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바의 여름 마당에서 나의 수수바 1
조미자 지음 / 핑거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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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은 온통 초록색

마당에 펼쳐진 초록으로
계절을 살아간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마당의 계절은 네개가 아니었다

마당의 여름도 하나의 계절이 아니었다.
하늘의 색이 하늘색만이 아니듯
마당의 색, 풀 색도 풀색만이 아니다

공기를 물을 살아있는 것들을 머금고
강약중간약 리듬을 타며 진해진다 커진다 퍼진다 다가온다

뜨거운 해를 머금고 쑥
시원한 비를 머금고 쑤우욱
빛나는 밤을 머금고 슈슉

뜨거운 해 아래
마음껏 꿈틀 거리며

마음 가는대로 뻗어본다.
마음 가는대로 뽐내본다.

풀들의 자유로움 안의 허크러짐,
흔들흔들 흔들리는 풀들은
나만의 뗏목, 허클베리 핀의 뗏목

그 위에서
나의 눈으로 온 마음으로
나 역시 초록초록 초초록해진다

쑥쑥 자란 여름
어느덧 선선한 바람,
느려고 빨라진 해달의 등장,
초록초록초초록 후 다시 초록의 목격

나의 수수바를 통해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풀들의 바지런한 다음을

준비의 사부작을 바라본다.

이 여름
쑥쑥 자란 풀처럼
나도 자랐길 바라며, 풀에게 안겨 본다.

📙
마당은 온통 초록색.
초록색 한 가운데
나도 풀처럼.

풀들은,
쑥쑥 자랄 수 있는 여름이 좋겠지.

P.S 자린고비에 얽힌 이야기를 아시는지.
밥 한번 먹고 천정의 굴비 쳐다 보고
맛을 상상하고 맛보는 이 처럼

수수바의 여름 마당에서
나는 책 한번 보고 마당 쳐다보며
풀 내음 풀 모양 풀 성장을 맛본다

진정한 풀 멍
풀 사이의 숨은 그림, 풀 속의 매직 아이가
켜지는 여름을 느끼고프다면 바로 이 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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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아이들 소원잼잼장르 4
전건우.정명섭.최영희 지음, 안경미 그림 / 소원나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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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드리운 종말이라는 그림자,
불행의 그늘 속에서도 우리는 함께 였다.

"형, 진짜로 내일이 마지막일까?"
- 책 중에서

어린 시절부터 최근까지
참 많이 듣고, 참 많이 물어본 말이
떠오른다.

"내일 세상이 멸망한다면?"

거의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대답할 것이다. 이렇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과나무를 심어야지."

<종말의 아이들> 속 세상은
무엇하나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하는 멸망 직전의 지구, 살아가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루아침에 피투성이로 아이들을
위협하는 (심지어 부모까지) 어른들
- 지구에서의 마지막 밤

사라진 친구를 외면하는 어른, 나의 엄마
- 정크봇

영광의 상처(라떼는 말이야)의 어른, 규칙이라는 선은 과연 옳은 것일까?
- 불을 지피는 악마들

도움 안되는 어른들, 황폐해진 지구.
아이들은 멈추고 생각하고 행동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기에 이생망
(이번 생애는 망했어)의 시대에,

시작과끝의 선 상에 서 있다.
때론 과감히 선을 넘나든다.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고,
'원래가 이랬어' 아닌 마음이 끌리는데로 가서 직접 확인하는 기회를 만든다.

어른들에겐
이생망이니 안녕 후
인생 2회차를 맞이해야지 하는 경향이
있다.(판타지의 경우)

하지만 아이들은
용감하다. 판타지지만 한번의 생애,
나의 생존 그리고 타인의 삶을 희망한다.

빅터 프랭크가 말한
자극과 반응 사이의 공간

어른들은 의식하고 노오력해야 생기는 틈이,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레 구사하는지도 모른다.

