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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세종의 나라 1~2 세트 - 전2권 (양장)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6년 1월
평점 :

긴장으로 읽고, 사람으로 남는 이야기
<세종의 나라1, 세종의 나라2>를 읽고 / 김진명 장편소설
이타북스 출판 ( 도서협찬 )
세종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라, 처음에는 무겁고 정적인 흐름을 예상했다. 그러나 막상 책을 펼치자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특별히 자극적인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리만큼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숨을 고르게 되고, 어느 순간부터는 책을 내려놓는 일이 쉽지 않아졌다.
이 긴장의 중심에는 권숙현과 한석리가 있었다. 두 인물은 단순히 이야기의 장치가 아니라, 흐름을 끌고 가는 힘이었다. 감정은 절제되어 있지만 오히려 그 절제가 더 또렷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더 깊이 빠져들었고, 결국 그들의 운명을 따라가게 된다.
권숙현은 자신의 삶보다 가족을 먼저 두는 사람이다. K-장녀답게 동생들을 향한 마음에는 자연스럽게 책임이 배어 있고, 자신의 인생이나 모든 것을 포기하고 떠나는 순간에도 아버지를 생각해서 훈장자리를. 그 시선은 가정을 넘어 나라로 확장된다. 책을 통해 쌓은 지혜는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로 이어지고, 사람을 읽는 눈 또한 맑고 단단하다. 흔히 말하는 희생이라는 단어로는 다 담기지 않는 결을 가진 인물이다.
한석리는 균형감이 돋보인다. 무관이지만 학문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그 덕분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다. 빠르게 판단하되 결코 성급하지 않으며, 끝내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힘이 있다. 흔들리는 시대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인상 깊다.
두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서 균형을 이룬다. 그래서 이 작품은 세종이라는 위대한 인물의 업적을 나열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선택과 관계를 통해, 역사 이면의 결을 보여준다. 결국 남는 것은 사건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사실을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드러낸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몰입감이다. 두 권이라는 분량이 무색할 만큼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 긴장과 기대가 이어지면서 다른 생각이 끼어들 틈을 주지 않는다. 특히 두 인물의 운명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때는 책을 덮고 싶을 정도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끝내 다시 펼치게 되는 것은, 이미 마음이 그 이야기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끝까지 남는 것은 역사도 사건도 아니라,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점이야말로 이 작품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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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을 모은 두 사람의 모습은 다정했으나 흐트러짐이 없었고 가까웠으나 법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밤하늘과 바람이 그들을 감싸며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 세상의 모든 소음이 잦아들고 오직 별빛만이 남아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초가를 부드럽게 스쳐 가는 하늘에는 은하수가 흐르듯 펼쳐져 있었다. 석리는 숙현과 나란히 앉았다. 이 순간만큼은 모든 것이 허락된 것만 같았다. 밤은 넉넉했고 바람은 살가웠으며 풀벌레 소리는 아득하게 들려왔다.
별들은 천장 같은 하늘에 무수히 박혀있었고, 그중 하나가 불현듯 긴 궤적을 남기며 떨어졌다.
‘칠성님.’
숙현의 목소리는 결코 크지 않았으나, 밤의 적막 속에서는 너무도 또렸했다. 석리는 천천히 숙현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숙현은 떨리는 눈썹 아래 곱게 눈을 감고 두 손을 단정히 모은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1권 p197
“석리는 사람의 관찰을 통해 세상을 읽었고, 장영실은 사물의 관찰을 통해 세상을 읽었다. 둘의 대화는 언제나 사소한 관찰로 시작해 마침내 세상이 움직이는 이치로 흘러갔다. 세상은 신분으로 둘을 갈랐지만 그들의 눈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같은 곳을 보고 있었다.” 1권 p253
“조선이라는 이름의 새 나라에 백성이란 없었다. 백성의 기근도 소를 잃은 통곡도 그들의 논의에 들지 않았다. 오직 자신들의 권세와 체통만을 으뜸으로 추구하는 자들, 그들이 나라를 움직이고 있었다.” 2권 p65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서평단을 통해 도서 제공받아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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