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꽤 괜찮은 너머 ㅣ 도마뱀 청소년 4
문이소 외 지음 / 작은코도마뱀 / 2026년 10월
평점 :

엄마를 잃은 슬픔마저 허락되지 않는 세상
꽤 괜찮은 너머를 읽고 / 문이소 잠자 최상희 탁경은 지음
작은코도마뱀 출판 (도서협찬)
청소년에게 건네는 조건 없는 응원
예쁜 표지에 저절로 손이 가는 책이다. 책 리뷰를 위해 네 편의 이야기 중
잠자 작가의 ‘알래스카는 나에게’를 선택했다.
아직 미성년자인 아이는 엄마를 잃었다. 슬픔을 충분히 애도할 시간도 없이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사고로 엄마의 시신조차 찾지 못했는데, 보호자를 잃었다는 이유로 시민권까지 박탈당하고 살던 행성에서 추방될 처지에 놓인다. 엄마의 죽음만으로도 버거운 아이에게 세상은 어쩌면 이토록 가혹할까.
이야기 속 알래스카는 아름다운 설경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이지만, 그곳에서 살아가는 아우터들에게는 차갑고 잔인한 세계다. 위험한 노동은 약자에게 맡겨지고, 사람이 죽어도 제대로 된 보호와 책임은 없다. 일하다 죽지 않게 해 달라는 소박한 요구조차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누군가의 죽음은 반복되지만 세상은 좀처럼 달라지지 않는다.
엄마를 잃은 슬픔과 살아온 터전을 빼앗기는 두려움 사이에서 아이는 무엇을 붙잡아야 할까. 이 작품이 마음 아픈 것은 그 비극이 결코 한 아이만의 불운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약자의 희생 위에 유지되는 세상, 그 부당함을 알면서도 바꾸지 않는 세상에 화가 난다.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감당하기에 너무 무거운 현실이지만, 어쩌면 그렇기에 더 많은 사람이 읽어야 할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꽤 괜찮은 너머는 저절로 주어지는 곳이 아니다. 누군가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세상, 슬퍼할 권리와 살아갈 존엄을 누구에게나 허락하는 세상이어야 한다.
“엄마는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동안에도 내 안에서 계속해서 죽었다.” p119
“이제는 엄마가 죽은 게 더 슬픈지, 학교를 그만두고 이 행성을 떠나야 하는 게 더 슬픈 건지 모르겠다. 추위에 심장이 얼어붙은 것처럼,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p120
“일을 하다 죽지 않게 해 달라.
그들의 요구는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p130
#작은코도마뱀 출판사의 서평단으로 도서 제공받았습니다.
#꽤괜찮은너머 #잠자 #알래스카는나에게 #청소년문학 #청소년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