종말은 무섭다.
오늘도 단비가 잠시 내리다 태양이 뜨고 있다. 선명하고도 소란스러운 세상, 종말은 나와는 거리가 있어보인다.

사실 이 세상 어딘가 조금씩 보이는,
그러나 아직 나에게 보이지 않는 세계.

아이들과 책을 통해
어느날 갑자기 다가올 미래,
오늘처럼 늘 지금처럼 이어질 수 있는
미래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좋을수도 나빠질수도 있는
잠시 후의 세상

포기 아닌 희망 한 포기를 위한
작지만 계속할 행동도 같이 가치있도록.

P.S: 바다를 가기로 했다.
아이들에게 바다가면 하고 싶은 것을 물으니, 아이들은 쓰레기봉투들고 해안선을 따라
줍깅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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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아딕투스 - 알고리즘을 설계한 신인류의 탄생
김병규 지음 / 다산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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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쉴까?'

가벼운 마음으로 스마트폰을 연다.
인스타그램 속 나의 피드, 하트와 덧글을 확인한다.
이웃 피드를 재빠르게 훑는다. 그러던 중 어떤 광고가 눈에 들어온다. 클릭한다. 사이트를 확인하고, 제품에서 제품으로 꼬리를 물고, 의도치 않는 아이쇼핑을 한다. 이것도 좋아보이는데, 앗 여기 쿠폰도 있고, 할인도 된다. 그러다 황금열쇠 아이콘을 발견하고, 누르니 '어라?' 적립금을 주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지 '이건 사야해'

어떤 날은 정신을 차리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지만
어떤 날은 의식의 흐름으로 스마트폰과 놀다가,
예상치 못한 물건이 다음날 아침 대문 앞에 있던 적이 있다. OTL
쉬려했으나 쉬지 않고 눈과 손가락을 사용했다.
이러지 말아야지 하지만, 이런 날은 계속 되고 있다.

왜?

자극을 받으면 쾌감을 느끼고,
꽤감을 준 대상에게 강학 욕구를 갖게 되는
내 머릿 속 지우개, 아니 보상회로.

이 보상회로를 자극하는 스위치가 있다.
이 글을 쓰고있는 이 순간에도 쥐고 있는 스마트폰.

보상회로는 인간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존재한다.

보상회로는 생존에 필요한 물질이나 행동에서 즐거움을 경험하게 하고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욕구를 만들어냄으로써 인간의 생존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보상회로 자체에는 판단 능력이 없다는 점입니다. P36

보상에는 한계가 있었다.

마약은 구하기 어렵고,
술은 높은 세금이 붙고,
중독성있는 물질들은 돈이 들고,
맛있는 음식은 위의 크기가 정해져 있다.

그러나 내 스마트폰 속의 앱은 한계가 없다.

배부르지도 않고,
힘들지도, 다치지도 않고,
쉽게 질리지도 않는다.

자극을 주고, 쾌감을 느낀 이는
또다시 자극을 위해 찾아온다. 계속.
그렇게 중독되어간다.

사람들 스스로가 자기 자신의 보상회로를 언제
어디서나 자극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죠. P40

그렇게 탄생한 중독되는 인간, 호모 아딕투스.
사람들을 스마트폰 앱에 중독되어 돈을 버는 시대,
중독 경제의 시대.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어떻게 개인을 중독시켜 이윤을 추구하는 것일까? 스마트폰은 장소불문이다.

사람들의 가장 개인적인 공간인 집 안으로 들어와서 직접 마케팅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죠. P77

맛보기를 한 다음 (시핑)
적절한 보상과 사회적 욕구를 제공한 다음 (후킹)
디지털세계로 데리고 와서(소킹)
계속 이 안에서 머물게 하는 (인터셉팅) 일련의 과정을 통해 중독에 이른다.

