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ㅣ 창비 노랫말 그림책
이두헌 지음, 최은영 그림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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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는
주로 동요를 함께 불렀지요.

내 안에 잠자던
동요들이 깨어나고

아이에게 배우는
새 동요도 스미던 시절이었죠.

아이의 자라는 몸과 마음 함께
같이 즐기는 노래도 가득해졌어요.

동요 뿐 아니라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
아빠가 좋아하는 노래.. 동요, 판소리, 민요, 외국가요, 한국가요,
클래식,재즈,뉴에이지 음악,영화 음악 등

집에서
차에서 듣고, 두드리고, 노래하곤 하지요.

아이들 덕분에
요즘 유행하는 노래도 안 답니다. (나는 나이먹어서도
유행가는 알고 즐길거라 확신했는데,
요새는 따라가느라 헥헥 거려요.) 볼빨간 사춘기 언니들의 <여행>
아이유 언니의 <밤편지>
신현희와 김루트의 <오빠야>
선우정아의 <고양이>
요조의 <내가 말했잖아> 등등
우리 가족만의
추억으로 토핑을 가득 올린
소중한 대중가요 들도
하나 둘 늘고있어요.

그 중 풍선도 있네요.

다섯손가락의 풍선
동방신기의 풍선 "지나가 버린 어린 시절엔
풍선을 타고 날아가는 예쁜 꿈도 꾸었지~" 엄마는

노래를 부를 때는
그냥 지나친 가삿말들

그림책으로
한땀 한땀 수를 놓듯
마음에 새겨가며 읽게 되었어요.

아이는 읽다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지요.

나 어릴적 노래가
내가 낳은 아이의 입에서 흘러 나오고 "이 노래 알아?"라고 말하는 듯
서로의 눈이 커지고, 반달 모양이 되지요.

시간이 흘러도
몸이 기억하는 노래들
신기합니다.

아이에겐
노래 풍선은
엄마 아빠와 함께 읽었던 책과 함께
기억의 한켠에 자리잡겠지요.

우리 가족의
그날의 온기와 장면을 담은
노래들을 더 많이 불러야할 거 같아요.

지나가버린 시간 뿐 아니라
앞으로도 오랫동안
노래라는 풍선을 타고 가는
예쁜 꿈을 만들어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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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선생님과 오싹오싹 귀신 학교 ㅣ 달고나 만화방
남동윤 지음 / 사계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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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쿨럭 아니,
초등학생이었던 엄마는
『귀신한테 홀린 아이』라는 책에 열중했었지요.

맹장염 수술로 입원했던
하얀 병실 안에서
한 여름에, 이불 둘러쓰고,
아픈 배를 부여잡으며
읽었던 시절이 있었지요.

책과 함께
학교 안과 밖의 소문의 물건들과
물건에 얽힌 ‘~카더라’ 이야기들이 연상되며,
자꾸 뒤를 돌아보았던 시절이 있었지요.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와
지금 자매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달라서
학교에 얽힌 괴담은 없을 줄 알았지요.

책읽는 소녀상
이순신 장군상
양변기가 아닌 변기가 놓은 화장실
나무로 된 마룻바닥 등

괴담이 될 만한 클리셰들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때와는 같거나 다른 괴담들이 있더라구요.

사계절 출판사의 달고나 만화방 시리즈
귀신 선생님과 오싹오싹 귀신 학교를 받고, 망설였습니다.

어릴 때와 달리
겁이 많아진 엄마는
솔직히 무서웠습니다.

자매들이 신나게 책을 읽은 후에도
엄마는 엄청 망설였습니다.

그래도 궁금했습니다.

과연 나의 『귀신한테 홀린 아이』보다 무서운가?
요즘 아이들을 서늘하게 해 주는 무서운 이야기는 어떨까?
사계절 출판사가 만든 귀신에 관한 책은 일단 괴담과는 어떻게 같거나 다를까?
궁금했습니다.

자매는
밤, 자신들의 놀이방에서 읽고,

겁쟁이 엄마는
대낮의 놀이터 아래서 읽었습니다.

