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위대한 미스터리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1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손성경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내전의 폐허 속에서 피어난 연민과 인간성
캐드펠 수사 시리즈11
위대한 미스터리를 읽고 / 엘리스 피터스 지음 / 손성경 옮김
북하우스 (도서협찬)
수녀원에 바칠 귀중품과 은화를 지니고 길을 나선 여인은, 도착하기도 전에 흔적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3년 뒤, 그녀가 향하던 수녀원은 폐허로 변해 있었다. 내전의 그늘 속에 묻혀 있던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
이야기는 단순한 추리를 넘어 연민과 용서의 울림을 전한다. 전쟁이 남긴 상처 위에서도 인간성은 살아 있음을, 캐드펠은 다시 한 번 증명해 보인다.
죽음과 불로 물든 시대에도, 누군가는 끝까지 사람을 사람답게 바라본다. 캐드펠이 보여준 연민의 수사는 미스터리의 형식을 넘어, 상처 입은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였다.
12세기 영국 내전의 혼란은 이 비극의 배경이자, 인간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비추는 거울이었다.
12세기 영국 내전(무정부 시대)
1135년 헨리 1세가 세상을 떠난 뒤 조카 스티븐이 왕위를 차지했고, 정통 계승자로 알려진 딸 모드 황후가 이에 맞서면서 내전이 벌어졌다고 한다. 이 왕위 쟁탈전은 귀족들을 양분시켜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가 일어났으며, 마을과 수도원까지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위대한 미스터리>는 바로 그 혼란의 시대를 배경으로, 불안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인간성을 이야기한다.
첫 장을 넘길 땐 잔잔했지만, 4장부터 이야기는 가속도가 붙었다. 6장 이후엔 숨 돌릴 틈조차 없었고 반전의 결말을 보기 전엔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생각지 못한 반전, 재미도 가속도가 붙는다. 쉴 틈을 가질 수 없으니 읽으실 분들은 6장 전에 미리 화장실에 다녀오시길 권합니다.
“피데일리스는 외부에 나올 때면 늘 두건을 썼다. 아마 자신이 말을 못 한다는 사실에서 비롯했을 수줍음을 감추고자 그러는 듯했다. 그는 좀처럼 다른 이들에게 마음을 열려 하지 않았으며, 조금이라도 사람들의 주의를 끌게 될까 싶어 몸을 사렸다.” p119
“안타깝게도 수녀원은 페어가 됐어요.......
그러면 수녀들은요? 오, 하느님...... 줄리언이 거기 있는데...... 수녀들에 대한 소식은 없습니까?
다들 교회에 숨어 있었답니다. 휴가 대답했다. 이런 내전 상황에 과연 피난처라는 게 있을까?” p121
“ 이 순간 휴밀리스를 괴롭히는 것은 짓무른 상처나 불구가 된 몸이 아니었다. 그가 약조를 지켰더라면 지금은 윈체스터나 웨어웰처럼 온갖 무기가 난무하는 싸움터에서 불길과 학살에 쫒기는 대신 멀리 떨어진 장원에서 안전하게 지냈을 그 여인에 대한 막연한 죄책감이 그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다.” p123
“영리하고 민첩한 인상에 모기처럼 말랐지만 억새처럼 강인해 보이는 이 수녀는 다소 흥미를 느끼는지 동정 어린 눈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부드럽게 물었다.” p132
“안장주머니에 이런저런 보석과 돈을 넣어 말을 타고 가는 한 여인의 모습을 눈앞에서 지울 수 없었던 탓이다. 그녀는 목적지를 겨우 몇 킬로미터 남겨놓은 채 동행했던 사람들과 헤어졌고, 여름 햇살을 받은 아침 안개처럼 사라져버렸다. 마치 존재한 적도 없었던 양, 한 줄기 수증기처럼 목초지 위로 피어올라 자취를 감춘 것이다.” p172
“그날로 그녀는 사라졌고, 당신은 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오. 이에 대해 뭐라고 답하겠소?”
~
“그 일에 대해 알아야 할 유일한 사람은 당신이지.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또 그녀가 지금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는 오직 당신만이 알고 있소. ” p200
인스타 공백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도서 제공받아서 읽고 자유롭게 작성했습니다.
#위대한미스터리 #엘리스피터스 #손성경 #북하우스 #캐드펠시리즈 #BBC드라마캐드펠원작 #bookhouse_official @gongbaek_bookdressup