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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이란 말 따위 - 딸을 빼앗긴 엄마의 마약 카르텔 추적기
아잠 아흐메드 지음, 정해영 옮김 / 동아시아 / 2025년 11월
평점 :

페이지 너머, 붕괴된 세계와 감정의 폭풍
<두려움이란 말 따위>를 읽고 / 아잠 아흐메드 지음
정해영 옮김 / 동아시아 출판 (도서협찬)
딸을 빼앗긴 엄마의 마약 카르텔 추적기
딸을 잃은 엄마에게 어떤 폭력도 두려움도 공포도 한낮 ‘말 따위’에 ‘까불지마‘에 지나지 않는다. 범인들과 그와 한 패거리인듯한 부정부패에 찌든 정부, 힘들게 하는 것들에 대한 분노, 심각한 참상에 도대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공포소설이라면 최소한 허구라는 안전장치라도 있지만, 이 책은 그마저 없다. 독자를 맨몸으로 현실의 한복판에 세워놓고, 잔혹한 사건과 황폐한 인간의 상실을 정면으로 보게 한다.
공포소설보다 더 날카롭게 파고드는 비극, 울화와 절망과 연민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감정의 집합체였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마음이 찢어졌다가, 다시 울분이 치밀고, 또 다른 순간엔 설명하기 힘든 슬픔이 스며든다. 감정을 하나씩 분류하는 질서 같은 건 허락되지 않는다. 이 논픽션은 그 모든 감정을 세트로 던져 넣으며 독자를 몰아붙인다.
웬만한 스릴러가 따라오지 못할 현실의 냉기가 독서 내내 심장을 흔들어댔다. 이것은 기록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현실이었다.
멕시코 북부에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암울한 현실 - 마약 카르텔의 지배, 치안의 붕괴, 지방권력과 범죄조직의 결탁, 사라지는 사람들, 설명되지 않는 폭력, 일상화된 공포 - 이 모든 것이 책 전반의 배경으로 작동한다.
한 지역이 아니라, 한 사회의 절망이 구조적으로 썩어 문드러진 단면을 보여준다. 그 현실을 마주하고 나면,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은 적어도 기본적 질서와 법치가 작동하는 나라라는 사실이 묵직한 대비로 다가온다.
한때는 하마터면 우리나라도 이상하게 될 뻔했지만.
책을 덮고도 한동안 숨이 고르게 되지 않았다.
읽는 동안 이게 현실이라고?
이 정도까지 무너질 수 있나? 하고 마음속에서 연속으로 치받는 충격을 받는다.
말투는 차분한데 내용은 폭발 직전의 심장처럼 뛰고 있었고, 그 대비가 오히려 더 전문적이고 더 강한 문학적 파문을 만든다.
읽는 이의 그 긴장,
그 혼란, 그 분노와 안타까움 아후 폭풍눈물😱😨😭
책을 덮고도 한동안 숨이 고르게 되지 않을 만큼, 현실은 소설보다 잔인했다.
“전쟁이 끝날 무렵인 1919년 미국에서 볼스테드 법, 금주법이 발효되었는데 이로 인해 타마울리파스주의 밀수업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이들은 처음에는 술을, 나중에는 코카인을 비롯한 마약을 판매했다. 이는 훗날 걸프카르텔의 핵심적인 사업 기반이 되었다.
산페르난도는 200년간 작은 목축업 마을이었다. 넓고 평탄한 대지가 대부분이어서 스페인 정복자들이 1748년 멕시코 북동부를 식민지화하며 데려온 마소를 기르기에 이상적인 환경이었다. 그러나 1940년부터 1960년 사이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 개발이 진행되며 인구가 2배로 늘었고, 사람들이 일자리와 교육받을 기회를 찾아 시내로 이주했다.“ p62
“게라 일가는 부를 이용해 정치권으로 손을 뻗었다. 정치인과 경찰을 매수해 불법 사업보다 협력 관계에 가까운 구조를 구축했다. 멕시코시티까지 연결된 긴밀한 인적·재정적 네트워크를 갖춘 게라 일가는 숨는 대신 사회의 일부가 되었다. ~ 게라는 정치인 한 명, 한 명에게 뇌물을 건네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일찌감치 판단했다. 이들을 동업자 삼아 이권을 챙겨주고 입지를 보장해 주었다. 경찰과 세관 공무원과 군대가 정치권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었으므로, 정치인을 매수한다는 것은 곧 게라의 조직이 국영기업과 다름없어진다는 뜻이었다.” p70
“걸프 카르텔의 영역 확장에 준군사 조직으로 성장한 세타스가 동원되었다. ~ 이 사업이 성공하려면 공직자들을 매수해야 했다. ’은이냐 납이냐‘, 즉 뇌물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총알 세례를 받을 것인지 선택하라는 뜻이다. 세타스가 장악한 지역의 정치인과 경찰에게 주어진 선택지였다. 대부분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거부한 소수는 총알 세례를 받았다. 세타스는 마치 기생충처럼 지역사회에 불행을 일으키며 돈을 빨아들였다. 그들은 곧 수익성 있는 사업을 창출했다. 몸값을 요구하는 납치였다.”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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