엄마 어릴적 책 읽는 소녀상처럼
동식이와 채민이의 학교에는 달소녀상이 있네요.

4학년 1반
동식이 채민이 그리고 신귀강 선생님

아직 4학년이 아닌 두 딸은
엄마 아빠의 4학년 시절이 궁금하겠죠?

엄마는 4학년 6반
아빠는 4학년때 몇반인지 기억 안 난다고 하네요. (-.-)

4학년 1반은
신귀강 선생님의 사정으로
한 시간 빨리 학교 일정을 마칩니다.

귀가길에
동식이는 한 아이와 부딪힙니다.

저녁 6시까지 등교하는 학교에
지각하고 있는 아이.

동식이와 채민이는
저녁부터 시작하는 학교가 어디냐고 묻습니다.

그 학교는 바로
오싹오싹 귀신 학교.
(엄마 때는
초등학교 반수에 비해
아이들이 너무 많아

오전반에 등교하는 아이들,
오후반에 등교하는 아이들이 있었다고 얘기해주니
자매는 신기해합니다.)

지각 대장 귀신을 따라
오싹오싹 귀신 학교를 간 동식이와 채민이.

아이들의 여정은 쉽지 않는 길이었고,
책 너머의 우리들 역시 쉽지 않는 만화입니다.

세 아이들을 따라
우리집 세 사람도 눈을 크게 뜨고, 귀신 학교로 가는
퀴즈와 숨은 그림 찾기, 다른 그림 찾기, 미로 탈출 등을 해야 했습니다.

(함께 읽는 부모님들은 몸과 마음의 체력 보충을 하기 바랍니다.)

세상에서 가장 잘 생긴 박쥐 경비 아저씨
저승 택시를 운전하는 저승 사자(진짜 사자입니다. 어흥)
한반에 꼭 있는 심술트리오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시계령
그리고 엄마의 마음을 사로잡은 내비 부엉
프랑켄 교장 선생님과 마성의 가수 신귀강

정말 정말 많고 많은 귀신들이 등장합니다.
현실의 캐릭터부터, 그림책과 동화책의 주인공들, 그리고 상상 속 귀신까지
다채롭게 그려내는 작가님의 역량에 감탄했어요.

이제는 귀신 학교의 귀신들과 함께
귀신들이 열광하는 가수 신귀강의 콘서트를 보러간 동식이와 채민.

신귀강은 누구일까요?
그리고 지각 대장 귀신의 정체는 누굴까요?

끝이다 싶을 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게 되는 만화 『귀신 선생님과 오싹오싹 귀신 학교』였습니다.

주말 아이들과
까페 에무를 찾았습니다.

아이들이 꺼내 든 책은
남동윤 작가님의 또다른 만화들.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
귀신 선생님과 고민 해결 1권과 2권입니다.

전작들이 있었구나 하며
아이들 옆에서 함께 읽다 왔습니다.

학교 생활과 관련된 이야기가 전작 3권이라면,
『귀신 선생님과 오싹 오싹 귀신 학교』는 여름 여행에 함께 해도 좋을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책입니다. 귀신, 이야기, 게임. 따로 또 같이 즐길 수 있는
책입니다.

화장실은 못가거나,
밤에 무섭다며 울거나 하는,
무섭기만 한 책은 아니더라구요.

왠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드는 만화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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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티야, 커서 뭐가 될래? ㅣ 알맹이 그림책 44
김서정 지음, 양경희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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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아이들 출판사의 알맹이 그림책 44번째
『앤티야 커서 뭐가 될래?』

표지 속
큰 개미와 작은 개미

표지에 커다랗게 쓰여진
커서 뭐가 될래? 라는 문장

책을 든 엄마는
가슴이 콕콕 합니다.

속지를 펼치자
둘째는 두더지 굴이라 하고,
첫째는 개미 집이라고 하네요.

아이들 눈에도
무언가 땅으로부터 쑤욱 올라온
흙무덤으로 보이나 봅니다.

