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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노예 남편 아내
우일연 지음, 강동혁 옮김 / 드롬 / 2025년 11월
평점 :

억압을 깨부수고 자유를 추구하는, 불의에 맞선 인간의 뜨거운 투쟁사
주인 노예 남편 아내를 읽고 / 우일연 장편소설 / 강동혁 옮김
FIKA 피카 출판 / (도서협찬)
Master Slave Husband Wife
이 소설은 읽는 내내 심장이 오그라드는 이야기다. 글조차 몰라 자기 이름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던 여인이, 오직 자유를 향한 의지 하나로 세계를 건넌다. 엘렌이 젊은 장교를 속이고, 도망노예법 아래에서 목숨을 걸고 북쪽으로 향할 때, 행여나 모든 것을 다 들켜버릴까봐 읽는 이는 숨조차 쉬지 못한다. 간이 콩닥콩닥 마음은 조마조마, 행여나 여자임을 들키고 봉변이라도 당할까봐, 그 긴박한 순간의 연속이다. 그러나 이 소설의 진짜 힘은 공포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생의 의지에 있다.
인간의 존엄을 향한 절박한 투쟁이 어떻게 사랑과 연대, 그리고 문명 비판으로 확장되는지를 그려낸 작품이다. 엘렌 크래프트는 단순히 도망친 노예가 아니다. 그녀는 자신의 신분을 ‘연기’로 뒤집고, 거짓을 통해 진실을 증명한 인물이다.
젊은 장교를 속여 자유의 문턱에 다다르는 순간, 그녀의 지략과 용기는 한 인간이 체제의 균열을 만들어내는 장엄한 예시로 빛난다. 그러나 도망노예법의 통과로 그들의 투쟁은 다시 불붙는다.
자유를 찾아 북쪽으로 향하는 여정은 단순한 탈출이 아니라, 국가와 인간의 근본을 묻는 정치적 행위였다. 법과 도덕, 신앙과 권력의 모순 속에서 그녀는 글을 배우고, 자기 이름을 써 내려가며 비로소 주체가 된다. ‘그 누구보다 진심을 담아, 엘렌 크래프트’ --이 서명은 노예의 탈출기가 아니라 인간 선언문이다. 그녀의 자유는 타인의 선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투쟁으로 쟁취한 ‘존재의 증명’이었다.
“그녀는 조금씩 나눈 대화로 젊은 장교를 설득해, 그녀가 그와 같은 계급에 속한 인물이라고 믿도록 만들었다. 단 한순간에 그녀의 노력이 보람을 거두었다. 엘렌의 성공은 그녀가 속한 세상의 위선과 가능성을 동시에 드러냈다. 한사람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가능성, 문명이 스스로 세운 잘못된 구조를 인식조차 못한 채 허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이다.” p161
“주인과 노예로서의 연기가 정점을 맞은 순간, 그들은 한 번만 잘못 움직여도 끊어질 것 같은 실로 구덩이 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고 느꼈다.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도망치다가 잡힌다. 총을 맞고 죽는다. 기도 말고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p195
“도망노예법의 통과로 새로운 교전 상태가 시작되었다. ~ 아무리 보스턴이 자랑스러운 자유의 요람이라지만, 보스턴 시민들이 동료 시민의 곁에 서기 위해 힘과 목소리를 빌려줄 것인가? 그것이 회관의 온기에서 주위의 어둠으로 흘러 들어간 질문이었다. ~ 노동계급 소속임을 보여주는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 그들은 단 하나의 정신처럼 모여든 사회의 뼈와 근육이었다.” p373
“노예 중 누가, 언제, 어떻게 자유인이 되어야 하는지 결정할 특권과 권리는 노예주의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특권과 권리로, 일단 엘렌을 자유인으로 만들지 않기로 했다.” p383
“그 모든 지체에도 불구하고, 보스턴의 법률가들은 도망노예법을 지키기로, 크래프트 부부를 최대한 빨리 보스턴에서 내보내 다시 예속시키기로 합의했다.” p399
“‘연방이 살아남을 것이냐는 문제 자체’였다. ‘북부인들이 신의 성실의 원칙에 따라 도망노예법을 실행하고 남부가 만족하면 우리 국민에게는 평온이 회복될 것으로 보이네’ 그는 경고했다. ‘그러나 이 법에 저항이 일어나고, 법이 실행될 수 없다면 연방은 즉시 위험에 빠지겠지.’” p440
“엘렌은 몇 줄의 글로 자신이 성취하고자 했던 모든 것을 이루었음을 보여주었다. 자유, 글을 읽고 쓰는 능력, 선택, 그녀는 공개적으로 저항했으며, 자신의 성공담을 세상에 주는 교훈으로 삼았다. ~ 그녀의 이야기와 그녀의 아이는 온전히 그녀의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선택하고 주장해 온 성과 이름을 그녀의 자유로운 손으로 적었다. ‘그 누구보다 진심을 담아, 엘렌 크래프트’” p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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