그리고 빅테크 기업은 철저하게, 전략적으로 활용해 이윤을 남긴다. 알고리즘은 내가 원하는 곳으로 나를 안내하는 것이 아닌, 목적을 가진 플랫폼으로 나를 데려가는 것이다. 빠져나갈 수 없도록, 더욱더 혼을 쏙 빼내려고.

그렇다면 우리는 중독경제 시대의 호구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란 말도 있듯
독자로 하여금 현실 점검을 시켜준다.

빅테크 기업의 전략을 공유한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를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데이터를 확보하고,
디지털 광고의 확보(매출로 이어짐)를 위해
기업간의 설전을 일으킨 사례와 이유를 이야기한다.

중독경제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도 제시한다.
나만의 중독경제를 만들거나(마이크로 어딕션)
디지털 중독을 벗어나게 해 주는 사업 영역(어딕션 프리 전략)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책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중독경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위치인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나'를 스스로 의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신만의 주관을 갖고,
중독경제 속 관계들을 관찰하고, 깊이 있게 사유와 성찰을 해 정의내리고 해석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함을 느낀다. 접근하는 알고리즘을 적절히 끊거나 희석시킬 줄 아는 여유, 제공받는 플랫폼과 컨텐츠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겠다.

온오프의 적절한 환경설정과 소통의 루트와 장도
챙겨가야 함을 생각한 책이다.

덧글 : 남편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눈 책이기도 하다. 지금의 나도, 머지않아 실버 세대가 될 나도,
알파세대인 아이들도 알고 가면 참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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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를 위한 완벽한 선물 알맹이 그림책 60
레인 스미스 지음, 하정희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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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를 위한 완벽한 선물
레인스미스
바람의아이들

완벽
흠이 없는 구슬
아무런 결함이 없이 완전함을 이르는 말
<출처 : 네이버 한자 사전>

그림책
<할머니를 위한 완벽한 선물> 에는
토끼가 등장합니다.

할머니에게 선물을 드리고 싶어하는
꼬마 토끼입니다.

특별한 날이냐고요?
아니요.
할머니 생신도, 산토끼 날도 아닌 보통의 날
이었습니다.

토끼는 할머니를 위한 완벽한 선물을
찾으러 길을 떠납니다.

길에는
토끼에게 속삭이는 이들이 있습니다.
까마귀, 보름달, 나뭇개비, 아주아주 큰물고기
ᆢᆢᆢ.

"할머니한테 지팡이를 드리면 어떨까?"
나뭇개비가 물었어요.

"할머니는 이미 아주 멋진 지팡이가 있는걸?"
토끼가 대답했어요.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할머니는 지팡이 없이도
잘 걸으셔." <본문> 중에서

저마다
할머니를 위한 완벽한 선물을 이야기 해 주지만,
결코 토끼가 그리고 할머니 토끼에게 딱인
그런 선물은 아니었습니다.

할머니는
스스로 걸을 줄 알고,
물 한잔의 여유를 가질 줄 알며,
폭발하는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어린 토끼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토끼였거든요.

캄캄한 동굴, 가파른 봉우리를 만난
어린 토끼에게
겁내지 말라고 조심하라고 용기를 주는
할머니였습니다.

완벽한 선물을 들고 오는 토끼
그런데? (더 이상은 스포가 되니 참겠습니다.)

할머니를 위한 완벽 선물을 찾기 위해
떠난 여행 속에서, 토끼는 책 너머의
제게 두가지의 완벽한 선물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하나는, 나이듦은 흠이 아니라는 사실.
얼굴에는 하나, 둘 주름이
몸에는 세월의 흔적과 함께 느린 속도가
마음에는 기다림이라는 새로운 임무가
생기는 시기가 아닌

얼굴과 몸, 마음에
단단하면서도 유연함을 탑재하고,
들어주고 즐거워해 줄 품을 지닌 시기로요.

서로 통할 수 있는
입과 귀, 표정을 가진 나이듦의 사람을
생각합니다.