“이야, 나왔다.”라는 말과 함께 태어난 개미 앤티.
앤티는 세상에 나온게 너무나 신기하고 즐겁기만 해 보입니다.

하지만
언니들에게 앤티는
시끄럽고,
나대고,
커서 뭐가 될지 모르는 아이로만 보입니다.

무럭무럭 자란 앤티
언니 개미는 앤티에게 한사람 아니 한 개미로서의 일을 줍니다.

여왕님을 돕는 일을 맡은 앤티

앤티는 궁금한 게 너무나 많습니다.

“여왕님은 몇 살이에요?”
“왜 꼼짝도 않고 누워 계세요? 건강에 안 좋을 텐데.”
“혼자서는 밥 못 먹어요?
“여왕님은 우리를 다 낳았어요? 그럼 우리는 모두 공주예요?” 등등.

궁금해서 물었는데, 여왕님은 소리를 지릅니다.

앤티는 여왕님의 방에서 쫓겨난 후,
굴 파는 작업, 먹이 구하는 작업 등 다른 일들을 맡게 됩니다.

의욕이 넘친 앤티
앤티의 마음을 몰라주고 동료들은 방해가 된다며 앤티를 쫓습니다.

좌절한 앤티
한숨만 쉽니다.

“난 왜 이렇게 뭘 해도 안 될까?
잘하려고 하는데도 왜 망치기만 할까?“

(이 장면에서 우리집 아이들은
앤티의 뒤에 있는 곤충을 보며 외칩니다.

“배짱이, 배짱이에요.
앤티는 배짱이를 따라 멋진 노래를 부리게 될 거에요.“

앤티는 음악가의 자질을 가진 걸까요?)

아이들의 기대와는 달리
곤충들은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동태를 살피러 언덕으로 올라온 거였어요.

이웃나라 개미들이 전쟁을 일으킨 겁니다.

(아이들은 재미있게 본 프랑스 애니메이션 『슈퍼 미니』를 얘기하더군요.
길 잃은 일개미가 붉은 개미들이 다가옴을 동료들에게 알리고, 함께 싸우는 장면이 떠올랐나봐요.)

바들바들 떠는 개미
슬금슬금 도망가는 개미
용감하게 싸우는 개미

앤티는 가장 용감한 개미였던 거에요.

옥신각신 필사적으로 이웃나라 개미들을 내쫓습니다.

이제 개미들은 앤티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봅니다.

여왕님이 가고
새 여왕님은 누굴까 기대하고 있을 즈음

앤티에게 변화가 찾아옵니다.

앤티의 몸은 커지고, 등에 날개도 돋습니다.
앤티가 새로운 여왕개미였던 거에요.

앤티는 결혼식을 하러 하늘로 둥실둥실 날아오릅니다.

“난 좋은 여왕이 될거야.
말이 많아서 시끄럽고,
길도 잘 못 찾고,
혼자 너무 설칠 때도 있지만
용감한 아가들을 많이 낳아서 튼튼한 나라를 만들거야!“

라고 다짐하면서요.

(우리집 아이들은 뒷 속지의 날개 떼고 땅으로 들어가는 앤티도 인상적이었나 봅니다.

“날개가 왜 떨어졌을까요?” 궁금한 아이들과 함께
개미에 관한 자연관찰 책도 함께 보았답니다.)

앤티가 여는 새로운 여왕의 시대에는
실수투성이에 호기심 투성이인
내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아 시무룩한 꼬마 개미들을 잘 이해해주는
어른 개미들이 가득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문득
모 방송국 프로그램에 나왔던
가수 이효리의 말이 생각납니다.

어린 아이에게
훌륭한 사람이 되라던 이경규에게
“뭘 훌륭한 사람이 돼? 그냥 너 되도 싶은 사람이 되면 돼!“ 라고 일침을 놓았던 그녀.

제게는 꽤나 강렬한 문구라서
항상 가슴 속에 담아두는 말 중 하나입니다.

