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교과서 개념읽기 - 수/연산
김리나
창비어린이
나에게 수학이란?
배울 때, 시험 볼 때는
무지 복잡하고 어려웠고,
학기가 끝나고, 시험도 없고 나면
아! 하고 무릎 탁치고 즐거웠던 교과 과정이었지요.
올 초
3학년 들어가고
수포자 (수학포기자)가 될까
개인교습소에 넣었다가
“나와는 상의 없이 엄마 마음대로 정하는 게 어디 있어요?”
하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아이에게 듣는 첫 원망의 말이었죠.
수학이 싫다던 아이
학교 수업 외에 왜 또 수학을 해야 하냐던 아이는
선생님이 잘 이끌어주셨는지, 수학이 조금은 좋았는지
지금은 별다른 이야기 없이 잘 다니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끔,
아이의 학교, 학원 수학 숙제를 들여다보거나
아이가 질문을 던질 때
고개를 갸웃할 때가 있습니다.
가장 원초적인 의문.
숫자, 수, 덧셈, 뺄셈, 길이와 단위 따위가
초등학생에게 왜 필요한가?
수학이란 게 뭘까?
수학을 왜 배워야 하는 걸까?
아이는 그런 걸 배웠을까 하는 질문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의문만 풀고 찾아보지 않고
마흔둘의 해를 살고 있었다는 자각과 함께요.
서점 수학문제집 코너에 가면
눈이 돌아갑니다.
종류도, 판형도, 출판사도, 디자인도 다른 수학 관련 책이 어마어마합니다.
수학에 능한 엄마가 아니기에
몇권 펼쳐보다가 지레 포기하고 돌아오기 일쑤였지요.
그런데
조금 다른 책이 눈에 띄였습니다.
작고 아담한 크기
귀엽고 얇아서 부담없는 두깨의 책이요.
수학교과서 개념읽기
학년과 학기별이 아닌 주제별로 수학의 개념을 설명한
수학계의 그림책 같은 느낌의 책이더군요.
책의 시작
책이 묻는 질문을
아이들에게 던졌습니다.
“수가 없다면?”
“나눠 먹을 수가 없어요.”
“오늘이 몇월 몇일인지, 몇시 인지 알 수 없어요.”
“숫자는 어느 나라에서 만든 거?“
“미국?” “한국?”
“땡! 인도. 아라비아 상인이 인도에서 배워 와서 널리 퍼뜨린 거래.
“아~ 아라비안 나이트의 아라비아 말이죠?”
“열개씩 묶었던 이유는?”
“손가락이 열 개라서?”
“옛날에는 이십개 씩 묶었대.”
“와 발가락도 열 개니까 그런거래요?”
“맞아.”
이진법, 오진법, 십진법, 이십진법의
어려운 개념도
수학의 오랜 이야기와 함께 들으니
이해가 더 빠릅니다.
엄마도 흔들렸던 수학의 개념이 다시금 잡히는 느낌이네요.
그렇게 게임으로, 놀이로
얘기 나누고 보니
아이들은
엄마가 들고 있는 책이
그림책이나 동화책이 아닌
수학책이란 걸 확인하고
멀찌감치 떨어져 있던 아이들이
슬금슬금 옆으로 와 함께 책을 읽었습니다.
수직선의 화살표 방향과
덧셈 뺄셈의 관계가
어려웠던 두찌(1학년)도
그냥 외웠던 수직선 위의 관계를
덧셈은 오른쪽방향으로, 숫자가 커져가고
뺄셈은 왼쪽방향이고, 숫자가 작아지는 게 왜 그런지 알게 되었습니다.
양수, 음수라는 있어보이는 말(개념)과 함께요.^^
쉬어가는 페이지의
고대 사람들의 숫자 세는 방법을 함께 해 보기도 했습니다.
“엄마, 편하지 않아요. 손가락 구부리다가 잊어먹겠어요.”
수학이 없는 세상
모든 걸 말로 글로만 설명한다면
시간도 많이,
말도 많이,
이해도 더 길었겠지요.
여러 사람이
더 간략하고 쉽고 편리하게 살 수 있도록
수와 숫자, 기호와 식이 만들어졌습니다.
연산에는 흐르다라는 개념이 담겨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책을 읽으며
학년별로 서로 다른 개념이라고 알고 있던
수학교과서의 수학 개념이 사실은
서로 서로 연결되어
냇가에서 바다까지 이르는
거대한 물줄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학문이든 다 그렇겠지만
수학 역시
바탕이 되는
수학에 대한 의문과
수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기초 개념 하나 하나에 대한 이해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복잡할수록 단순하게 보도록
복잡할수록 간단 명료하게 해 주는 수학책
이었습니다.
초등, 중등, 고등의 과정
아이들 책상에, 아이들 손에 머무르는 책이 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