, 그 자체로 피자를 보호하는 중요한 도구였다는 점을 알게 된다.
두 번째 파트 ‘마시다’는 음료와 관련된 물건들로, 샴페인 코르크 마개를 고정하는 철사부터 테이크아웃 컵 뚜껑의 작은 부분까지 다룬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사물들이 사실 얼마나 치밀 기능성을 가지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
세 번째 파트 ‘걸치다’는 가방끈 길이를 조절하는 네모난 장치, 배낭에 붙어 있는 돼지코 모양 패치 등 우리가 입거나 지니고 다니는 사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사물들의 용도를 알게 되면 우리의 생활이 더욱 편리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네 번째 ‘살다’는 집 안팎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을 다룬다. 두루마리 화장지의 심지, 변기를 뚫을 때 쓰는 도구 등 가정에서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알려주고, 이 파트에서 우리는 집이라는 일상의 공간이 작은 발명품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쓰다’와 ‘거닐다’에서는 우리의 일상을 좀 더 편리하게 해주는 물건들, 그리고 걷다 보면 보이는 거리의 사물들을 다룬다. 특히 ‘마트 계산대에서 물건을 구분해 주는 막대’와 같은 물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우리 생활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마지막 파트 ‘일하다’에서는 직장에서 만나는 사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무실에서 자주 사용하는 도구들, 이메일에서 사용하는 약어 등 직장 생활에 필수적인 것들의 이름과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물건들의 이름뿐만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역사, 문화, 발명에 얽힌 이야기들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며칠 전 음식 배달을 시키고 음식 포장을 듣다가 포장을 뜯는 일회용 칼이 궁금해 ‘그거사전’을 찾았다. 이름은 랩 칼!
딸아이한테 사전을 보여주자 아이는 신기해하며 그 후로 우리가 일상에서 ‘그거’라고 불렀던 것들은 꼭 이 사전을 찾아보곤 한다.
그러곤 “엄마 나 귤락은 원래 알고 있었다!”라며 기뻐했다.
작고 사소한 사물들도 나름의 사연을 품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우리의 일상이 조금 더 특별해지고, 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