아이가 되고 싶은 사람
아이가 하고 싶은 일
그저 지켜봐주고, 강백호처럼 왼손은 거들 뿐 하는 왼손의 역할을 하고프지만
마음과는 달리 휩쓸리는 저를 발견합니다.

『앤티야 커서 뭐가 될래?』는
엄마를 반성하게끔 하는 그림책입니다.

여왕개미처럼 왜?를 이야기하는 아이에게
시끄럽다고 조용히하라고 외치는 엄마가 아닌

앤티의 다짐처럼
왜?에 아는 것은 아는 만큼,
모르는 것은 함께 찾아보는 그런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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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해피엔딩
크리스틴 해밀 지음, 윤영 옮김 / 리듬문고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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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de hay amor, hay dolor
사랑이 있는 곳에 고통이 있다.

앙의 엄마가 주인공 필립을 보고 한 말이다.

책을 읽을 때는 그냥 넘어갔다.
책을 다 읽고는 이 스페인 속담이 계속 생각난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
꽃길을 걷게 될 것이고,
세상은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을 거라 기대하지만,

우리는
사랑을 하는 길목마다
희 노 애 락 과 틈새의 다양한 감정에 고통스러워한다.

타인에게는 평범한 보통의 시간
나에게는 빛나게 할 특별한 시간
나만의 카이노스가 움직인다.

개그맨이 꿈인 필립은
외사랑의 대상인 루시,
유방암이 걸린 엄마,
단짝 친구 앙,
그리고 대답(답신)없는 우상 해리 힐
다양한 종류의 사랑과 갈등으로 마음앓이를 한다.

십대 장난꾸러기 소년의 머릿속을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느낌의 소설이었다.

뒤죽박죽 얽혀있지만
나답게 문제에 맞서는 필립이 거기 있었다.

『괜찮아, 사랑이야』하고
뒤로 가면 갈수록
소리 내어 웃게 하는 소년을 만났다.

책을 읽는 내내
필립이 돌아가신 조 할아버지를 떠올린 것처럼
나의 외할아버지를 생각했다.

할아버지의 냄새, 할아버지의 목소리
지금은 증발해버린 할아버지의 잔상을 끄집어내려 했다.

사랑하는 이와 영원할 수 없고
미래 언젠가 헤어지는 순간이 온다는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시간을 소중히 하길.

반짝반짝 금빛으로 빌나는 순간이었으니까요.
바로 그런게 추억 아니겠어요?
누군가 죽거나 우리의 곁을 떠날지라도,
우리는 결코 그 사람을 잊을 수 없어요.
결코 보낼 수 없어요.
그들은 영원히 우리의 것이고,
우리가 필요로 할 때 그들은 기억 속에 다시 나타나 우리를 도와주지요.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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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장미
정이담 지음 / 황금가지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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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사냥 교본을 아세요?
왜 인간은 마녀를 필요로 했을까? 그런 질문을 던져요.
이 책이 왜 알려지지 않았을까요?
하필 마녀를 재판하는 책을 선택하고, 널리 주장한 사람들은 누구였을까요?
왜 그들은 진실을 폭로하는 책은 감추었을까요?
신기해요.

여긴 단지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 있는데, 이상하죠.

마녀를 만드는 책은 널리 읽히고, 사람을 증명하는 책은 잊혀졌다는 게." p245

괴물 장미라는 제목
뱀파이어 퀴어 로맨스라는 장르
애니메이션 <강철의 연금술사>가 연상되었다.

어머니를 되살리기 위해 인체연성을 하다가 대가를 치른 형제. 원래의 몸으로 되돌아가기 위한 여정을 담은 애니메이션. 알과 애드는 뱀파이어는 아니다. 하지만 왠지 자연스레 떠올랐다.

책을 펼치며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읽지 말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제발 할리퀸(할리퀸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류의 소설이 아니길 빌었다.