토끼에게 있어 완벽=할머니 입니다.
제 아이들에게 있어 완벽=할머니 입니다.

"할머니랑 있으면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잖아요.
그러니까 울할머니는 완벽해요."
-13살 미니의 말

"할머니의 요리는 진짜 맛있어요.
내가 먹고 싶은 걸 뚝딱뚝딱 만들어줘요.
완벽한 할머니에요."

또 하나의 선물은
할머니 토끼와 나의 엄마를 완벽하다
생각해주는 토끼와, 나의 아이들이었습니다.

토끼의 방문에 달려나온 할머니
토끼의 손길로 할머니에겐 의미가 있어지는
토끼의 선물, 토끼의 이야기들로
잠시 느슨해진 할머니의 생활 시간이 조금
속도를 내어 움직입니다.

노년이 흠이 아닌
스스로 아름다운 꽃이 되고,
아이의 마음에 꽃을 피울 수 있음을

반대로
할머니의 존재로
스스로를 믿고 행동하고 나아갈 수 있는
아이들의 환한 모습을
알려주는 그림책이었습니다.



토끼가 독자에게 가져다준 완벽한 선물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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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언과 군인 아저씨 어린이문학방 14
리사 톰슨 지음, 이은지 그림, 양재희 옮김 / 여유당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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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언과 군인 아저씨를 보며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가 떠올랐다.

"정원 둘레에는 아주 높은 담장이 둘러쳐져 있었는데, 난 그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려고도 안 했어.내 주위에는 아름다운 것들 뿐이었거든."
-행복한 왕자 중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목격하고
눈물 흘렸던 행복한 왕자(오스카 와일드).

소외되고, 잊혀진 낡은 동상을 목격하고
말을 걸기 시작한 소년 오언.

행복한 왕자는 동상의 시각에서
세상(전체)을 바라본다. 무지에서 앎으로의 변화.
세상의 추악함과 불쌍함을
두 눈 가득히 담은 행복한 왕자는 행동을 한다.
사파이어, 금박 등을 벗겨 사람들에게 전하며.

오언은 반대로 인간의 시각에서
발길이 닿지않는 오래된 공원(부분)을 바라본다.
아픔의 전이 아닌 회복을 위한 공명. 그를 위한 행동.

오언은 행복한 왕자와의 다르다.
오언은 참전 중 전사한 전사자(아버지)의 유족이다.
오언에겐 비밀이 있다. 공원 벤치 위 군인 아저씨와 이야기 나누는 비밀.

"아저씨, 저는 정말로 시 발표하기 싫어요."
"아저씨는 기뻐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렇죠?
아저씨는 전쟁터에 나가기 싫었을 거예요."

아빠를 대신해, 친구를 대신해 할 수 없었던 이야기와 행동을 군인아저씨에게 들려준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 소식을 듣는다. 공원의 새 단장, 그와 동시에 정원의 군인아저씨 동상의 철거 계획을.

오언은 생각한다.

나도 가 봐야 할 것 같았다. 해낼 수 있지 않을까?
군인 석상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p64 <오언과 군인아저씨> 중에서

오언은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겁이 나고,
의심이 들지만,
나아갑니다.

생각으로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없지만,
행동으로는 극복할 수 있다. - w.클레멘트 스톤

시의회 웹사이트로, 신문사의 이메일로
연결을 시도합니다.
학교 도서관 개관식의 단상에서 청중을 향해
소통을 시작합니다.

떠나보낸 아픔을 알기에,
떠나보내는 사람, 상황, 세상을 만들지 말도록.
남겨진 아픔을 헤아려주고, 나눌 수 있도록.
세상에 존재했음을 알고, 기억할 수 있도록.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가차없이 행동할 마음을 주는 책
#오언과군인아저씨 입니다.

책의 마지막,
나의 페이지를 떠날 수 없는 마음,
세사람의 웃음으로 길게
달래봅니다. 여운이 오래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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