열아홉 살의 메리 제인.
엄마는 어릴 적에 가출했고, 아빠는 술주정뱅이다.
아빠 대신 주유소에서 일하고, 아빠의 폭언에 폭력까지 시달리지만 기다린다.
고물상에 주운 카메라에 자기의 진실을 담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믿어줄 나이가 될 때 까지……

큼지막한 공간에 그림을 그리는 것,
벽화는 메리 제인이 삶을 견딜 수 있는 유일한 창구였다.

화려한 황금 장미, 마지막 한 장의 꽃잎을 그리려던 찰나에
메리 제인이 있던 지하도에서 메리 제인은 사건과 만나게 된다.

며칠 후 메리 제인은 그녀를 만난다.
친구를 만나러 가던 그녀, 바네사.

메리 제인은 바네사를 그녀의 집으로 안내 한다.

“혹시 죽이고 싶은 사람 있어?” p27


왜 남자와 여자가 아닌, 여자와 여자인가?

『괴물 장미』는 뱀파이어 퀴어 로맨스라는 장르의 소설이다.

퀴어,
퀴어,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포괄적인 단어로,
레즈비언과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인터섹스, 무성애자 등을 두루 일컫는 말이라고, 네이버 지식 사전은 정의 한다.

“황금색 장미를 그리고 싶었어요. 그렇지 않으면 죽을 것만 같았어요.
나는 이걸 피워낼 수 있는…. ‘인간’이라는 걸…. 잊고 싶지 않았어요.“

“메리, 네가 원한다면….나는 널 위해서 얼마든지 괴물이 될 거야.” p58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저울질 했을 때 균형을 이를 수 있는 상대.

완력에 의한 제압, 사회적인 장치에 의해 강제할 수 있는 어느 한쪽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대면하고,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안전한 사이라

퀴어라는 장르를 통해 여성의 이야기를 펼쳐나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여자만이 느끼는 불공평한 세상, 그 공감에 대하여 그렸다.

언니, 여긴 공범자들이 가득한.
수많은 타살들의 나라니까….
나 하나쯤 괴물이 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요. 그렇죠? p85

"내가 인간이었을 때…가축만도 못했었어. 그들이 날 마녀라고 불렀을 때에서야…
쉰여섯번이나 고문당했던 날 말이야…. 사실 그들이 이토록 나를 두려워했구나. 깨달았어. 내가 더러운 게 아니라…그들에게 과분한 존재였기 때문에 그랬다는 걸 알았어. 이 진실을 읊으면서 버텼다고.“
“알아. 리사, 넌 끝까지 살아갈 자격이 있어.” p154

소설 속
주요 인물들은 여자다.


주인공 메리 제인,
뱀파이어 바네사와 리사,
경찰관 데보라,
기자 재클린.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여성들.
소설이지만 사회 속의 여성들의 모습을 그린다.
그녀가 처한 현실, 그녀 안에서의 내적 갈등도 자연스레 녹아있었다.

"저도 결혼하면 사회부에서 밀려날까요? 이전 선배들이 어땠는지 기억하세요?
전 아직 남편을 기르긴 싫은데…. 주변 선배들은 업무를 그렇게나 잘 해냈는데도, 이중고에 시달리더라구요. 몸이 나빠지거나 아이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그만두고…. 하루는 출장을 가는데 아이가 ‘엄마는 언제든지 날 떠날 거잖아.’라고 했대요. 그 말이 어찌나 가슴을 후벼 파던지. 부모자식이라는 건 대체 뭔가 싶더라니까요…“

“데보라, 이번에 제대로 한 건 한다면 일요일에 제가 하루 종일 아이들을 봐 줄게요! 편히 데이트라도 즐기세요! 아니면, 아, 다음달 특집 기사는 임산부 파별 금지법을 다룰까요?”

결국 데보라는 크게 웃고 말았다.
“말이라도 고마워요.” P196

양성평등을 원하는 여성들
양성평등을 느끼지 못하는 남성들

스릴러와 로맨스의 서사 구조라는 큰 축에서 개성 있고 현실적인 인물들이 움직임을 따라가며 계속 생각하게 한다. 여성으로 산다는 것에 대해서….

그녀들의 고충에 끄덕이고, 격하게 공감하는 나를 발견했다.

남자, 그들이 바라보는, 생각하는 여자들에 대하여 쓰여 있다.

“남자도 없이…. 지들끼리 애먼 데까지 온 거면… 뻔하지 뭐….”
“지들이 뭘 어쩌겠어. 보아하니 몸 좀 굴러볼 꼴이라니까.” p74

"이런 일하나 융통성 있게 처리 못하면 어쩌자는 건가?“ p182

우리집 남자와 아이들과 함께 양성평등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다.

강사는
모 광고 영상을 보며
등장했던 스포츠 스타 세 사람의 이야기 중 이상한 부분은 없었냐고 물었다.

교실 안에서
교실 안에 자리잡은 (아이들 제외)
여성들을 느꼈고, 대다수의 남성들은 못 느꼈던 일화이다.

남자 스포츠 스타들은 자신의 실력에 관한 이야기 했고,
여자 스포츠 스타는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여성의 매력을 이야기했다.

우리집 남자도 그 중 하나였다.

우리집 여자(나)도 놀랐고,
우리집 남자도 놀랐던 이야기. 그 후로는 의식하며 이야기 나누고, 살아가고 있다.

소설 속에서는
더 많은 남성들이 여성들을 바라보고 시선과 적나라한 대화들이 담겨 있다.

같은 인간인데,
오히려 위대한 일(아이를 낳는 것)을 하는 존재인데,

그들 역시 어머니인 여성을 통해 세상과 만났는데
그럼 여성들을 존중하고, 색안경 없이 대해야 하는 게 아닐까?

지금도 계속되는 마녀 사냥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데, 권력이 있는 자들은 다른 말만 하더라.
결국 시체들이 수두룩했지. 아이고, 소수가 금을 얻는데, 인류는 병을 얻었더라!
이게 나와 나의 역사야. 알아?“ P103

"마법을 행하는 이들은 대부분 여성입니다. 여자(Femina)라는 말은 믿음(Fides)과 적다(Minus)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더 적은 믿음’이란 뜻이지요. 우리의 위대한 스승들 또한 이 확도한 진리를 가르칩니다! 안타깝게도, 이 여성들은 자신의 유약함을 이기지 못해 악마의 꾐에 빠지는 불경을 저질렀습니다." p134

“우린 매일 같이 의문하며 살아 있는 존재야.” p120

‘너희는 그게 누구라도 상관없었어. 너흰 우리를 불사르기로 결심했고, 이 운명에 처음부터 선택권은 없었어. 너흰 우리가 누구인지, 진실이 무엇인지, 상관없었던 거야…!“ p135

비단 성소수자 뿐 아닌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뉴스 기사가 뜨면 그 밑에 수많은 댓글들이 달린다.

댓글은 기사에 대한 의견, 반론 뿐 아니라 기사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댓글을 다는 이의 공격대상에 대한 글도 많다.
어느 특정 인물이나 지역, 아니면 단체 등
‘이게 여기서 왜 나와?’하며 얼굴 붉히게 되는 글들도 무척 많다.

새로운 모습의 마녀가 탄생되며, 마녀 사냥이 계속 되고 있다.

잊지 않는다는 것, 이야기를 계속 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다.

"천 명의 여자가 살면, 한 명의 삶이 돌아온다.“ p278

"마침 나도 천 명 째의 그림을 완성했어요. 아시죠? 언니가 죽고 나서부터, 나는 아주 많은 얼굴들을 떠올리게 되었어요. 한 번도 마주한 적 없었지만, 분명 하는 사람들이었어요. 실존했던 이들이었고…. 끊임없이 그들의 얼굴과 목소리가 아우성쳤어요. 나는, 기억의 방식으로 그들을 살렸어요.“ P281

블편한 사실을 마주하고,
진실을 확인하고,
진실을 전하는 것.

그것이
살아가는 내가 할 수 있는 예의이자 행동.

『괴물 장미』를 읽은 후 느낌은
사람들이 편견 없이 이 소설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시작은 가벼웠으나 마지막은 무거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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